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순간 358

까마귀가 음식물쓰레기 봉투를 노린다(2024/07/10~11)

일부가 상한 돼지고기 앞다리살. 원래는 옥상에 올려 놓고 까마귀에게 식사를 제공하려고 했지만 파리가 들끓어 바로 음식물 쓰레기 봉투에 넣었다. 당일 밤이나 익일 새벽 수거해 갔다면 문제될 것이 없었지만 수거가 늦어지면서 까마귀가 달려들기 시작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전날 낮에나 올 것이지. 까마귀 여러 마리가 울어대고 있어서 방에 있을 수가 없었다.

떠나갔던 쥐를 다시 부르고 말았다(2024/07/23)

그동안 집 화단에서 자주 목격되었던 족제비. 그 족제비가 요즘 보이지 않았다. 마트에서 사온 식재료를 바로 정리하지 않고 라면 박스에 넣어둔 채로 몇 날 몇 일을 보내었더니 쥐가 건드렸다. 사발면이 뜯긴 것을 직접 본 것은 처음이었다. 춘장까지 뜯어 먹으며 지하실을 누비고 있었다. 교회에서 받은 쌀과자는 박스에 잘 넣어두었는데 쥐가 박스를 넘나들며 아주 잘 먹고 똥까지 싸 놓았다. 쥐들이 모여서 정보를 공유했을 것이다. 그 집 지하실에 가면 먹을 것이 천지야. 언젠가는 이랬을텐데. 그 집에 가 봐야 먹을 게 하나도 없어. 무서운 족제비도 가끔 나타난다니까.

우이천 생수 무료 제공(2024/07/19)

올해도 강북구에서는 7월 중순부터 한 달 동안 무료 생수를 제공하고 있었다. 7월 15일부터 8월 16일까지 강북 Oasis라는 이름으로 500ml 생수를 제공한다고 했다.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고 나갔다가 시원한 생수를 얻어 마시니 참 좋았다. 신창교 아래와 벌리교 남쪽 공터에서 생수를 제공하고 있었다. (번창교에서도 제공) 요즘 몹시 덥지만 날씨에 상관없이 거의 매일같이 10킬로미터 이상을 달리기 때문에 미리 물을 챙겨 나가도 금방 떨어져 버리니 강북 Oasis 무료 생수가 이루 말할 수 없이 고맙다. 2021년 노원구가 먼저 무료 생수 제공을 시작했을 때 왜 내가 사는 구는 이런 혜택을 누릴 수 없을까 했다. 서울시 구 가운데 가장 가난한 구라서 그런 것인가 되묻곤 했다. 하지만 지난해 여름부터 강..

스미싱 당할 뻔(2024/03/08)

사람이 억울하다고 생각하면 제 신상을 털릴 가능성이 크다. 나는 이런 적이 없다고 해명하면서 자기 정보를 다 꺼내 놓는 것이다. 도로법 위반 벌점 보고서가 휴대폰으로 날아온다. 내용 확인하라고 링크 주소가 나와 있다. 벌점을 받을 일이 없는데 억울해 하면서 자기도 모르고 링크를 눌러 버리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최근에 운전한 일이 전혀 없기 때문에 도로법 위반할 일이 없다고 생각한 나도 엉겁결에 링크를 누를 뻔 하기도 했다. 잘 참았다. 보내온 휴대폰 번호를 인터넷에 쳐 보아도 신고된 일이 없는 번호이기도 해서 속을 수도 있었다.

우이천 갈매기(2024/02/20)

궂은 날씨에 15.15킬로미터를 달린 날이었다. 마라톤 대회 페이스 3킬로미터, 400미터 인터벌 4회를 포함해 9킬로미터 정도만 뛰려고 했는데 운동을 하다 보니 15킬로미터를 넘겼다. 달리기를 거의 마무리할 무렵 우이천에서 갈매기를 보았다. 갈매기는 바다에 사는 새 아닌가? 이 갈매기, 우이천에서 물고기를 잡았고, 한 입에 넣지 못하니 뜯어 먹고 있었다. 한동안 보고 있었다.

반가운 만남(2023/12/18)

2021년 12월 17일 만난 뒤 2년이 넘었다. 올해도 끝내 못 만나는 줄 알았다. 이 분의 생일이 얼마 남지 않아 이번에 마련한 생일 선물 때문에 전화를 건 일이 계기가 되어 저녁에 만날 수 있었다. 노원역 근처 동선식당에서 소갈비찜을 먹었다. 한동안 과로 업무 때문에 피폐한 나날을 보내면서 전혀 운동을 하지 못해 90킬로그램이 넘게 살이 쪘었다고 하는데 이번에 보니 지난 2년 전 보다 날씬해 보였다. 몇 달 동안 열심히 운동을 해서 감량을 했다고 했다. 지난 8월 동해안 해파랑길 수백 킬로미터 도보 여행으로 스타트를 걸고 헬스장 이용도 자주 했다고 했다. 내년부터는 마라톤 대회에 나올 계획을 잡고 있다고 했다. 지난 해 선물했어야 할 신발을 1년이나 지나서야 전할 수 있었다. 2년마다 한번씩 만나고..

도둑으로 몰리다(2023/12/06)

2016년 5월 6일 2019년 4월 22일 2021년 5월 31일 주운 스마트폰을 주인에게 찾아준 날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2023년 12월 6일이 막 되었을 무렵 스마트폰을 훔쳐 달아난다는 의심을 받았다. CGV 수유 영화관을 나가려던 나를 커플이 막아섰다. 다짜고짜 가져간 스마트폰을 내어 놓으라고 했다. 금시초문. 어이상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착각한 것 아니냐고 했더니 당신이 영화관에서 가장 나중에 나왔고, 우리가 앉았던 자리에 가 보니 스마트폰이 없더라, 그러니 당신이 가져가지 않았으면 누가 가져갔겠느냐. 당신 가방을 열어보면 거기 내 스마트폰이 있을 것이다. 틀림없을 것이다. 20대 초반쯤 되었을까? 내 동선을 설명할 틈도 주지 않고 몰아붙였다. 자신들이 영화관에서 나간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