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文化生活)

영화 <조조 래빗>을 보다(2020/02/05)

HoonzK 2020. 2. 13. 20:37

좋은 일을 하지 말고 좋아하는 일을 하라.
바람직한 일을 하지 말고 바라는 일을 하라.
해야 하는 일을 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하라.


우울증에 빠진 사람이 이 문구를 읽고 큰 힘을 받았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조조 래빗>을 보면서 이 글을 뒤집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지 말고 좋은 일을 하라.
바라는 일을 하지 말고 바람직한 일을 하라.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말고 해야 하는 일을 하라.


히틀러를 우상으로 삼고 언젠가 히틀러의 심복이 되기를 꿈꾸는 10세 소년 조조 베츨러는 어떻게 가치관이 뒤집히는가? 독일소년단 유겐트의 일원으로 늘 상상 속의 히틀러와 대화하며 Heil Hitler를 연호하던 이 아이는 어떻게 Fuck off Hitler를 외치며 히틀러를 창밖으로 차 버리는가? 자신의 신발끈을 묶을 줄도 모르는 아이가 어떻게 다른 사람의 신발 끈을 묶을 수 있게 되는가? 유대인을 뿔달린 괴물이며 악마라는 편견을 갖고 있던 아이가 유대인도 자신과 같이 감정을 가진 인간이라는 사실을 어떻게 깨닫고 돕게 되는가? 


나치즘과 홀로코스트를 다루는 이야기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흥미와 작품성을 모두 갖춘 수작이다. 전 세계 영화제에서 23개의 상을 받았고, 제92회 아카데미상에 6개 부문 후보로 올랐다.


비틀즈의 'I Want to Hold Your Hand'로 문을 연 영화는 데이비드 보위의 'Heroes'로 문을 닫는다. 마지막 장면의 조조와 유대인 소녀 엘사의 춤은 최고의 엔딩이다.


 릴케의 시가 마무리한다.


Lass dir Alles geschehn: Schönheit und Schrecken.
Man muss nurgehn.
Kein Gefühl ist das fernste.


Let everything happen to you: beauty and terror.
Just keep going.
No feeling is final.



코로나 19 때문에 관객이 대폭 줄었다.



늘 하던대로 서울극장에서 보았다. 5천원 관람권을 써서.....




감독 타이카 와이티티가 상상 속의 히틀러 역할을 맡았다.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는 10세의 조조 베츨러(래빗)를 연기했다. 제25회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아역배우상을 수상할만 했다.


서울극장 로비에는 방역을 실시했다는 공지가 붙었다. (코로나 19 때문에 사실 가기가 꺼려졌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