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를 완주한 후 지인과 엄니식당에서 식사를 했던 것은 지난 20회 대회와 똑같았다. 1년 전에는 내가 풀코스에 참가한 로운리맨님을 기다렸고, 올해는 10킬로미터를 완주한 아세탈님이 나를 기다렸다. 지난해와 똑같은 코스를 달리고 나이는 한 살 더 먹었지만 기록은 2분 가량 빨라졌다. 완주한 후에도 풀코스 달리는 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과 10킬로미터를 달린 분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의 차이가 기록을 다르게 만든 것 같다. 사실 몸 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두 달 넘게 대회에 참가하지 않으면서 몸을 방치하고 있은 셈이라 3주 전까지만 해도 두툼하게 잡히는 옆구리살 때문에 걱정을 많이 했다. 하프를 두 시간 넘길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러닝 앱을 동원하여 부랴부랴 훈련해서 살을 뺐다. 지난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