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을 미루고 미루다 밤 9시가 되어서야 집을 나섰다.
가르멜 수녀원에서 냉골로 오르는 길에 조성된 인수봉로55길을 따라 달리기로 했다.
국립재활원 사거리에서 북한산 방향으로 틀어서 가르멜 수녀원을 찾아가는 것으로 워밍업을 마쳤고, 가르멜 수녀원을 만나면 화성산장 위 운동시설 앞까지 스피드를 올려 달렸다. 10회 반복했다. 100미터는 넘을테고 200미터는 되지 않을 거리였지만 쉽지 않았다. 정점에 도달하면 숨이 턱에까지 찼지만 되돌아올 때 숨을 고르면 다시 오르막 스퍼트가 가능해졌다. 마스크를 쓰고 있긴 했지만 늦은 시각이라 사람을 전혀 만나지 못할 줄 알고 마스크를 끌어내리는 등 최대한 융통성을 발휘했는데 뜻밖에도 네 명이나 만났다. 다섯번 째 치고 오를 때 빨간색 티셔츠 입은 사람이 내려오고 있었다. 나나 그나 마스크를 턱 아래까지 끌어내린 상태였는데 마주치는 순간 10여 미터 거리를 두고 동시에 마스크를 끌어올렸다. 다섯번째 인터벌을 마치고 내려올 때는 농구공을 든 젊은이 한 명이 올라오고 있었다. 이런, 담배를 피고 있었다. 여섯번째는 숨을 멈추고 매우 빠른 스피드로 그 사람을 지나친 뒤 내려올 때는 화성산장 앞 공터쪽으로 우회하여 담배냄새를 피했다. 한적하고 산이 가까운 곳에서 맡는 담배 냄새는 더 고약하게 느껴지는 법이라....... 이후 처음부터 마스크를 잘 쓰고 내려오는 사람을 한 명 더 만났고, 마지막으로 자전거를 탄 사람을 한 명 더 만났다. 자전거탄 사람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상태에서 페달을 무섭게 밟으며 오르막을 치고 있었다.
이 운동은 30분이 걸리지 않았지만 운동 효과는 매우 컸다. 아주 흠뻑 젖었다. 평지를 10킬로미터 이상 달렸을 때 보다 운동을 더 많이 한 느낌이었다.
이 운동을 야간에 할 경우 최대 장점은 찌푸린 내 표정을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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