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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영등포구청장배 육상대회 (2024/11/10)-10KM 143

HoonzK 2024. 12. 9. 16:48

지난 5월 26일 10킬로미터에 참가한 것이 영등포구연맹회장배 육상대회였는데 이번 대회는 영등포구청장배 육상대회였다. 지난해처럼 올해도 두 대회를 모두 참가하게 되었다.
9시 40분경 출발인데 8시도 안 되어 도착했다. 배번을 수령하러 갔더니 너무 이르다며 기다리라고 할 정도였다. 육상트랙 주변을 오락가락하다가 신정교 아래쪽 벤치에 앉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다 담배 냄새 공격도 받곤 했다. 그래도 시간이 가지 않아 스마트폰으로 책까지 읽었다. Winesburg, Ohio에서 'The Book of the Grotesque'를 완독했다.
 
 로운리맨님이 오고 있었고, 아세탈님도 왔다. 육해공의 만남은 도대체 얼마만인가? 육군 출신인 나, 해군 출신인 아세탈님, 공군 출신인 로운리맨님. 나중에 확인해 보니 세 사람이 한 군데에서 이전에 만난 것은 2018년 3월 25일 인천국제마라톤 때였다. 세상에, 6년이 넘게 흘렀다. 로운리맨님과 아세탈님은 80개월만에 만난 것이었다.
 
 날씨는 춥지 않았다. 모처럼 2019 JTBC 서울마라톤 기념티셔츠를 입고, 버프가 아닌 캡을 썼는데 아세탈님은 내게서 고수의 향기가 난다는 말도 했다. 로운리맨님은 5개월만에 출전하는 대회로 이틀 전 이런 문자를 보내왔다. 
 
 일요일 목표 기록이 얼마입니까?
저는 44분대를 목표합니다. 
 
 나는 경품 당첨이 목표라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데 역시나 로운리맨님의 승부욕은 대단했다.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로운리맨님은-주황색을 입으면 마음가짐이 다르다는 뜻인데-처음부터 앞자리에 서 있다가 맹렬하게 달려나갔다. 뒷자리를 차지하고 슬금슬금 발을 떼기 시작한 나로서는 너무 느슨한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오늘 목표는 당연히 1시간 이내 완주였다. 이전 142번의 10킬로미터 대회에서 그랬던 것처럼 1시간 이내 완주. 거리 표지판은 따로 없는 대회이니 5킬로미터 반환점, 즉 2.5킬로미터 지점에서 페이스를 확인하는데 14분이 걸리지 않았다. 1시간 이내 완주가 가능해지자 바로 승부욕이 꺽였다. 
 
 선두 주자를 인도하는 오토바이 탑승자가 나를 불렀다. 종오님이었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반환은 26분 45초. 
 3백 미터 쯤 앞서 로운리맨님이 달리고 있었다. 운동도 안하다가 5개월만에 대회에 나온 것인데 기량은 여전했다. 반환한 후 간격이 조금씩 줄긴 했지만 애당초 따라잡기에는 너무 먼 거리였다. 로운리맨님의 유니폼은 멀리서도 눈에 잘 띄어 속도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주긴 했다. 1킬로미터만 더 달렸으면 동반주할 수도 있었겠지만 50미터 정도까지만 간격을 줄여 골인했다. 51분이 걸리지 않았는데 로운리맨님은 51분을 넘었다고 했다. 늦게 출발한 덕분에 늦게 골인하고도 기록이 조금 좋았던 것이었다. 후반 5킬로미터는 24분대였다.

50분 58초
 
 주중에는 몹시 추웠지만 주말에 기온이 다시 올라 초가을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앞쪽에 달리는 사람이 옷이 흠뻑 젖어 그 정도로 젖을 정도면 나보다 두 배 쯤은 더 달려야 할 것 같아 몇 시부터 나와 얼마나 뛰었느냐고 물어보려고 가까이 갔는데 입을 다물어야 했다. 이 주자 역시 같은 대회에 참가한 사람이었다. 땀이 유독 많은 사람이었던 것이다. 아세탈님은 힘든지 걷고 있었다. 전날 헬스장에서 10킬로미터 이상 달렸다더니 대회를 앞두고 너무 힘을 뺀 것 같았다.
 
 경품 당첨을 노리고 나온 대회였지만 경품이 당첨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XX53 배번인 사람은 선물을 모두 받아가라고 해서 나갔더니 물티슈(100장 들이)였다. 물티슈를 받아가는 내게 종오님은 그래도 내가 무어라도 받아가니 좋다고 했다. 로운리맨님과 아세탈님은 내가 경품이 당첨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세 사람의 회식 장소는 뼈다귀해장국집이었다. 지난 해 만원이었던 해장국은 1천원이 올라 있었다. 근처 사시는 희수형님에게 연락드릴까 하다가 말았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안 희수형님은 연락을 하지 그랬냐고 했다. 
 

 
 

 
 

신도림역에서 내려 대회장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도중에 스트레칭을 마쳤다.

 

칩이 없으니 자체 측정을 했다.

 

간만에 먹는 오목교역 근처 뼈다귀해장국

 

경품 당첨된 물티슈 캡형 100매

 

아세탈님과 투샷.... 로운리맨님이 찍어주었다

 

경품 당첨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