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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3.1절 머니투데이방송 마라톤(2023/03/01)-HALF 181

처음처럼. 360밀리 병소주가 아니라 640밀리 패트병 소주. 로운리맨님과 YS님의 반주가 되고 있었다. 숨을 고르지 못한 채 맡긴 짐을 찾아 탈의실 앞에 온 나로서는 어묵과 돼지고기를 먹으며 반주도 나누는 모습이 별천지 세상 사람들 광경처럼 보였다. 물품을 맡기기 전에 내가 건넸던 패트병 소주가 두 분의 즐거운 완주(走)주(酒)가 되고 있다니. 나보다 한 세월 일찍 들어온 분들의 여유란 이런 것이었다. 술을 즐기는 모습이 너무 부러워 술 한 잔 얻어 마실 수 있겠느냐고 청하시는 80대의 어르신도 계셨다. 한 잔이 아쉬워 두 잔을 드신 분은 달린 후 마시는 이 소주가 인삼 녹용 부럽지 않다는 말씀까지 하시며 로운리맨님에게 한 잔을 따라주기까지 했다. 잔 돌리는 것이 금기시되어 있었던 코로나 유행기에는 상..

도전! 마라톤! 2023.03.13

보이스 피싱 전화를 받다(2023/02/14)

전화가 왔다. 01058632522 010이니 받았다. 수사관이라고 했다. 내 명의를 도용하여 농협에서 통장을 발급받은 부천의 최대수라는 사람을 아느냐고 물었다. 조선족 사투리는 없었고 표준 한국어를 구사하며 매우 차분한 사무적인 말투였다. 제 명의가 도용되었다고요? 어쩌면 좋아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렇게 반응하지 않았다. 발을 동동 구르며 온갖 호들갑을 떨지는 않았던 것이다. 아무래도 보이스피싱인 것 같아 어떻게 대처할까 고민하다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제가 바로 경찰서로 갈게요. 상대는 그러라고 하며 바로 끊었다. 가족의 휴대폰으로 걸려온 전화번호를 눌렀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잠시 후 인터넷 검색창에 휴대전화번호를 입력해 보았다. 해외피싱이라고 떴다. 그럴 줄 알았다. 내가 경찰서..

제20회 "희망드림" 동계 국제마라톤대회(2023/02/12)-HALF 180

풀코스 참가자 482명, 하프코스 참가자 483명이었다. 내가 풀코스에 참가했다면 풀코스 참가자가 하프코스 참가자를 상회할 수 있었다. 하지만 풀코스 도전하기에는 훈련이 너무 부족했다. 10킬로미터도 무리일 수 있지만 조금 더 모험심을 발휘하여 하프코스를 신청했다. 목표는 2시간 이내 완주지만 장담할 수 없었다. 생애 처음으로 2시간이 넘어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요즘 기를 쓰고 달려보아도 킬로미터당 5분 30초인데, 1시간 59분대로 골인하려면 5분 40초 페이스로 21번을 반복해야 했다. 그게 가능할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들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1초 차이로 방화행 열차를 놓친 결과 화장실 이용이 쉽지 않았다. 대회장에서 5백 미터 쯤 떨어진 화장실 앞에도 줄이 서 있었다. 대회 참가자가 많다는 ..

도전! 마라톤! 2023.02.20

목요일이면 주민센터로, 페트병과 함께(2022/01/06~12/29)

2022년엔 목요일이 총 52번이 있었다. 52번의 목요일 가운데 51번의 목요일, 페트병 90개를 챙겨서 수유1동 주민센터로 갔다. 30개당 10리터 쓰레기 봉투 1장을 지급하니, 목요일마다 3장을 받게 되었다. 총 153장의 쓰레기봉투를 받은 셈인데 그냥 돈으로 샀다면 38,250원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52번 가운데 51번? 한 번이 빠진 이유는? 5월 5일 어린이날이 목요일이라 주민센터가 업무를 하지 않는 날이라서였다. 2021년에는 페트병을 많이 처리하여 선물도 받았지만 이번에는 선물이 있을 수 없었다. 90개 제한을 두었기 때문에. 굳이 순위를 매긴다면 나는 여지없이 1등이었다. 페트병을 봉투로 교환하는 날이면 최대 수량인 90개를 빠짐없이 가지고 갔으니. 2023년 2월 2일 현재 목요일이..

르세라핌 김채원, 물오른 미모

별명: 쌈무 요정, 아기치타, 채채, 코코볼 삼무 요정, 쌈아치, 쌈리더최근에 너무 귀엽고 정말 예쁜 여자 가수를 알게 되었다. 김채원이라고 요즘 들어 엄청나게 예뻐졌다는 말을 듣는 24살의 아이돌이었다. (2000년 8월 1일생) 예뻐졌다고? 32킬로그램이나 감량하고 '예뻐졌다'를 부르는 박보람처럼 체중 감량을 한 것도 아니고(원래 날씬했다), 공백기 동안 성형수술을 한 것도 아니었다(원래 예뻤다). 훨씬 예쁜 이미지로 바뀐 것은 헤메코가 한몫하고, 힙한 매력이 돋보이는 강력한 퍼포먼스까지 장착한 덕분으로 보인다. 이 변화를 누군가는 환생 수준이라고 했다. 과거의 자신을 더 나은 미모로 극복하는 것이 하루 일과인가, 당신은 도대체 52시간 근로 시간을 지키지 않고 미모 가꾸기에 24시간을 다 쏟아붓는가..

체감온도 영하27도 야외달리기(2023/01/24)

설날 연휴 마지막날. 체감온도가 영하 27도까지 곤두박질쳤다. 9일만에 달렸다. 달리기 좋은 기후 조건에서는 아예 운동을 하지 않았다가 너무 추워지자 오히려 몸을 움직였다. 처음 나갈 때는 두꺼운 장갑을 끼고도 손이 잘라져 나갈 것 같았고, 비니를 써도 귀가 시려워 견딜 수가 없었는데 계속 달리니 추위가 사라지고 땀도 났다. 419 국립묘지, 김수영문학관, 발바닥공원을 거쳐 홈플러스 방학점까지 갔다. 젖은 옷은 홈플러스 화장실에서 갈아 입고 장을 보고 밥도 사 먹고 차타고 돌아왔다. 오후에 한번 더 뛰었는데 영화 관람 시간에 맞추려고 서둘면서 땀을 후줄근하게 흘리기까지 했다.

눈을 맞으며 달리는 날(2023/01/15)

새벽 6시 30분. 비가 내리고 있었다. 괜히 간다고 그랬나? 더 자도 되는데. 지금이라도 기상 때문에 못 간다고 할까? 하지만 움직였다. 우산은 챙기지 않았다. 갈아입을 옷과 읽을 책, 마실 물까지 배낭에 담았는데 우산까지 감당하기는 버거웠다. 비가 계속 내리면 비를 맞고 한강변과 안양천변을 뛰는 것으로....... 이주 전과 마찬가지로 여의도이벤트광장으로 갔다. 비는 별로 내리지 않았다. 비는 눈이 되었다. 보통 눈이 내리다 낮에는 비가 되기 마련인데 날씨가 반대로 가고 있었다. 시간이 갈수록 추워진다는 뜻인데 지난 1월 1일보다는 덜 추웠다. 티셔츠 한 장을 벗은 것이 새해 첫날보다 1킬로미터 짧게 달렸을 때였다. 두꺼운 티셔츠를 배낭에 넣는 대신 500ml 생수는 밖으로 빼어내니 지고 달리는 무게..

새해 첫날 아침 달리기(2023/01/01)

새벽 3시 30분까지 버티다 자는 바람에 몹시 졸렸다. 3시간도 못 잤지만 운동은 해야 했다. 1월 1일이니까. 오후가 아닌 오전에. 한강 위에 떠오른 새해 첫날 태양을 보고 우주소녀의 뮤직 비디오 를 틀었다. As you wish Everything you wanted ..... 이뤄져 이제 좋은 일들만 이렇게 네가 바라는 대로 느낌이 오는 대로 .... 이루리 이루리 La 이루리 이루리 La 모두 다 이뤄질 거야 가사 때문에 새해 벽두에는 음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오는 곡이었다. 1월 1일이 되자마자 순위권에 들지 못했던 노래가 50위 이내로 올라왔다. 우주소녀에게는 새해 연금송같은 것일 듯. 노래를 들으며 태양을 등지고 달리기 시작했다. 여의도이벤트광장에서. 목적지는 도림천이었다. 대략 11킬로미터..

달력 확보의 어려움(2022/12/01~ )

매년 12월 초가 되면 몹시 긴장한다. 조금 느슨하게 움직였다간 이듬해 달력을 구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은행에 들르면 마음껏 받을 수 있었던 시절은 사라진 지 오래이다. 12월 1일과 2일 부지런히 은행을 오가며 달력을 확보하려고 했는데 국민은행은 12월 7일, 농협은 12월 9일부터 배부한다고 해서 달력을 확보할 타이밍을 놓쳤다. 생전 처음으로 기업은행에서 달력 한 부를 얻은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이었다. 국민은행의 경우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려-30분 이상 기다린 적도-달력을 받은 일이 있어 배부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12월 7일 오후에 가도 될 줄 알았지만 가는 은행 지점마다 달력 소진이라는 문구가 붙었다. 농협 역시 오후에 갔더니 배부가 끝난 상태였다. 농협은 2024년부터 달력을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