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보도 바리케이드 쪽에 옷장이 버려져 있었다. 폐기물 스티커는 붙어 있지 않았다. 토요일 밤 누군가 몰래 옷장을 내다 놓고 그냥 간 것이었다. 주말이라 주민센터에서 폐기물 스티커를 미처 구매하지 못했겠지, 하고 믿었다. 하지만 몇 일이 지나도 스티커는 부착되지 않았다. '양심불량!!! 주민센터에서 폐기물 스티커 신고하고 배출하세요.'라는 A4 용지가 붙었지만 아무 조치가 없었다. 버린 사람은 애당초 그런 데 돈을 쓸 생각이 없었을 것이다. 이 옷장은 2주 넘게 방치되었다. 결국 누가 치우게 될까 궁금하기만 했다. 옷장 옆에 쓰레기가 늘어가던 몇 주가 지나 몹시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 오전 7시 쯤 그 소리에 잠을 깨었다. 나가서 확인해 보지 않아도 옷장을 치우는 소리였다. 처음 버린 사람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