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2024 긍정의 힘 효도밥상마라톤(2024/10/20)-HALF 208

HoonzK 2024. 12. 9. 16:47

월드컵 공원이 대회장이니 지난 9월처럼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을 감아돌며 2회전하는 코스라 판단하고 애당초 좋은 기록에 대한 기대는 접었다. 춘천마라톤을 일주일 앞두고 있으니 1시간 57분보다는 빨리 들어오자고만 마음먹었다. 
 
 날씨가 추운데 대회장에 너무 일찍 도착하면서 출발 전까지 추위를 피한다고 애를 먹었다. 화장실에 다녀오고 스트레칭까지 마쳐도 1시간 10분이나 여유가 있으니 짐 맡기는 시간을 최대한 늦추었다. 전날 아침보다 5도 이상 떨어진데다 바람까지 불어 더 춥게 느껴졌다. 집안 일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았다. 
 
 출발하기 직전 코스가 하늘공원, 노을공원쪽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처음부터 홍제천으로 빠져 한강시민공원으로 달려나가게 되어 있었다. 10월 초처럼 1시간 44분대에 도전해 보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km당 4분 58초로 일정하게 달리기로 했다. 그런데 첫 2킬로미터가 11분이 소요되면서 킬로미터당 5분 30초 페이스라는 현실 앞에서 좌절했다. 심지어 2시간 페이스메이커가 내 앞에서 달리고 있기도 했다. 2시간 페메는 3킬로미터를 넘기 전 추월했지만 보이지도 않는 1시간 45분 페메를 잡는다는 것은 너무 힘들어 보였다.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덥지 않은 대회라고 마음을 달래며 열심히 발을 놀렸다. 3.5킬로미터 거리표지석부터 4.5킬로미터 거리표지석까지의 페이스를 체크했다. 4분 48초였다. 드디어 5분 안쪽의 페이스가 나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5킬로미터는 26분 05초 01로 통과했고, 하프 반환점은 53분 13초 14로 통과했다. 돌아가는 길에 조금만 속도를 올리면 1시간 44분대는 무난해 보였다. 반환한 후 이제 바람을 등지겠구나 싶었는데 그것도 아니었다. 그냥 맞바람 느낌이었다. 치열하게 달렸다. 요즘 스트레스가 너무 많은데 스트레스가 많으면 달리기로 푸는 게 늘 좋았다는 기억이 있었다. 1시간 45분 페메만 잡으면 동반주하면서 호흡을 조절할 계획이었는데 도무지 1시간 45분 페메가 보이질 않았다. 한강변을 달리는데도 주로가 구불구불하여 시야가 자꾸만 가린 탓도 있었다. 페메를 혹시 따라잡지 못해도 1시간 44분대로는 들어가게 되는 것 아닌가, 아니, 따라잡지 못하면 1시간 44분대로 못 들어가는 것 아닌가, 오늘 페메가 일단 빨리 달리는 스타일이었던 것 아닌가.... 이런저런 생각 속에서 발걸음을 내딛었다. 홍제천에 접어 들어 월드컵공원에 들어서는 초입까지도 1:45 페메는 보이지 않았다. 골인 지점을 200미터 남겨 두고서야 페메를 따라잡을 수 있었다. 여성 페메는 보이지 않았고, 남성 페메만 있었다. 골인점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동반주고 뭐고 없었다. 시계를 보니 1시간 42분대도 가능할 것 같아 보여 혼신의 힘을 다하여 역주했다. 덕분에 1시간 42분대까지 들어갈 수 있었다. 
 
01:42:58.13
 
 
하프 완주자는 619명이었고,나는 133등이었다. 
 

 
 

 
 
 

출발할 때의 모습... 좌측 상단에 버프 쓴 내가 보인다.

 
 

이렇게까지 달릴 수 있었던 거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