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2월 31일 오후.
원래는 수유역 스타벅스에서 토피 넛 크런치 라떼를 시킨 후 자리를 잡은 다음 책이나 실컷 읽으려고 했다.
너무 사람이 많아 앉을 자리가 없었다.
바로 옆 알라딘 중고서점 역시 마찬가지였다. 우리 동네에 책 좋아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맥도날드에 갔다. 1층이든 2층이든 앉을 자리는 없었다. 악착같이 비집고 들어가면 앉을 자리를 구하지 못할까 싶었지만 이런 시장통같은 분위기에서 독서로 몇 분이나 버티겠는가?
결국 수유역에서 미아역으로 이동했다.
미아문화정보도서관에서 몇 시간이고 책을 읽고 나오면 되겠다 싶었다.
도서 열람실은 오후 5시에 문을 닫으니 얼마 있지 못하겠지만 일반 열람실은 밤 10시까지이니 상관없으리라.
하지만 청소 문제로 오후 5시까지만 단축 운영한다고 하였다.
미아역 지하철 매표소 앞 좌석을 자리잡고 책을 좀 읽을까 했으나 찬 바람이 얼마나 밀려 들어오는지 몇 분 버틸 수가 없었다.
와이파이가 터지는 것밖에는 좋은 점이 없었다.
결국 미아역 출구에 있는 맥도날드에 갔다.
수유역만큼 유동인구가 많지 않아 자리가 많이 비어 있었다. 특히 2층은 창밖을 내다볼 수 있는 일렬석이 있는데다 휴대폰을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있어 나만의 공간으로 자리잡기에 좋았다. 다만 햄버거를 먹는 것이 싫었다. 아무것도 사지 않고 맥도날드에 자리를 잡고 있는다는 것은 좀 아닌 것같아 바닐라 밀크셰이크를 구입하였다. 오후 5시 30분부터 2시간 이상 꼼짝도 하지 않고 책만 읽었다. 바닥까지 떨어졌던 스마트폰 배터리는 완충되었다. 와이파이가 터지니 외부 세계와 소통된 느낌이었고. (이번 달은 데이타 부족으로 아주 혼이 났다. 솔직히 1.2기가 요금제로는 버티기 힘들었다. 200MB를 충전해서 썼는데 사람이 여유가 없으니 사는 것같지가 않다.)
2016년 마지막 날 해가 지고 있다.
수유역에서 1.4킬로미터를 걸어 미아역쪽에 있는 미아문화정보도서관으로 왔다.
이미 수유역까지 3킬로미터를 걸은 상태였는데 이 뚜벅이 인생은 끝이 없다.
오른쪽 다리 오금쪽이 좋지 않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간다.
시설 정비 및 대청소 관계로 바로 문을 닫는다고 하는 충격적인 공고문......
맥도날드에서 밀크 셰이크 M사이즈를 주문해서 올라갔다.
아세탈님이 주신 분말 가루를 우유에 탄 에너지 드링크 대기중.
스마트폰 충전기 가동하고.....
여기 도서관 모두 오후 5시 문을 닫는다고 하니.....
M 사이즈(2200원)라고 해도 너무 작다. 볼펜을 옆에 기대어 놓고 얼마나 작은지 비교했다.
엽서와도 크기를 비교하고.....
밀크셰이크를 다 먹고 나면 갖고 온 음료로 채워 시간을 버틴다.
집에서 100쪽까지 읽고, 맥도날드에서 191쪽까지 읽어 나가고 있네.
천정에서는 쉴새없이 음악이 나와서 신경을 거스르는데 최대한 집중력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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