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583

전마협 마이런 무료 훈련 서울마라톤(2020/07/26)

전국마라톤협회(전마협)가 마련한 이벤트 행사가 있었다. 코로나19로 마라톤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어 전국 곳곳에서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는 전마협은 경제적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을텐데 달림이들을 위하여 이벤트를 열어주었다. 짐도 맡아 주고 급수도 해 주고 기록증까지 제공했다. 다만 훈련이다 보니 배번이 없고, 자전거도로가 아닌 산책로를 달려야 했다. 150명은 넘고 200명은 안 되는 인원이 행사에 참가했다. 마라톤으로 이렇게 많은 인원을 만나 본 것은 올해 들어 처음이었다. 거의 1여년만에 장영기 회장도 보니 반가웠다. 나는 이 훈련에서 22킬로미터를 이동한 후 10킬로미터 기록증을 받았다. 풀코스를 달리려고 훈련 마라톤에 참가했지만 애당초 짧게 달리기로 마음먹었고 그 마저도 허벅지 통증 때문에..

도전! 마라톤! 2020.07.27

공원사랑마라톤(2020/07/22)-FULL 227

아메오토코(あめおとこ: 雨男). 비를 몰고 다니는 사나이, 그 사람이 무언가 하는 날에는 반드시 비가 내린다는 소리를 듣는 남성. 그게 나였다. 불과 사흘 전 비를 진탕 맞고 비 때문에 결국 풀코스를 완주하지 못했는데 오늘도 비가 내렸다. 9시부터 내린다던 비가 2시간을 앞당겨 내가 출발선을 박차고 나갔을 때부터 내려서 완주를 마칠 때까지도 내렸다. 전날 일기예보만 해도 햇볕이 뜨거운 고온의 하루가 될 것이라고 했는데 날씨가 이렇게 돌변했다. 일요일처럼 굵은 비는 아니지만 도림천은 어느 하천보다 빨리 범람하니 대비했다. 상류의 주로가 끊길 경우를 대비하여 구간마다 꼼꼼하게 거리를 파악했다. 거리를 제대로 알지 못해 31킬로미터나 달리고 레이스를 접어버린 일을 반복할 수는 없었다. 수요일은 참가 인원이 적..

도전! 마라톤! 2020.07.23

공원사랑마라톤(2020/07/19)-31KM

40명이 풀코스에 도전했다. 두 명이 포기했다. 성하형과 나였다. 성하형은 컨디션 난조로 레이스를 접었지만 나는 도림천 범람으로 그만 달리게 되었다. 다들 임기응변을 발휘하여 폭우 속에서도 달리기가 가능한 주로를 찾아가며 42.195킬로미터를 달려 기록증을 받아갔지만 나는 달린 거리도 달릴 거리도 정확하지 않아 혼란에 빠졌다. 첫 하프를 1시간 57분 정도에 달렸으니, 후반에 스퍼트를 할 것을 감안하여 3시간 55분 내외만 달려 풀코스 완주 기록증을 달라고 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건 받아들일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달리기의 두 가지 방식. 거리주와 시간주. 정해진 거리를 달리는 것과 일정한 시간을 달리는 것. 이미 정해진 거리를 달리는 일은 어려워졌으니 예상 기록만큼 달리기로 한다. 과연 42.195킬로미터..

도전! 마라톤! 2020.07.23

공원사랑마라톤(2020/06/21)-FULL 226

러너가 꿈꾸는 마라톤. 10도 전후의 서늘한 날씨, 낮은 습도와 적당한 바람, 가벼운 체중과 잘 훈련된 몸, 충분한 수면과 끈질긴 승부욕. 이 모든 조건을 빼앗기고 나는 주로에 선다. 내가 선택한 대회 당일은 최고 기온이 30도가 넘는다는 6월 하순의 세번째 일요일. 훈련 부족으로 퉁퉁 부운 몸, 새벽 1시부터 3시 49분까지의 노루잠, 부담스러운 식사량과 부족한 배변. 무엇보다도 사라진 자신감. 오늘 뛰지 않으면 2020년 6월에는 풀코스 마라톤 대회 완주 기록이 영영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 문래동으로 갔다. 새벽 6시가 살짝 넘어 마라톤 힐링카페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참가 접수담당 여사님이 내게 부탁부터 했다. 이 분 처음 오셔서 출발 장소도 코스도 모른다고 하시니 함께 나가서 도와주세요. 내 ..

도전! 마라톤! 2020.06.24

공원사랑마라톤(2020/05/24)-FULL 225

비바람치는 오월 하순 일요일 새벽 비옷을 걸치고 마스크를 쓴 채 도림천을 따라 뿔뿔이 흩어졌다.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잡담도 하면서 달리기의 지겨움을 잊던 일은 코로나19 이후 아득한 과거가 되었다. 105길을 달리는 내내 나는 나 자신과 대화하며 힘든 일도 내게 하소연하고 기쁜 일도 내게 떠벌린다. 철저하다 못해 처절하게 고독해야지 이 역주가 마무리되리라 연신 되뇌이며...... 폭우가 쏟아지는 새벽이었다. 간헐적 게릴라성 폭우이긴 했지만 비가 내릴 때는 무서울 정도로 들이치니 코로나19의 위협도 사라지지 않은 상황에서 마라톤 참가가 우려될 수밖에 없었다. 대회 참가를 망설이는 사람이 신도림역 앞에 있었다. 로운리맨님의 후배 원희님이었다. 전화 통화하다가 인사를 받는데 전화상으로 건달을 만났다고 하니 전..

도전! 마라톤! 2020.06.08

공원사랑마라톤(2020/04/26)-FULL 223

4월 마지막 주 일요일 공원사랑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이 날 대회의 명칭은 매우 길었다. 한국마라톤TV 창립 20주년 및 대한직장인체육회 마라톤협회 창립 3주년 공원사랑 마라톤대회. 코로나19 상황 종식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주최측은 새벽 6시부터 개별 출발하는 방식을 택했다. 출발 직전 수많은 주자들이 밀집된 공간에 빽빽하게 들어차 발을 구르면서 출발 신호를 기다리며 긴장하는 순간은 없었다. 코로나19가 다수의 집합을 막았다. 참가자가 한 순간 밀집하기 마련인 마라톤의 대표적인 특징은 마라톤 대회 개최 자체를 어렵게 했다. 한국마라톤TV는 이 날 여의도벚꽃마라톤대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대신 개별 출발이라는 방식으로 한강의 지류 안양천, 안양천의 지류 도림천에서 공원사랑마라..

도전! 마라톤! 2020.05.07

공원사랑마라톤(2020/03/22)-FULL 222

2020년 3월 22일은 서울국제마라톤이 열리기로 되어 있던 날이었다. 이 날 나는 생애 222번째 풀코스를 달림과 동시에 100개월 연속 풀코스 완주를 달성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서울국제마라톤(동아마라톤)은 취소되었다. 다른 대회도 취소 또는 연기되었다. 2011년 12월부터 시작된 월 1회 풀코스 완주 프로젝트. 100개월 연속 풀코스 완주의 종착점은 2020년 3월. 규모가 큰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마당에 나의 선택은 도림천으로 가는 수밖에 없었다. 고작 몇 명이 나와 다들 외톨이처럼 달리는 대회라 더 달릴 의욕이 생기지 않는 대회에 나가야 했다. 동호회 모임도 이 보다는 사람이 많을 것이었다. 서울국제마라톤의 참가자 규모에 비하면 1500분의 1 정도나 될까? 집단 감염의..

도전! 마라톤! 2020.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