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순간

<공복자들> 따라하기(2018/12/17~18)

HoonzK 2018. 12. 19. 22:18

  2018년 9월 30일부터 3주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MBC에서 방영했던 <공복자들>, 12월 7일부터 매주 금요일밤 정규편성이 되었다. 여기 출연자들은 각기 24시간 굶기에 도전한다. 누구는 성공하고 누구는 실패하고..... 그 에피소드가 흥미진진했다. 나같이 먹기 좋아하는 사람이 24시간을 굶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언젠가 한번 도전해야지 하는 마음을 먹고 있다가 12월 17일 오후 24시간 공복에 도전했다. 마실 수 있는 것은 생수 뿐. 12월 17일 오후 4시 37분부터 12월 18일 오후 4시 40분까지 굶었다. 굶기 전 국수를 먹었고, 미션 성공 후 국수를 먹었다. 24시간 동안 마늘 껍질을 까고 가는 일을 했고, 우이천에 나가 10킬로미터 이상 달리기도 하고, 장도 보고 요리도 했다. 맛있는 음식을 만들면서 먹지 말아야 하는 고통이라니. 휴대폰 매장에서 제공하는 커피를 거절할 때 힘들었다. 더욱이 운동할 때 아에드를 마시지 못하는 것도 여간 어렵지 않았다.


 도전 당일 저녁을 굶고 다음날 새벽 1시까지 마늘을 까는 작업을 하는데 습관적으로 과자를 찾고 있는 모습에 놀랐다. 모닝 커피를 만들어 마셔야지 했다가 그럼 안 되지 하기도 했고, 요리하다가 맛을 보는 일도 철저히 자제해야 했다. 달리기할 때 너무 느린 것이 햄스트링 부상 때문은 아닌 것같았다. 에너지가 없어 제대로 못 뛰는 것일 수도 있었다.


 24시간만에 음식을 먹으니 그 느낌이 매우 생소했다. 감격스러운 기분도 들었다. 음식의 소중함 을 깨달았다는, 그런 구태의연한 말같은 것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미묘한 만족감에 한동안 사로잡혔다. 굶었다가 먹으면 배탈이 날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이런 것은 가끔 해 보는 것도 좋겠다.



 공복 도전에 앞서 초계국수를 만들어 먹기로 한다.



 국수를 삶았다.



찬물로 헹구어 면발을 쫄깃쫄깃하게 만들어준다.


 초계 국수를 맛있게 먹는다. 좀 많이......


 식사를 마치고 나니 16시 37분이다. 이제부터 24시간 동안 굶어야 한다.


국수를 많이 삶아서 보관해 두기로......


굶은 지 9시간이 지났다. 마늘을 까느라 새벽 1시가 다 되었다. 평소라면 저녁을 먹었더라도 야식까지 챙겨먹어야 했다.



 다음날 아침이다. 어느덧 15시간이 지났다. 9시간만 기다리면 먹을 수 있다. 아세탈님이 선물한 맛밤이 유혹하는데.....



간밤에 만들어 놓은 호박무침도 있지만.....


 최고의 고비.... 우이천에 가서 10킬로미터 남짓 달려야 한다.


 강북구청 마라톤 대회 출발지......


서리가 끼어 있었다. 여전히 추운 날씨였다.


아에드를 마시지 못하는 슬픔. 생수만 마실 수 있었다.


5킬로미터 남짓 달리고 나니 9시 37분이 되었다. 굶은 지 17시간째.....



산책로 구간에는 아직 눈이 녹지 않았다.


눈을 밟으며.....


화장실에서 사진 찰칵.



조금만 더 버티자......



햇빛을 등지고 데크를 따라 달린다.


뚝방길 제3전망대에서 팔굽혀펴기도 한다.


강북문화정보도서관에 들러 책을 반납하고 책 두 권을 대출했다.


강북문화정보도서관 2층.


돌아오는 길에 생선을 샀다.



동태 세 마리를 샀다.


생선을 사기 전에 야채 가게에도 들렀기 떄문에 짐이 늘었다. 팔근육이 당길 정도로..... 배는 고픈데 힘을 더 쓰고 있었다.



콩나물, 숙주나물 무침을 만들어야 하니 더 힘들었다. 먹을 것을 만들면서 먹지 못하는......




 마늘도 갈아야 했다. 마늘을 가는 시간이 오래 걸려 어느새 공복 24시간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10분 뒤에는 먹을 수 있다.


 고기를 구워주고.....


어느새 5분도 남지 않았다.


고기 어묵 국수를 만들어 먹기 직전이었다.



앗! 24시간 1분이 지났네. 먹어라. 먹어.




24시간 2분이 지났다.




김치까지 올려서 고기 어묵 김치국수로 만들어 먹었다. 잘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