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처럼. 360밀리 병소주가 아니라 640밀리 패트병 소주. 로운리맨님과 YS님의 반주가 되고 있었다. 숨을 고르지 못한 채 맡긴 짐을 찾아 탈의실 앞에 온 나로서는 어묵과 돼지고기를 먹으며 반주도 나누는 모습이 별천지 세상 사람들 광경처럼 보였다. 물품을 맡기기 전에 내가 건넸던 패트병 소주가 두 분의 즐거운 완주(走)주(酒)가 되고 있다니. 나보다 한 세월 일찍 들어온 분들의 여유란 이런 것이었다. 술을 즐기는 모습이 너무 부러워 술 한 잔 얻어 마실 수 있겠느냐고 청하시는 80대의 어르신도 계셨다. 한 잔이 아쉬워 두 잔을 드신 분은 달린 후 마시는 이 소주가 인삼 녹용 부럽지 않다는 말씀까지 하시며 로운리맨님에게 한 잔을 따라주기까지 했다. 잔 돌리는 것이 금기시되어 있었던 코로나 유행기에는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