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연휴 다음날 아침 외출하기 직전 지하실 입구 수도 꼭지의 하자를 발견했다.
물이 졸졸 흘러나와 수도꼭지를 잠그는데 이내 풀려 버렸다.
물이 콸콸 쏟아졌다.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철물점으로 달려가 수도꼭지부터 샀다.
간단하게 교체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오전 일정을 모두 날렸다.
몇 일 동안 밸브 접합부를 만져보니 좀 젖어 있었다. 해체해서 실 테이프를 다시 감아 재결합할까 했지만 물방울이 맺히는 건 아니고, 물이 흐른다고 해도 아랫쪽에 대야가 놓여 있으니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총 소요 비용은 수도꼭지, 실 테이프, 밸브 구입비 9천 9백원이니 만 원이 들지 않았다. 만약 기술자를 불렀으면?
필요없게 된 밸브 두 개는 환불받았다. 2,500원을 내어주는 철물점 사장의 표정이 그리 좋지 않았다. 다음에 쓸지 모르니 그냥 갖고 있을 걸 그랬나? 단돈 몇천원 때문에 곱지 않은 눈길을 받는 건 좀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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