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애환(讀書哀歡)

책팔기의 어려움 2-알라딘 중고서점(2021/11/28)

HoonzK 2021. 12. 14. 17:54

알라딘 중고서점 수유점에 책을 팔기 위해 25권을 가져갔다.

팔 수 있었던 것은 고작 네 권이었다.

도서 바코드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서, 소장 보유량이 넘쳐서, 젖었다 마른 흔적이 있어서..... 매입이 거절되는 이유는 여러가지였다.

직원이 도서 상태에 따라 최상, 상, 중으로 구분하여 데스크에 올려 놓을 때는 꽤 팔 수 있겠구나 싶었지만 바코드를 찍을 때마다 내게 돌아오는 책이 늘어나고 있었다. 큰일났네, 하는 내 중얼거림은 반복해서 튀어나왔다. 이걸 어떻게 도로 가져가나?

 

<무기여 잘 있거라>

<소년병, 평화의 길을 열다>

<우리 전래동화 13가지 이야기>

<교과서 전래동화-개정판>

 

이렇게 네 권을 팔았는데 원래 가격에서 몇 프로를 깍아 금액이 산정되지는 않았다. 모조리 균일가로 처리되었다.(최상, 상, 중 구분할 필요도 없겠다. 모두 균일가라면) 500원, 900원, 1,100원, 1,100원. 내가 받은 돈은 3,600원이었다. 내가 가져간 도서의 무게는 10킬로그램쯤 될텐데 고물상으로 갈 경우 1,500원을 받게 된다. 단 몇 권이라도 팔 수 있다면 책의 가치를 무게로 판정하는 고물상보다는 더 받는 것이다. 그걸로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카트를 무겁게 끌고, 장까지 보아 무게를 늘여 도로 끌고 오는 느낌은 싫었다. 아무래도 보람이라곤 없는 중고서점 판매 시도였다.

 

카트를 꽉 채워 25권을 담았다.

 

여기서 반만 팔 수 있어도 성공이라고 믿고 1.5킬로미터를 이동했다.

 

축구 관련 도서는 일단 제외시켰다.

 

알라딘 중고서점 매입 데스크에 도서를 올렸다.

 

직원의 판정을 기다렸다.

 

돌아올 때 쑥 내려가야 할 카트의 공간이 오히려 부풀어 올랐다. 중고서점 근처에 있는 수유마트에 들르지 않을 수 없었다.

 

500밀리 생수 20개를 구입한 것이 짐을 늘렸다.

 

생수 아래쪽에는 책이 수북하다. 직원과 나, 두 사람 다 시간만 낭비하게 한 책이다.

 

판매하지 못한 책은 고물상 판매가 예약되었다.

 

고물상으로 갈 경우 이제 책은 사라진다고 보면 된다. 거기서 골라내어 누군가 읽게 되는 일은 결코 없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