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고 돌풍이 심하게 불었던 날이었다.
2년만에 부모님댁 주방 창문 가림막이 떨어졌다.
요란하게 떨어지는 소리가 나서 창문 가림막이 떨어졌구나 하는 사실을 바로 알았지만 부모님은 나보다 가까운 곳에 계셨는데도 모르셨다. 2년 사이에 귀가 눈에 띄게 어두워지신 것이었다. 창문을 열어 보니 철사줄에 대롱대롱 매달린 창문 가림막이 보였다.
창문 가림막이 떨어지기 직전 집안 문제로 분위기가 심각했지만 그 문제는 미뤄 두고 일단 가림막부터 다시 고정해야 했다. 사다리 타고 올라가 빌라와 주택 사이에 다리를 벌리고 아슬아슬한 곡예를 해야 하는데 나이를 더 먹고 이게 가능할지 걱정이었다. 요즘 몸도 좋지 않은데 순발력까지 떨어져 있으니...... 절대 사고는 당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벽에 올라갔다. 부모님 중 누구도 밖에 나와 도우미 역할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장비가 필요할 경우 나 혼자 수시로 오르락내리락해야 했다. 곡예를 연달아 부리고 있었다.
게릴라 폭우가 쏟아질 때가 있어 사다리에 오르지도 못하고 기다리고 있어야 할 때도 있었다. 사다리를 타고 올라간 뒤에 비가 쏟아지면 어쩔 수 없이 비를 맞고 작업을 해야 했다. 시간은 걸렸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으니 창문 가림막을 잘 고정했다. 오늘보다 더 심한 바람이 불어도 버틸 수는 있을 것 같았다. 사실 가림막이 너무 무거워 가벼운 것으로 교체했으면 좋겠는데 문제는 긴 사다리부터 드릴, 새 가림막까지 챙길 게 많아서 다음 기회로 미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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