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의성육쪽마늘 가격이 예년보다 훨씬 비싸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경제적 박탈감이 느껴졌다. 조금 작은 마늘의 경우 지난 해 2만원이 채 되지 않았는데 들어와 있는 크기는 하나 뿐이었고 한 접이 5만원 가까운 금액이었다. 어디 가서도 이렇게 싼 가격은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바로 구입할 수는 없었다. 구입하지 않았는데도 너무 가난하다는 느낌으로 우울해졌다. 4년 내리 마늘을 샀던 가게의 사장이 바뀐 것도 우울함을 부추켰다. 2017년부터 매년 7월이면 의성마늘을 세 접씩 사던 루틴을 이제 끝낼 수밖에 없었다. 낯선 사장이 주는 거리감은 예년보다 비싸진 마늘 가격 때문에 더 커졌다. 이제 장사를 하기에는 너무 노령(老齡)이라는 전 사장님과 통화한 후에는 더 우울해졌다. 이렇게 다들 떠나가는구나. 나이를 먹으면 더 이상 의욕적인 활동을 할 수 없는 것이구나. 젊을 때는 그저 추상적으로만 인지했던 감정이 점점 생생하게 다가오는구나. 세월 앞에 장사 없구나. 피할 길은 없구나. 점점 움직임이 줄어드는 삶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구나. 이제 다시는 마늘을 사러 강남상회까지 올 일은 없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 한 세대가 저문 비애를 가슴에 새기게 된다. 상실의 슬픔은 앞으로도 더 자주 찾아올 거다.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피할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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