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
풀이냐 하프냐.
대회장에 가 보니 풀코스 참가자의 80%가 1시간이나 앞당겨 출발한 상태였다.
풀코스를 뛸 요량이었으면 나도 1시간쯤 빨리 이동했어야 했다.
태풍 나크리의 영향을 아직 받지 않았던 서울 날씨는 지속적으로 데워져 한낮에는 35.8도까지 치솟았다.
이런 날 풀코스를 뛴다는 것은 목숨을 거는 행위였다.
그래도 이왕 달리는 것..... 풀코스가 낫지 않을까 했다.
풀코스는 하프코스를 2회 왕복하는 것이니 일단 달리고 나서 판단하자고 했다.
몇일 전 마라톤 훈련하다가 초죽음 상태가 되기도 했다.
뙤약볕 아래 뛰다 보니, 그것도 인터벌 훈련을 곁들여 뛰다 보니 너무 힘들어 여름에는 마라톤 대회를 나가지 말자는 마음까지 먹었다.
5킬로미터도 채 달리기 전에 이미 건너편에서 1회전 왕복을 마무리지어 가는 풀코스 달림이들이 나타났다.
정시에 출발한 사람들은 10킬로미터 부문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5킬로미터를 지나자 주로는 쓸쓸해졌다.
1회전(하프)을 해본 후 선택하기로 했다.
2시간이 넘게 걸리면 풀코스에 도전하고, 1시간 50분대에 달리면 하프로 만족하고......
반환점까지 57분 40초, 반환한 후 57분 이내. 거의 이븐페이스로 달렸다.
1시간 54분대에 레이스를 마칠 수 있었다.
컨디션이 그다지 나쁘지 않았던 것이다. 도림천 코스는 눈을 감고 달려도 될 정도로 잘 파악하고 있기까지 하니까.
운동량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골인 전 5킬로미터 남짓 남았을 때 지친 가운데에도 스피드를 올렸으니 그게 하프의 장점이었다.
풀코스를 달린다고 하면 얼마나 느린 레이스를 펼쳤을 것인가?
35도가 넘는 날씨에 장시간 노출된다는 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었다.
8월 언젠가 풀코스를 달려야 한다는 부담은 있지만 8월 31일 영동에서 풀코스를 달리기로 했으니 그때까지 몸 좀 만들어야겠다.
냉수, 콜라, 오이.....
주로에서 그렇게 먹고 바지 주머니에 넣어둔 스포츠겔은 섭취하지 않았다. 15킬로미터 이후 주머니에 넣고 달린다는 사실조차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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