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겐 니콘 카메라 두 대가 있다.
버려야 하는 한 대와 이상 징후를 나타내는 한 대.
두 대 모두 살 때부터 중고 카메라라 다른 사람의 손때가 많이 묻은 것이었다.
내가 이후 묻힌 손때에 비하면 아주 조금이겠지만.....
버려야 하는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이랬다.
축구대회 입상 기념 사진인데 이 지경으로 찍혔으니...... 촬영하면서 아무리 세팅을 조정해도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 해 5월 이후 이 카메라는 방치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훨씬 낫겠다.
다른 카메라 역시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DSLR 카메라 가격이 한 두푼도 아니고......
사진 촬영을 자주 하다 보면 카메라는 언젠가 고장이 나기 마련이다.
남은 카메라 역시 전원이 나가거나 셔터스피드가 제멋대로 변하면서 문제를 일으켰다.
카메라를 구입한 곳을 찾았다. 2019년 1월 2일.
주말까지는 수리를 해달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잠시 싸웠다.
카메라의 문제를 사진사의 문제로 넘기려는 판매상 때문에......
왜 세팅을 그렇게 해서 찍느냐는 반문을 하면서.....
지난 해 11월 촬영한 사진의 결과물을 일일이 보여주어야 했다. 봐요. 이건 제가 설정한 대로 나오지요? 하지만 이번에 찍은 사진을 보세요. 제가 세팅을 1000분의 1초로 했는데 2000분의 1초가 되고, 카메라 전원이 완전히 나가고..... 마치 이것은 내가 카메라 판매상을 교육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내 목소리가 슬슬 높아지니 다른 직원이 무슨 일 때문에 그러시는데요. 아니, 제가 같은 이야기를 또 설명해야 해요?
어쨌든 주말까지는 수리해 주겠다는 약속은 받았다.
.....
.....
그런데 연락이 없었다. 수요일, 목요일, 금요일, 토요일까지도.....
최소한 수리를 할 수 있는지, 수리 비용이 얼마나 드는지는 알려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토요일 오전 전화를 걸었다. 아무것도 진척이 된 것이 없었다. 수리 센터에서 아무 답도 얻지 못했다는 말만 거듭했다.
속이 부글부글 끓는데 목소리를 가라앉히고 말했다.
그냥 찾아갈게요. 사진이 전혀 찍히지 않는 것도 아니니 다음에 여유 있을 때 수리 부탁할게요.
직원은 바로 카메라를 찾아다 놓겠다고 했다.
잠시 후 연락이 왔다.
선생님, 죄송해서 어떡하지요? 토요일이라 수리센터 직원이 출근을 하지 않아서요.
꾹 참았다.
그럼 월요일 찾아가지요.
2019년 1월 7일 월요일 카메라를 찾았다. 5년 동안 꾸준히 찾아온 단골이지만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마음먹었다.
최근에 문제를 일으킨 카메라는 놓아두고 지난 5월 이후 건드리지 않았던 카메라를 들고 수리전문점으로 갔다.
판매점을 거치는 중간 루트를 생략한 것이었다. 다만 너무 오랜만에 가는 것이라 사장님이 나를 기억할까 궁금했다.
D50을 쓸 때 숱하게 수리를 맡겼던 터라 혹시 기억할 수도 있겠지 하면서.....
야구광인 사장님은 나를 기억했다. '강'씨 인것도 기억했다.
카메라 매장에서는 그냥 폐기하라고 했던 카메라에 대해 어떤 말을 할까 궁금했다.
에러가 자주 나는 상태를 점검하더니 '미러'를 교체하면 되겠다고 했다. 그렇게 간단한 것이었나?
남대문 지하상가 스피드카메라를 오랜만에 찾았다. 못해도 6년만이었을 것이다.
판매상은 수리 센터로부터 들었다는 설명을 메모해서 내게 전해주었는데 이건 전혀 새로울 것이 없었다. 수리를 의뢰했던 당일 들었던 말이었다.
이 설명을 적어 수리센터에 가져 갔는데 수리센터 직원은 접수만 하고 몇 일 동안 내 카메라를 전혀 손도 대지 않았던 것이다.
무상 수리가 보장되지 않는 한 판매상을 거치지 않는 게 나을 것이다.
몇 달 동안 건드리지 않았던 카메라를 구입했던 판매점에 들렀다.
처음 구입했을 때 바로 문제를 일으켜 수리한 적이 있었다. 니콘 렌즈는 모두 이 매장에서 샀다.
내게 카메라를 팔았던 직원이 카메라를 살피더니 그냥 버리라고 했다. 수리할 돈으로 좀더 좋은 카메라를 사면 안되느냐고 했다.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닌데요.
남대문에 가면 중고카메라 기종이 다양하다. 렌즈도.....
그다지 욕심은 나지 않았다. 욕심을 낼 형편도 안 되고.....
카메라를 업그레이드시키기 보다는 사진 찍는 능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어서......
남대문.... 슬슬 해가 져가고 있었다.
근처에 계신 希洙형님을 만났다. 간식거리를 챙겨주셨다.
수리를 마친 카메라(2019/01/16)
일주일 전에 수리가 끝났는데 남대문에 나갈 기회가 없어서 뒤늦게 찾아왔다.
작동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미러를 교체했다고 했다.
사진을 찍어보니 잘 나왔다. (그 사진은 다음에 올립니다)
사장님은 스마트폰으로 촬영 저장해두었던 내 카메라의 분해 모습을 보여주었다.
스마트폰을 쓰지 않았던 때 수리를 의뢰했던 것이 이전 만남이니 6년이나 되었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카메라는 좀더 놓아두었다가 수리를 의뢰해야겠다. 구입했던 매장 말고 스피드 카메라로 가서...... 메인보드를 갈게 되면 새것을 사는 게 나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일이 없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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