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583

Seoul Marathon Virtual Run(2022/04/16)-10KM

서울마라톤 10킬로미터 종목에 출전했다. (과거 서울국제마라톤 또는 동아마라톤이라고 지칭했는데 명칭을 단순화한 듯)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달려서 러닝앱으로 증거 자료를 남겨 제출하는 방식이었다. 마라톤 대회를 언택트 방식으로 나 홀로 달려야 하니 챙길 게 적지 않았다. 배낭, 음료수, 스마트폰 대면 방식의 대회에서는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물품이 따라왔다. 배낭 안에 갈아입을 옷도 챙겼다. KF94 마스크도 써야 했다. 마스크는 늘 쓰고 달려서 이제는 짐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레이스를 펼치는 동안 수분을 보충하는 순간을 빼고는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10킬로미터 출발점을 어디로 할까 고민하다가 자주 달려 익숙한 우이천과 중랑천을 택했다. 우이천 하류쪽의 복개구조물을 통과할 때 GPS가 잡히지 않을 수도 ..

도전! 마라톤! 2022.05.04

2022 임인년 새해맞이 신년일출 마라톤대회(2022/01/01)-FULL 230

새해 벽두에 한파가 몰려왔다. 영하 10도까지 떨어진 새벽에 풀코스 마라톤을 달리는 도전을 감행했다. 추위가 버거운 듯 안양천변의 수풀은 무채색으로 일제히 몸을 바꾼 뒤 숨을 멈추어 버린 것 같았다. 몸을 감싼 비닐이 구겨졌다 펴지는 소음이 얼어붙은 천변에서 유일한 생명의 박동처럼 울리고 있었다. 3킬로미터를 채 달리기도 전에 날은 새어 버렸다. 도림천에서는 밤이었지만 안양천에서는 낮이었다. 건너편에서 발맞추어 달려오는 커플 가운데 남자가 나를 보자마자 익살맞은 몸짓으로 주로에서 도망가는 시늉을 했다. 성하형이었다. 그 옆의 여자는 달물영희님이었다. 대회 참가를 예고한 바가 없기 때문에 서로 깜짝쇼가 되었다. 나는 고작 3킬로미터를 달렸을 뿐인데 이분들은 벌써 18킬로미터 이상을 달리고 있었다. 훨씬 어..

도전! 마라톤! 2022.01.06

공원사랑마라톤(2021/12/29)-FULL 229

도림천을 감싸고 있는 산책로가 새하얀 실타래처럼 이어져 있었다. 살짝 덮인 정도이지만 새벽에 내린 눈은 어둠 속에서도 서슬푸른 느낌으로 빛나고 있었다. 새벽 1시 20분쯤 잠들어 4시 49분에 일어나 5시 36분에 콩나물시루같은 우이신설선 경전철 첫차를 화계역에서 탔다. 신설동에서 서동탄행 1호선 열차로 갈아탄 후에야 앉아 쉴 수 있었다. 신도림역에서 내렸다. 뉴참치마요네즈 골드 삼각김밥 한 개를 먹으며 눈길을 걸었다. 바닥창이 닳아 일부가 떨어져 나간 아식스 춘마에디션 마라톤화가 밀리는 느낌이었다. 걸어도 이 정도니 달릴 때면 고생 꽤나 하겠구나 싶었다. 영하 2도 전후이고 곧 영상이 될 것 같아 반바지를 입을까 하다가 전반적으로 싸늘한 날씨라 츄리닝 바지를 그냥 입었다. 바지 호주머니에 들어 있던 후..

도전! 마라톤! 2021.12.31

제16회 광진구연맹회장배 육상대회(2021/12/12)-HALF 178

내가 출발할 때는 참가자가 없었다. 입상을 노리는 1시간 30분 이내 주자는 9시 30분에 출발하고, 순차적으로 1시간 40분 이내는 9시 35분, 1시간 50분 이내는 9시 40분, 2시간 이내는 9시 45분이라는 지침이 있었는데 겨울 찬 바람에 기다리고 있을 수 없던 주자들이 서둘러 출발하면서 스타트 라인은 텅텅 비어 있었다. 2시간 이내를 목표로 했던 나로서는 9시 45분 출발 시간을 잘 맞추었는데 졸지에 꼴찌가 되고 말았다. 지난번과 다른 점이 있다면 늦었다고 앞에서 달리는 220여 명의 주자들 가운데 몇 명이라도 따라잡겠다고 애를 쓰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여러사람이 함께 달리는 마라톤 대회 분위기를 느껴 보려고 했는데 언택트 마라톤을 하고 있다는 것만이 아쉬웠다. 영상 5도의 날씨였지만 체감온도..

도전! 마라톤! 2021.12.20

제1회 영등포구청장배 육상 마라톤 대회(2021/11/07)-HALF 177

코로나 백신 접종 완료 후 14일이 경과하지 않은 자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할 수 없다는 것. 마라톤에서도 백신 패스가 적용되고 있다. 백신 접종 후유증으로 고생하긴 했지만 접종을 마친 덕분에 오프라인 마라톤 대회에 나와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제1회 영등포구청장배 육상 마라톤 대회 배번을 달고 안양천변을 뛰고 있는 사람은 예외없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증명서를 달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배번과 기념품을 배부할 때부터 QR코드를 제시해야 하는 모습은 코로나 시대의 예고된 풍경이었다. 참가자 기준 >>> 1. 코로나 백신 2차 접종 후 14일이 경과한 자 2. 기념품 및 배번호 현장 배부시 체온 측정 및 백신 2차 접종 완료 후 14일 접종자 확인(1차 접종만 받은 사람은 참가 불가) 3. 참여..

도전! 마라톤! 2021.11.11

전마협 잠실 훈련마라톤(2021/06/19)-10KM

무료 참가했다. 무료 참가자는 기록증을 발급해 주지 않는다고 하니 굳이 최선을 다해 뛸 필요가 있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달린 기록이 문서로 남지 않으니 아무렇게나 달려도 상관없지 않는가 하는 계산도 했다. 그런데 태도를 바꿀 수밖에 없는 일이 일어났다. 주최측은 대회 전날 문자로 참가자 전원에게 기록증을 발급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 통보를 받자마자 10킬로미터를 완주 세부 계획을 수정했다. 1시간에 육박하지만 1시간은 넘지 않는 여유있는 달리기를 하지 말고 이전 대회처럼 50분을 넘기지는 않는 것으로. 기록증 하나가 조깅을 질주로 바꾼 것이다. 기록증이 있든 없든 최선을 다해 달려야 하는 게 처음부터 가져야 할 태도였는데 나태한 생각을 가졌다는 사실을 떠올릴 때마다 부끄러웠다. 바뀐 계획을 수행..

도전! 마라톤! 2021.06.25

전마협 잠실 마이런 훈련마라톤(2021/05/29)-10KM

주변 환경에 지배받으며 산다. 마라톤 대회가 거의 매주 열릴 때는 덩달아 마라톤 대회에 자주 참가했다. 월드컵이 열리는 기간에는 축구에 미쳐 사는 것과 같았다. 코로나19 때문에 마라톤 대회가 좀처럼 열리지 않게 되자 마라톤에 대한 관심도 점점 줄어들면서 웬만하면 운동도 하지 않게 된다. 나름대로 이벤트를 만들어가며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활동이 뜸해지는 것이다. 코로나는 핑곗거리로 삼기 딱 좋다. 주변 환경이 코로나로 허덕이는데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고. 2021년 4월 3일 열리기로 했던 대회가 우천 관계로 일주일 밀린다. 그 일주일 사이 코로나19 감염자의 증가로 대회 날짜가 다시 5월 1일로, 5월 1일은 또다시 5월 29일로 연기된다. 8시에서 9시 사이 소규모 단위 개별 출발은 7시부터 7시 ..

도전! 마라톤! 2021.06.25

전마협 잠실 마이런 훈련 마라톤(2021/03/14)-10KM

고작 10킬로미터를 뛰기 위해 새벽잠 설치며 잠실까지 간다고요? 그냥 동네에서 조깅이나 하고 말지요. 지인에게 동참을 권유했다가 퇴짜를 맞았다. 내가 잠실종합운동장 17번 게이트 앞에 도착한 것은 오전 7시도 되지 않아서였다. 아주 일찍 오셨네요, 전마협 장영기 회장은 대회를 준비중이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 화장실에 들렀다 15분 쯤 지나 다시 모습을 드러내었는데도 여전히 참가자는 나밖에 없었다. 이런 기회가 다시는 없을 것 같다는 심정으로 서둘러 나온 것은 아니었다. 제한된 인원만 모일 수 있어 대회 참가가 선착순이긴 했지만 이미 인터넷으로 접수를 했기 때문에 일찍 나올 필요는 없었다. 그동안 대회가 거의 열리지 않아 이동 시간 소요 계산을 잘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었다. 게다가 차량 연결도 너무 잘 ..

도전! 마라톤! 2021.03.24

공원사랑마라톤(2020/12/26)-FULL 228

2020년 7월 22일 104개월 연속 풀코스 마라톤을 완주한 후 은퇴 수순을 밟다가 5개월만에 대회장으로 돌아왔다. 개별 출발 방식으로 풀코스를 달리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나 혼자 달리고 나 혼자 급수했다. 십여 명 되는 참가자들을 가끔 만났을 뿐이라 대회에 출전했다는 느낌이 도무지 들지 않았다. 손바닥보다 작은 배번이 웃도리 끝에 매달려 있어 대회 참가자라고 보여지지도 않았다. 그저 단독 훈련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올해 풀코스를 37번이나 달렸다는 관행님은 내 몸무게가 100킬로그램 쯤 되어 보이는데 참 잘 달리더라고 했다.(그 정도는 아니지 않는가) 운섭님도 육중한 몸으로 속도가 남다르다고 했다.(그렇게 뚱뚱해 보이는가, 아니 뚱뚱한가) 3시간 44분 14초라는 기록을 본 마라톤 TV의 접수..

도전! 마라톤! 2020.12.29

전마협 창단19주년 기념 훈련 마라톤(2020/11/15)-HALF 176

2020년은 코로나19 때문에 마라톤 대회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14년 동안 내리 달렸던 춘천마라톤까지 뛸 수 없게 되었다. 개별 출발로 진행되고 있는 공원사랑마라톤대회도 8월부터 늘어난 수도권 확진자 때문에 나 스스로 참가를 자제했다. 서서히 마라톤 은퇴 수순을 밟고 있다고 해도 좋았다. 대회에 나갈 일이 없어 운동을 하지 않으니 체중은 꾸준히 늘었다. 고물상 저울에 슬쩍 몸을 올려 보았다가 기겁했다. 모니터에 무려 91킬로그램이 찍혔다. 옷, 가방, 휴대폰 모두 감안해도 80킬로그램 후반대! 이건 생애 최고 몸무게였다. 마라톤 대회에 나가지는 못하더라도 체중 감량이 필요했다. 몇 달만에 뒤뚱거리며 조금씩 달렸다. 그러다가 전마협으로부터 문자 하나를 받았다. 11/15 전마협 하남 무료초청마라톤 12k,..

도전! 마라톤! 2020.1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