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메달? 없다!
대회가 연기되었으니까.
대회가 연기된 날은 다른 대회가 있는 날이니 이 대회 메달을 받을 길은 없다.
눈이 왔다고, 날씨가 춥다고 대회를 연기시킬 수 있는가? 어이가 없었다.
올해 안에 하프 마라톤 30회 완주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생전 처음으로 뻐꾸기라도 할까?
2월 8일 현장접수하는 마라톤에라도 갈까 했지만 2월 7일 강도높은 훈련을 해 놓고 바로 다음날 마라톤을 하다니...NO NO
그것도 양말 한 켤레 주는 대회에 2만 5천원씩 내고 출전하고 싶지는 않았다.
방법을 연구했다.
12월 9일 뚝섬수변공원에서 열리는 대회가 있다.
이 대회에 가서 뻐꾸기로 뛰는 거야.
혹시 모르니까 지금까지 달고 뛰었던 배번 10여장을 색깔별 디자인별로 구비해 가서 이 대회 배번과 어울리는 것으로 달고 달리는 것이지.
아니면 단체 팀 부스에 찾아가서 부탁하는 거야. 단체 팀이니 몇 장 정도는 여분이 있을거야. 달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테니. 배번을 썩이지 말고 저한테 주세요. 제가 달고 대신 뛸게요. 그런 방법이 있지. 이도 저도 아니면 츄리닝을 입고 달리는 거야. 스태프들이나 달림이들은 내가 티셔츠에 배번을 달았을 것이라고 믿고, 날씨가 춥다 보니 츄리닝을 입어서 배번이 가려졌다고 생각할 거야. 그럼 중간에 물이나 간식 먹는 데 지장이 없지. 남의 둥지에 알을 낳는 뻐꾸기처럼 그렇게 뻐꾸기 달리기를 하면 되겠군. 양심이 허락하지 않으면 코스따라 그냥 달리기만 하고.
하지만 이 대회 역시 연기된 지 몇 일 되었다. 이 대회는 한파 때문에 연기된 것이 아니었다. 참가인원이 적어서였다.
일요일 달리지 않을 수는 없었다. 고민했다.
뚝섬유원지역에서 구리암사대교 공사현장까지 갔다 오면 하프 거리이니 그렇게 달릴까?
여의도이벤트광장에서 동호대교까지 갔다 오면 하프 거리이니 그런 방법을 쓸까?
짐은 어떻게 하지?
그래서 선택한 코스. 홈플러스 매장이 있는 월드컵공원이었다.
월드컵공원에서 출발하여 가양대교까지 나아갔다 마포대교에서 돌아오면 하프 거리이니 그렇게 할까?
내가 선택한 방법은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한바퀴 돌아 가양대교쪽으로 빠졌다 하늘공원쪽으로 돌아와 월드컵공원에서 오락가락하며 달리는 것.
출발하는 순간 바깥 온도는 영하 13.2도.
그렇다고 하여 내가 가지 않을까?
홈플러스 상암점 61번 보관함에 짐을 넣어 둔 뒤 월드컵공원으로 갔다.
눈이 쌓인 풍경이 멋지니 디카를 놓아둘 수 없었다. 달릴 때 엄청난 짐이 되었지만 사진찍을 때에는 꼭 필요하고 고마운 물건.
상의 주머니에 넣으면 사정없이 덜컥거리며 달리기를 방해하고, 손에 들고 뛰자니 균형이 맞지 않고 손도 시려워 견디기 힘든 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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