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제3회 KOREA OPEN RACE(2025/03/08)-HALF 213

HoonzK 2025. 4. 25. 21:18

 3년 내리 참가하는 대회였다. 장갑은 끼지 않았다. 웃도리 두 장을 착용했지만 안쪽은 반팔이었다. 마스크는 출발하자마자 벗었다. 일주일 전과 달리 구리쪽으로 갔다가 오는 코스였다. 공사 울타리 때문에 출발점 앞이 너무 비좁아졌다. 지독한 병목 현상으로 한동안 거의 제자리 걸음하듯이 뛰었다. 

 그동안 공사중이었던 고덕토평대교가 개통되었다. 한강의 33번째 다리로 콘크리트 사장교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라고 했다. 교각 사이 거리가 540미터로 총연장 2.04킬로미터의 교량이었다. 구리암사대교와 강동대교 사이, 마라톤 출발점에서 9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사실 이번 하프마라톤은 고덕토평대교 아래를 두 번 지나가면 되는 것이었다. 

 첫 1킬로미터는 6분 30초나 걸렸다. 다음 1킬로미터는 6분 걸렸다. 올해 첫 하프와 페이스가 어찌나 똑같은지 놀랐다. 5킬로미터도 28분 58초였으니 첫 하프의 28분 51초와 비슷했다. 2시간 이내로 완주하려면 5킬로미터를 28분 20초로 달려야 했다. 전혀 조급해 하지 않았다. 뭔가 믿는 구석이 있는 것처럼 달리는데 2시간 이내로는 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남다른 자신감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6킬로미터는 34분 30초였다. 34분 00초로 끊지는 못했지만 직전 1킬로미터를 5분 32초로 달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처음 페이스보다 1분이나 빨라졌으니 자신감이 생겼다. 팔소매를 걷어붙이고 10킬로미터까지 나아갔다. 56분 40초가 되기를..... 10초 빠지는 56분 50초였다.  반환점을 1시간 이내로 돌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 후반은 달리기가 편해지겠다 싶었다. 건너편에서 오는 윤도경 1시간 40분 페이스메이커가 나를 기억하고 오랜만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대화를 나눈 것이 2019년 12월 1일이었다. 그 때도 이 분은 1시간 40분 페메를 하고 있었고, 놀랍게도 나는 동반주를 하고 있었다. 그날 1시간 38분 47초로 골인했으니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속도였다. 그런 내가 이 대회에서는 아직  2시간 페메를 못 잡고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의 공백기가 내게는 유독 심한 타격을 입혔던 것일까?  나와 같은 시각에 출발했던 2시간 페메 두 명은 58분 40초에 반환했다. 나는 59분 26초에 반환했다. 2시간 페메와는 50미터까지 거리를 좁히기도 했지만 100미터 이상 벌어지기도 했다. 거리가 줄어들면 줄어들었지 이 무슨 일이람? 처음에는 내 시계가 고장난 줄 알았다. 

 10킬로미터 남았을 때 1시간 3분 20초가 되길 바랬다. 그러면 1시간 59분대 완주가 가능해지니까. 그런데 1시간 2분 20초였다. 언제 1분을 벌었던가? 반환한 후 들이치는 맞바람 때문에 조금 처지는 느낌이 있었지만 50초 이상의 여유는 꾸준히 유지했다. 손이 시리기도 했는데 장갑을 끼지 않은 게 잘못이었나 싶기도 했다. 찬바람에 손이 곱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처음 5킬로미터와 마지막 5킬로미터. 같은 거리를 어떻게 달리는지 살폈다. 28분 58초 걸렸던 거리를 후반에는 어느 정도 시간으로 통과할 것인가? 2분 9초 빨라졌다. 26분 49초. 그럼에도 불구하고 2시간 페메는 따라잡지 못했다. 이들의 기록은 1시간 57분 26초였다. 따라잡으려 애썼지만 끝내 따라잡지 못하고 30미터 정도 떨어져 골인했다. 

 1:57:39.53

 아직 부상 회복중이라고 하지만 지난 해보다 6분 가량 늦어진 것은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