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568

제13회 양천마라톤대회(2024/04/27)-HALF 199

첫 1킬로미터는 5분 54초. 나보다 뒤에서 출발한 2시간 페이스메이커가 나를 추월하는 건 당연했다. 두목 삼양 사화 이렇게 기억하며 달렸다. 두목 2킬로미터 지점 목동교 삼양 3킬로미터 지점 양평교 사화 4킬로미터 지점 양화교 2킬로미터 지점에는 목동 마라톤 클럽의 응원 부대가 끝까지 자리하며 달림이들을 독려했다. 양화교를 지나면서 보니 4킬로미터 기록이 33분대 초반이었다. 나보다 늦게 출발한 2시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가는데도 2시간 이내 완주 턱걸이 4킬로미터 기록 34분에 걸리지 않았다. 서두를 필요가 없어 보였다. 5킬로미터 직전 한강을 바라보며 좌회전했다. 5킬로미터 27분 57초. 2주 전 하프보다 조금 빠른 편이었다. 5킬로미터를 채 넘기도 전에 포기하고 싶었던 2주 전과는 달리 견딜만 했..

도전! 마라톤! 2024.05.10

제16회 여명808 국제마라톤(2024/04/20)-FULL 237

04:13:23.58 지난 해보다 10분 가량 빨라졌다. km당 6분, 즉 10킬로미터를 1시간에 맞추어 뛰면 풀코스 기록은 4시간 13분 23초가 된다. 딱 그렇게 되었다. 지난 해에는 4시간 20분 페이스메이커가 있었지만 올해는 풀코스 페메가 아예 없었다. 내 나름대로 페이스를 조절하는 수밖에 없었다. 후반에 만난 남수 형님은 내가 너무 느리다며 꾸짖었다. -서브4 해야지. 뭐하는 거야? -아직은 안 됩니다. -안 되긴 뭐가 안돼? 몸무게 때문에 3시간 59분대 완주는 아득해 보였다. 그런 사실을 직시하고 달리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기온이 낮아졌다는 것이었다. 5킬로미터 남짓 달리자 지난 해처럼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후줄근하게 쏟아지고 가는 비가 아니라 끈끈하..

도전! 마라톤! 2024.05.10

소외계층돕기 제11회 행복한가게 마라톤대회(2024/04/14)-HALF 198

꽁꽁 얼어붙은 한강 위로 고양이가 걸어다닙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랬다. 그런데 4월 중순 기온이 30도까지 치솟았다.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슬슬 더워지는구나, 하는 적응 과정도 없이 바로 여름이 되어 버렸다. 겨울에 달리고 불과 한 달 여만에 여름에 달리는 것이다. 이 더위에 뚱뚱한 사람이 뛴다는 것은 더 힘든 일이다. 대회 전날 오랜만에 만난 동생이 내 배가 나왔다며 경악했다. 평생 오빠 배가 나온 것은 처음 봤다는 반응이었다. 대회 이틀 전 12.35킬로미터, 사흘 전 8.14킬로미터, 닷새 전 400미터 인터벌 12회 포함하여 12.34킬로미터, 엿새 전 책 다섯 권 들쳐메고 6.66킬로미터, 일주일 전 11.11킬로미터, 여드레 전 21.21킬로미터를 달린 내가? 그 앞 주에는 80킬로미터..

도전! 마라톤! 2024.04.16

KOREA OPEN RACE(2024/03/09)-HALF 197

Korea Open Race. 지난 해에도 출전했었다. 지난해 하프 참가 완주자는 282명이었지만 올해는 866명으로 대폭 늘었다. 10킬로미터 부문도 1496명에서 2598명으로 늘어났다. 하프와 10킬로미터 출발 시간이 달랐기 때문에 출발선이 3월 1일처럼 붐비지는 않을 줄 알았지만 8백명이 넘는 인원이 감당하기에도 이 출발지는 너무 비좁았다. 오늘은 킬로미터당 5분 40초 페이스는 지켜야 하기 때문에 치고 나갈 수 없어 처음부터 스트레스를 받았다. 주로를 벗어나 경계석을 밟으며 치고 나가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나는 주로가 정리될 때까지 조금 더 참아 보기로 했다. 1킬로미터까지 어느 정도 페이스가 나오는지 기다려보기로 했다. 체중은 8일 전 풀코스와 비슷했지만 컨디션은 한결 좋아져서 5분 44초가 나..

도전! 마라톤! 2024.03.13

2024 머니투데이방송 3.1절 기념 마라톤대회(2024/03/01)-FULL 236

이건 완전히 지는 싸움이었다. 패배하리란 사실을 알고도 벌이는 결전. 2024년 3월 첫날의 풀코스 마라톤. 오전 아홉시경 뚝섬수변공원에 마라톤 참가자들과 함께 서 있는 나는 너무 뻔뻔스러웠던 건 아니었던가? 매주 풀코스를 달리는 희규형님, 기옥형님과 악수를 나누며 올해 첫 풀코스 출전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었다. 풀코스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내 몸은 석달 전과 비교하면, 아니 단 열흘 전과 비교해도 체중이 꽤 불어나 있었다. 감기 몸살 후유증으로 2월에 달려야 했던 풀코스를 포기한 뒤 이 대회도 불참할까 하는 유혹에 사로잡혀 있었다. 대회 당일 새벽부터 잠을 설쳤다. 새벽 1시가 넘어 겨우 잠들었는데 3시 40분 쯤 너무 시끄러운 대화 소리가 들려 잠을 깨었다. 어머니가 혼자서 대화를 하고 있었다...

도전! 마라톤! 2024.03.12

제21회 "희망드림" 동계 국제마라톤대회(2024/02/17)-HALF 196

하프를 완주한 후 지인과 엄니식당에서 식사를 했던 것은 지난 20회 대회와 똑같았다. 1년 전에는 내가 풀코스에 참가한 로운리맨님을 기다렸고, 올해는 10킬로미터를 완주한 아세탈님이 나를 기다렸다. 지난해와 똑같은 코스를 달리고 나이는 한 살 더 먹었지만 기록은 2분 가량 빨라졌다. 완주한 후에도 풀코스 달리는 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과 10킬로미터를 달린 분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의 차이가 기록을 다르게 만든 것 같다. 사실 몸 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두 달 넘게 대회에 참가하지 않으면서 몸을 방치하고 있은 셈이라 3주 전까지만 해도 두툼하게 잡히는 옆구리살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하프를 두 시간 넘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러닝 앱을 동원하여 부랴부랴 훈련해서 살을 뺐다. 지난 해..

도전! 마라톤! 2024.02.21

2023 전마협 송년마라톤 & 코리아 마스터즈 최강전(2023/12/10)-10KM 140

이 대회는 풀코스도, 하프코스도 없다. 같은 날 여의도에서 열리는 한강시민마라톤에 출전했으면 하프라도 달릴 수 있었는데 미사리에 가서 10킬로미터 종목에 참가했다. 10킬로미터 대회 출전 완주만 해도 지난 20년 동안 벌써 140번째이다. 굳이 횟수 때문에 10킬로미터 대회에 출전하는 것은 아니었다. 올해 말 유효 기간이 끝나는 전마협 쿠폰을 소진해야 해서 참가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 상반기 35,000원 전마협 쿠폰을 만 원 할인된 가격으로 네 장을 구입할 때만 해도 서울에서 전마협 대회를 자주 참가할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코로나 19 유행 이전과 비교해도 서울 개최가 너무 적었다. 풀코스 종목엔 한번도 쿠폰을 써보지 못하고, 하프 2번, 10킬로미터 2번을 쓰게 되었다. 가장 긴 거리가 ..

도전! 마라톤! 2023.12.12

2023 시즌마감 42195 레이스(2023/12/02)-FULL 235

오만하기 이를 데 없었다. 2주 전 4시간 이내로 풀코스를 완주한 뒤 태도가 바뀌었다. 슬슬 뛰어도 이제는 SUB-4 따위 쯤이야, 이러고 있었다. 첫 1킬로미터는 5분 50초가 넘었지만 2킬로미터를 넘기 전에 함께 출발했던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추월했다. 근래 보기 드문 풀코스 페이스였다. 5킬로미터 쯤 달리고 나니 서브 4에서 1분 정도 여유가 생겼다. 곱하기 8! 40킬로미터를 뛰고 나면 8분 여유를 벌겠네. 쌀쌀하지만 이런 날씨는 오히려 달리기가 수월하니 후반에 역주하면 3시간 40분대도 들어가겠거니, 싶었다. 살집이 아직 많았기 때문에 명백히 오만한 오판이었다. 15킬로미터 이후 안양천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주자들이 왜 내 앞으로 치고 나올까, 그 이유를 진지하게 따져보지 못했다. 25킬로미터 급..

도전! 마라톤! 2023.12.06

2023 손기정 평화 마라톤대회(2023/11/19)-FULL 234

03:57:13.66 서브 4로 골인했다. 두 달 간 특별훈련까지 하고 달렸던, 내 인생에 유일한 메이저 마라톤대회라고 할 춘천마라톤에서 4시간을 넘기고 말았을 때, 내 평생 다시는 SUB-4 완주는 못할 줄 알았다. 화장실을 두 번이나 다녀오고 에너지 고갈의 고충까지 겪었는데 39킬로미터 지점에서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잡은 뒤 2킬로미터 남기고 나름대로 스퍼트했다. 몹시 힘들었다. 지금까지는 힘들어도 얼굴로는 숨기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했다. 35킬로미터를 넘었을 때 만난 성하형은 내게 버럭 소리를 지르기까지 했다. 인상 펴!!! 2003년 11월 30일 마라톤 배번을 달기 시작한 후 어느덧 20년인데 인상쓰지 말라는 말은 처음 들었다.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았고, 기온은 10도 이상 오른다고..

도전! 마라톤! 2023.11.23

2023 사이버 영토 수호 마라톤대회(2023/11/12)-HALF 195

2021년 걸그룹 신인상은 에스파가 독식했다. 2022년에는 대형 신인이 세 팀이나 등장하여 각축을 벌였다. 여느 해 같았으면 엔믹스나 케플러가 수상할 수도 있었지만 아이브, 르세라핌, 뉴진스는 대상을 받아도 될 만큼 너무 막강했다.(실제로 MAMA에서 아이브는 대상까지 받았다.) 걸그룹 신인상을 어느 한 팀에게 주기가 어려워 보였다. 2023 골든 디스크 어워즈에서 세 팀이 신인상을 공동 수상한 건 당연해 보였다. 그렇다면 코로나 유행 초창기였던 2020년에는 신인상을 어느 팀이 받았을까? 평균 나이 17세의 7인조 걸그룹 위클리가 신인상을 쓸어갔다. 신인상을 받은 위세치고는 위클리의 차후 행보는 조금 아쉬워 보였다. 히트곡이 있었지만 만인이 알 정도는 되지 못했다. 하지만 2023년 제주도 워킹 홀리..

도전! 마라톤! 2023.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