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쳤다.
고단했다. 몸을 추스려 움직였다. 오전 11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사흘만에 고물상에 들렀다. 월요일은 재활용품 수거 차량이 들어오고, 일요일 휴업으로 밀린 재활용품 판매자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될 수 있는 한 피해야 하는 날이었지만 미루어야 할 이유는 너무 많으니 그냥 고물상에 들렀다. 아마 손수레도 다 빌려가고 없을 거야, 되뇌이며 1킬로미터 남짓 산책한다고 생각하지 하면서 터덜터덜 걸어갔다. 그런데 손수레 한 대가 남아 있었다.
이번에는 파지를 끈으로 묶어서 싣지 않고 실은 다음 손수레에 달린 끈으로 감아 돌리기로 했다. 시간이 더 걸렸다.
내가 파지를 실은 손수레를 밀고 고물상 앞에 닿았을 때 대형 수거 트럭이 저울 위로 들어오고 있었다. 싣고 온 박스를 바로 처리하지 못한 할머니는 트럭 들어오기 전에 계산 좀 해 주지 하면서 펄펄 뛰었다. 고물상에는 입구에 보조 저울이 있으니 트럭이 대형 철판 저울을 차지했다고 하더라도 무작정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시간이 없다고 애를 태우던 할머니는 돈을 받자 공원 옆 정자에 앉아 쉬고 있었다.
내가 갖고 간 수레는 112킬로그램, 파지 순무게는 68킬로그램이었다. 킬로그램당 130원씩이니 8,840원이었다. 만원은 넘을 줄 알았는데...... 사장은 만원 지폐를 꺼내면서 혹시 천원짜리 한 장 없느냐고 물었다. 9천원으로 쳐준다는 뜻이었다. 80원이던 파지 가격이 130원까지 올라서 꽤 받은 셈이었다. 지난번 시세라면 5,440원만 받았을텐데 같은 무게를 처리하고 3500원을 더 받은 셈이라 만족했다. 돌아나올 때 헌옷값을 물으니 300원이라고 했다. 지난번보다 세 배 높은 금액이었다. 몇 년 동안 모아 놓은 헌옷, 신발, 이불을 250원만 되어도 처리하겠다고 마음먹고 있었으니 점심 먹고 고물상에 다시 가기로 했다.
오전에 빌렸던 수레를 또 빌리게 되었다. 헌옷과 신발은 비닐봉투에 담겨 있으니 그대로 갖고 나와 실으면 되었다. 몇 년 전 해체한 데스크탑 컴퓨터 몸체와 토스터기도 실었다. 모두 같은 가격대라 계산이 편해졌다. 오전보다 10킬로그램 늘어난 122킬로그램, 10킬로그램이 늘어났을 뿐이지만 받은 돈은 두 배 이상이었다. 23,500원을 받았다.
7월초에 수레를 세 번 끈 결과 번 돈은 정확히 8만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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