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물금에 있는 축구장에 가야 했다.
허수아비님께 문의한다. 가까운 곳에 사니 잘 아실 것같아서.....
축구장 세 군데가 검색된다는 연락을 받았다. 서울을 떠나기 몇 시간 직전 양산디자인공원축구장으로 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내었다.
토요일이 된 새벽 0시 40분 버스를 타고 부산터미널로 갔다. 앞좌석에 앉은 승객이 뒷사람을 고려하지 않아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마라톤 대회에 갈 때와 다름없이 날을 샜다. 차내 텔레비전을 통해서 아시안컵 2차전 경기가 나오고 있었다. 새벽 1시부터 3시까지는 텔레비전 모니터로 눈이 가 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18번 좌석이 아닌 9번이나 12번 좌석을 선택했어야 했다. 어렵게 경기를 보았다. 답답한 마음으로.
낙동강의성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는데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는 꾸준히 내렸다.
새벽 4시 40분쯤 두실역에서 대부분의 승객이 내리고 노포동 터미널에서 나머지 승객이 내렸다.
부산에 왔으니 부산우유를 사 마셨다.
5시 8분 다대포해수욕장행 전철을 타고 부산역으로 갔다. 40분이 좀 넘게 걸렸다.
부산역 건너편에서 시락국밥을 먹고 7시 2분 부산역 출발 무궁화호를 탔다. 7시 30분 물금역에 도착했다. 물금역 바로 전 정차지가 화명역이었다. 허수아비님이 사시는 곳.
허수아비님을 뵐 수 있으려나?
물금역 역사 내 벤치에 앉아 잠시 눈을 감고 있었다. 등받이가 없어 매우 불편했다. 그래도 1시간 쯤 눈을 감고 있었던 덕분에 생명을 보전할 수 있었다.
축구장까지는 2킬로미터 남짓 걸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겨울비 속에서 카메라 셔터를 눌러야 한다는 것인데 날을 잡아도 참 잘못 잡았구나 싶었다.
축구장에는 오후 4시까지 있었다. 어차피 사진 촬영은 여러가지 제한 사항을 극복하는 행위이니 힘들면 힘든대로 견디었다.
허수아비님을 뵐 수 있으면 오후 6시가 다 되어 떠나려고 했지만 허수아비님의 퇴근이 늦어져 끝내 뵙지 못했다.
16시 38분 무궁화호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왔다. 옆 좌석 승객이 진상이라 아주 불편했다. 입석 승객이 가득 들어찬 열차 안을 비집고 들어가 내 좌석에 앉으려고 하는데 창측 좌석에 앉아 있던 아주머니가 내게 소리를 질렀다. 자신을 깔고 앉을 셈이냐고? 알고 보니 이 아주머니는 두 좌석을 차지하고 있었고 나는 승객들 때문에 좌석을 제대로 내려다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옆 승객은 내가 앉기가 무섭게 신발을 벗어 수납 그물에 끼웠고 맨발을 올려 앞좌석 등받이에 내내 대고 있었다. 건드리기도 자주. 짜증.... 1시간 10분이 고역이었다. 당신 안방이요? 다른 사람들 생각도 안 해요? 그렇게 말해야 했는데 끝내 못했다.
삼랑진 밀양 청도 경산을 거쳐 천천히 달리는 열차 속에서 도보 여행할 때의 추억을 되새기거나 책을 읽으면서 버티었다.
동대구역에서 서울역까지는 독서와 수면을 번갈아 했다.
너무 지쳤다.
새벽 5시가 되기 전에 부산에 도착했다. 양산에 가기 위하여 경유지로 선택했다.
이동하는 동안 책을 읽어 완독했다.
부산에 도착하자마자 간식을 준비했다.
부산에 왔으니 부산우유를 마셔주어야지.
다대포해수욕장행 부산지하철 1호선..... 5시 8분이 첫차였다.
부산마라톤 때 종점까지 타고 가 본 일이 있어 익숙한 열차였다.
부산역에 왔다.
밥을 먹어야 하는데.....
시락국밥을 먹었다. 밥부터 반찬까지 모조리 식물성.
서울에서 자주 볼 수 없는 메뉴라 선택했다.
싹 비웠다.
따뜻한 숭늉을 마셔주고.....
부산역 맞은편에 있어서 찾기 쉽다.
물금역.... 오전 8시 21분...
비를 맞으며 걸었다. 상가의 건물이 균일한 외관과 형태로 지어져 있었다.
디자인축구공원 도착
양산시 유소년 축구 페스티벌에 참가한 팀이 플래카드로 소개되어 있었다.
축구 때문에 양산에 온 것은 9년만이었다.
시합을 준비하는 선수들.....
구름이 내려앉아 있었다. 그래도 정오가 가까워지자 비는 내리지 않았다.
이런 고층 아파트가 양산에 세워진 이유는 뭘까 궁금했다.
이 아파트에 모두 입주했을까?
아무리 봐도 유동 인구가 많아 보이지는 않은데.....
물금역을 내려다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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