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순간

풀코스 달리고 부산행(2016/12/03)

HoonzK 2016. 12. 5. 20:26

풀코스를 달린 후 집에 들렀다 나올만한 여유가 없었다.

대회장에서 가까운 곳에 서울역이 있어서 굳이 왔다갔다 할 필요가 없었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부리나케 집에 갔다가 서둘러 나오면 되겠지.

여유없는 것은 딱 질색......

 

원래 심야버스 타고 내려갈 생각이었는데 허수아비님이 전날 내려와 저녁 식사 함께 한 뒤 숙박하고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라고 권하셔서 일정을 바꾸게 되었다.

새벽에 나올 때 1박 2일의 일정을 준비해야 하니 짐이 많아졌다.

손가방 하나에 쌕 하나.

하나는 국민건강마라톤 풀코스 달릴 물품, 또 하나는 양산전국하프마라톤 달릴 물품, 거기에 허수아비님께 드릴 선물에 세면도구, 충전기 등의 생활용품도 갖고 가야 했다. 


이 모든 물품을 대회장 물품보관소에 맡기는 것은 불가능했다. 가방 하나는 여의나루역 물품보관함에 집어넣었다.

달리고 나니 시간이 많이 남았다. 집에 들렀다 나와도 괜찮을 만큼의 여유가 생겼다. 그렇다고 짐을 들고 도로 들어갔다 나오는 것은 못할 일이었다. 그냥 서울역으로 이동하였다.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아 있어 조금 빨리 출발하는 열차로 바꿀까 하다가 주말이라 승객이 많아 여의치 않았다. KTX 라운지에 들어가 마라톤 완주기도 기록하고 강영숙 소설집 <회색문헌>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었다.


오후 5시 20분 KTX 307 열차 타고 구포역을 향하여 출발. 완주기 계속 기록한 후 쉬지 않고 책을 읽으면서 내려갔다.

새벽에 잘 자고 풀코스를 달린 덕분에 한순간도 잠을 청하지 않았다.

오후 8시 10분 구포역 도착. 구포역에서 승객들이 거의 다 내리는 것같았다.

구포역 역사를 나서자마자 낯익은 분이 기다리고 계셨다.

허수아비님. 7개월만에 뵙는 것인데 바로 어제 본 것같았다.


 

가방 두 개. 손가방은 물품보관함에 넣는다. 시간 누진제라 오래 맡길수록 금액이 올라간다.

그래도 풀코스를 빨리 달린 덕분에 1800원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모니터 바로 오른쪽 10번 사물함에 넣었다.

휴대폰번호를 연속해서 두 번 누르고 보관하면 휴대폰으로 비밀번호가 전송되어 온다.

물품 찾을 때 총 요금을 알려준다. 캐시비 카드로 결제하였다.

 

 

 

 

여의나루역. 저 날씬한 여인은 전 리듬체조 선수 신수지일 것이다.

선수 생활을 마치고 난 직후에는 살이 붙어서 보기 싫었는데 요즘 리즈 시절로 되돌아간 듯....

 

 

서울역으로 가는 공항철도에서 내린 후 이동하다가 만난 GS25 S서울역2호점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2800원 주먹밥세트를 구입하니 펩시콜라가 따라온다.

 

 

 

 

 

 

아래는 허수아비님을 위한 선물......

 

긴팔 티셔츠, 국민건강마라톤 츄리닝 세트

 

타이즈 스타일의 7부 바지와 양말 두 켤레. 모두 마라톤 대회에서 받은 물품.

 

 

스킨로션, 가평잣, 설겆이용 세제까지.....

여러 개 있으니 그냥 두었다간 아마 몇 년 내 다 못쓰고 유통 기한을 넘길테니 고마우신 분과 나누면 딱이다.

 

북한강 울트라마라톤 모자. 2007년 100킬로미터 달릴 때 받은 기념품.

나는 쓸 일이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