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가 왔다.
01058632522
010이니 받았다.
수사관이라고 했다. 내 명의를 도용하여 농협에서 통장을 발급받은 부천의 최대수라는 사람을 아느냐고 물었다. 조선족 사투리는 없었고 표준 한국어를 구사하며 매우 차분한 사무적인 말투였다.
제 명의가 도용되었다고요?
어쩌면 좋아요.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렇게 반응하지 않았다.
발을 동동 구르며 온갖 호들갑을 떨지는 않았던 것이다.
아무래도 보이스피싱인 것 같아 어떻게 대처할까 고민하다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제가 바로 경찰서로 갈게요.
상대는 그러라고 하며 바로 끊었다. 가족의 휴대폰으로 걸려온 전화번호를 눌렀다.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잠시 후 인터넷 검색창에 휴대전화번호를 입력해 보았다. 해외피싱이라고 떴다. 그럴 줄 알았다.
내가 경찰서에 가겠다고 한 것은 상대가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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