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생활이다

그 더운 일요일 달릴 때(2021/07/18)

HoonzK 2021. 8. 19. 11:50

※ 요즘 PC방에 전혀 가지 않고 도서관 PC만 이용하면서 포스팅이 늦어진다. 한참 지난 포스팅을 올리게 된다. 시류에 맞지 않는, 더위가 한풀 꺽인 이 상황에서 이런 포스팅을 올리면서 드는 생각이 모든 글이 타이밍이라는 게 있다는 것이다.

 

우이천을 빠져나가 중랑천에서 2013 서울국제마라톤 기념품을 입고 달리는 주자와 만났다.

 

-흠뻑 젖으셨네요. 얼마나 달리신 거예요?

-16킬로미터요. (시계를 보며)

-그렇게나 많이요? 저는 이제서야 8킬로미터인데.

-오늘 정말 덥네요.

-그렇지요. 너무 더워요. 입고 계신 옷 저도 있어요.

(그 유니폼을 허수아비님에게 선물했는데 110 사이즈를 추가로 구입했으니 틀린 말은 아니다. 8년 전 메이저 마라톤 대회의 기념품을 소지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달리기 경력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혹시 대회에서 누군가 허수아비님에게 말을 걸어 그 유니폼, 저도 있는데 2013년에도 동아마라톤 뛰셨네요, 할 수도 있겠다.)

 

나와 대화한 이 분은 힘든 나머지 수시로 걷기도 했는데 그렇게 걷고 있었기에 말을 붙일 수 있었다. 내게 먼저 가라고 한 뒤 내내 걸어올 것 같았지만 달리는 발걸음 소리가 끊어지지 않고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마치 그림자처럼 따라오다가 내가 풍경 사진을 찍는 사이 내 앞으로 치고 나갔다. 먼발치에 두고 따라가던 중 월계1교 부근에서 아는 분을 만났다. 동대문마라톤클럽의 두경 형님이었다. 내가 인사를 하자 그냥 달림이가 의례적인 인사를 하는 것으로 알고 간단하게 인사를 받고 지나가려고 했다. 마스크를 내리고 건달임을 확인시켜 드렸다. 격하게 반가워하시는 형님. 방역수칙 준수고 뭐고 없었다.

 

중랑천변을 달리고 있었다. 덥지만 경치는 좋았다.

 

2013년 서울국제마라톤 대회 기념품 싱글렛을 입은 달림이를 만났다.

 

몹시 지친 듯 보이지만 그래도 달리려는 중이다.

 

월계1교 뒤로 멀리 도봉산이 보인다.

 

경치보는 즐거움으로 더위를 견디어내었다.

 

새로 만든 화장실에 들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단이 힘들더라도.

 

화장실 이용은 다음에 해야겠다.
12킬로미터 쯤 달린 후에는 아에드 3분의 2가 줄어 있었다.

 

13킬로미터를 넘은 후에는 아에드도 모두 소진되어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생수를 구입했다. 2+1 행사상품으로.... 1+1 행사상품이 있었으면 더 좋았겠는데.....

 

이 슈퍼마켓에 들렀으면 좀더 싸게 물을 구입할 수 있었는데.....

 

녹천교에서 강북구 방향으로 꺽어 우이3교까지 와서 다시 우이천을 만났다. 이미 16킬로미터는 넘게 달린 셈.....

 

우리 동네 새로 생긴 가마치통닭집이 눈에 띈다. 하지만 내 손에는.....

 

버거킹 수유역점에서 사온 햄버거 세트가 있어서 그걸로 에너지를 보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