소품 단상(斷想) 353

폴딩카트 바퀴 기능 상실(2021/12/06)

월요일 오후. 청소년문화정보도서관 앞까지 갔다가 들어가지도 못하고 돌아오고 말았다. 괴산절임배추 박스 다섯 개가 내 동선을 뒤틀었다. 그걸 실어 오느라 용을 썼는데 어느 순간 카트가 굴러가지 않았다. 2019년 구입한 다용도 핸드카트 폴딩카트의 바퀴가 너무 닳아 부서져 있었다. 바퀴만 수리하면 될까 싶지만 망가진 바퀴를 어떻게 빼어낼지 모르겠다.

비맞는 4단 책장 2개 수송(2021/10/11)

동네를 둘러 보다가 4단 책장 두 개를 보았다. 비를 맞고 있었다. 낡았지만 매우 튼튼했다. 욕심이 나지만 갖고 온다면 어찌 다 감당할까 싶었다. 자정이 넘었다. 4단 책장이 눈에 밟혔다. 비에 젖고 있는 나를 좀 갖고 가라고 외치는 것 같았다.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카트를 갖고 집을 나섰다. 100여 미터 떨어진 곳이라 슬리퍼를 신고 책장이 있는 곳으로 갔다. 일단 한 개 옮겨 놓고 좀 쉬었다 옮기려고 했지만 바로 옮기게 되었다. 비만 내리지 않는다면 몇 시간 더 기다려도 상관없겠지만 쉴새없이 젖고 있으니 조금 서두르기로 했다. 4단 책장 두 개는 지하실 입구에 놓아두었다가 비가 그치고 나서 이틀 동안 잘 말렸다. 창고 입구에 놓고 책을 꽂았다. 판매할 책을 상단에 먼저 꽂았다가 박스에 담겨 있는 원서..

카트 지지대가 휠 정도로(2021/10/09)

아세탈님이 선물했던 카트가 변형되었다. 너무 무거운 책을 옮기다 장애물에 걸려 몇 번 넘어 뜨린 게 이유였다. 몇 십 킬로그램은 될 족보류를 갖고 와 마당에 옮겨 놓고 카트를 접으려고 했는데 카트 손잡이 기둥이 뻑뻑해서 움직이지 않았다. 물품을 옮기는 데 문제는 없지만 보관할 때 간편하게 접어 쓸 수가 없으니 낭패다 싶었다. 하지만 몇 차례 밀고 당기고 힘을 가한 후에는 가동되었다. 실을 수 있는 한계량을 넘은 게 문제였든 듯.

선물받은 밤꿀, 반찬만드는 데.....(2021/05/02~08/02)

국내산 밤꿀, 생산년월일은 2018년 6월 25일. 유통기한은 2년이니 지난 해 여름 초입에 다 먹었어야 했다. 하지만 조금 늦추어 먹었다고 하여 문제될 일은 없었다. 아카시아꿀에 익숙한 사람들은 꿀맛이 이상하다, 변한 것 아닐까 싶겠지만 밤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오히려 더 맛있게 먹게 되었다. 오이 반찬을 만드는 데 설탕을 쓰지 않고 이 밤꿀을 넣었는데 맛이 좋았다. 멸치 볶을 때에도 쓰게 되었다. 처음 선물받았을 때는 이 꿀을 어떻게 소진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이제는 음식만드는 즐거움의 원천이 된다. 아카시아꿀만 꿀이 아니라는 사실. 세상엔 여러가지 꿀이 많다는 사실. 유통기한이 지났지만 맛있게 먹는다면 탈 날 일은 없어 보입니다.

다락방에서 찾은 추억(2021/05/16)

2021년 5월 중순 주말 내내 비가 내렸다. 다락방 천정에서 비가 샜고, 샌 빗물이 화장실 전등 커버에까지 고였다. 몇 년만에 다락방에 올라가서 확인해 보니 거의 물바다 수준이었다. 수건 몇 장을 갖고 가 물을 닦아 낸 뒤 스탠 그릇을 갖다가 받쳐 놓았다. 물이 차면 창문을 열고 버리기를 반복했다. 이 작업을 하는 사이 대학교 때 들고 다니던 가방과 30대 때 갖고 다니던 서류 가방을 보았다. 그 안을 뒤져 보니 잊고 있었던 물품들 몇 개가 나왔다. 영화 팜플렛부터 잡다한 기록에 명함까지.... 삐삐 번호가 적혀 있는 명함.... 내가 휴대폰을 갖게 된 것이 1999년 8월 14일부터이니 적어도 20년은 넘은 물건이었다.

마스크 득템: 줍기도 얻기도(2021/04/28+06/01)

실내든 야외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년 넘게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포장을 뜯지 않은 마스크를 한번쯤 주울 수도 있지 않을까 했다. 그동안 내 분주한 동선으로 따져 보아도 자주 있을 일이지만 한번도 그런 일이 없었다. 그런데.... 마침내 아파트 주차장에서 포장을 뜯지 않은 새 마스크를 주웠다. (2021/04/28) 1년 전 이맘때였으면 엄청난 득템이겠지만, 요즘은 마스크 확보가 너무 쉬워서 그 정도 느낌은 받지 못했다. 그래도 공짜 마스크인데...... 그것도 KF94 마스크인데..... 아무리 요즘 인터넷 가격이 2백원 이하로 떨어졌다고 하지만....... 우이천변을 달리다 덴탈 마스크 한 장을 얻기도 했다. 교회에서 나온 분이 주셨다. 그 전에는 교회 안내가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