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제17회 LOVE米 농촌사랑마라톤대회(2018/10/20)-HALF 168

HoonzK 2018. 10. 24. 15:30

올해 들어 치솟은 쌀값이 도무지 떨어질 줄을 모른다. 엄니식당 사장님도 쌀값이 이렇게 비싼 적이 없었다며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했다. 지난 해 20킬로그램 백미 가격이 4만원을 넘지 않았는데 올해는 10킬로그램 백미 가격이 4만원에 육박하니 나 역시 쌀을 구입할 때마다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이 지경이니 북한에 쌀을 보내준 때문이라는 괴담까지 도는 것 아닌가? 결국 쌀 구입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법은 기념품으로 쌀을 주는 대회를 참가하는 것이다. 그런데 쌀을 주는 대회를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올해는 철원DMZ 국제마라톤마저 철원오대쌀 기념품을 포기했고, 수시로 양구 오대쌀을 기념품으로 내걸었던 전마협도 쌀 기념품을 뺐다. 러브미 농촌사랑마라톤대회는 늘 해오던대로 완주 기념품으로 쌀 2킬로그램을 제공한다고 하니 서둘러 참가 신청을 하였다. 춘천마라톤 일주일 전에는 하프 마라톤을 달린다는 스케줄에 맞추어 하프 종목을 신청했다. 여의도 한강공원이벤트광장과 마곡대교 사이를 왕복하는 코스라 지난 해 달렸던 김대중노벨평화마라톤대회 코스와 동일했다. 자연스럽게 지난 해 1시간 39분 21초의 기록과 어느 정도 차이가 날까가 관심사가 되었다.


 이벤트광장 옆의 잔디는 농업관련 단체 부스로 가득 들어찼다. 잠깐 기웃거리며 배즙과 홍삼즙을 얻은 뒤 달릴 준비를 하였다.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 건강이 보탬이 되는 물품을 가방 한가득 채울 수 있겠지만 그럴만한 여유가 없었다. 대회 규모가 매우 컸다. 사회자가 배동성씨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출발선에서는 1시간 40분 페이스메이커부터 찾았다. 어떻게든 따라가봐야지 하는 마음을 먹고 출발했다. 무난하게 따라갈 수 있어 다행이다 싶었다. 한 명의 페이스메이커가 뒤쪽에서 나타났다. YDK씨였다. 인사를 드렸더니 오랜만이네요라고 하며 나를 기억했다. 오늘 도움을 많이 받겠습니다라고 한 뒤 묵묵히 달렸다. 첫 1킬로미터는 5분이 걸렸다. 2킬로미터는 10분이 걸렸다. 그런데 YDK씨는 내 옆에 있었다. 이 페이스는 1시간 45분이 넘는 페이스인데 1시간 40분 페이스메이커가 너무 늦는 것 아닌가? 늦게 발동을 걸려고 그러는가? 또 한 분의 페메는 앞쪽에 있었지만 그 분도 1시간 40분 페이스보다는 꽤 늦었다. 내 몸은 너무 가라앉아 있어 페메가 속도를 내주지 않은 것이 고맙긴 했지만 이렇게 초반에 늦게 달리면 후반에 스퍼트하느라 고통에 시달릴 게 뻔했다. 여성 마스터즈 1인자 LJS씨가 2킬로미터 남짓 뛰다가 포기하고 되돌아오고 있었다. 50만원 농산물상품권과 허브한돈 선물세트 1호의 주인공이 되고도 남았을 사람인데..... 이런 모습은 처음이었다. 마스터즈 고수라도 어쩔 수 없는 날이란 게 있나 보다.



 3킬로미터 이후 조금씩 빨라지는 페메. 속도를 제어하는 맞바람. 점점 처지는 강건달. 6킬로미터쯤 달리자 앞쪽에서 달리던 페메 풍선이 날아갔다. 이제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풍선은 한 개밖에 남지 않았다. 백 여 미터 떨어졌던 페메와 다시 나란히 달리게 된 것은 8킬로미터 이후였다. 9킬로미터를 지나서는 페메 앞으로 나아갔다. 10킬로미터 통과는 48분 정도. 반환점을 50분 03초 89에 돌았다. 왔을 때보다 돌아갈 때 조금만 빨리 뛰어주면 1시간 39분대로 골인할 수 있을 듯. 이제 맞바람은 사라졌지만 햇볕을 마주하고 끝까지 달려가야 했다.


 참으로 꾸준히 힘들었다. 이렇게 몸이 풀리지 않는 레이스가 있을까? 어느 정도 달리면 씽씽 내달려야 하는 것 아닌가? 오늘 같은 날은 10킬로미터, 아니 5킬로미터만 뛰어도 힘들어 죽겠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을 날이었다. 그렇게 힘든데도 줄기차게 앞 주자들을 제치고 있었다. 13킬로미터를 지나 한 분을 제쳤는데 그 분은 꾸준히 나를 따라왔다. 뒤에서 타닥거리는 발걸음 소리가 경고음처럼 들려 견딜 수가 없었다. 그 소리를 떨쳐내기 위하여 조금만 더 빨리 발걸음을 놀렸다. 15킬로미터를 넘어서는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뛰기 싫은 몸을 추스리며 추월을 거듭하고, 1시간 39분대가 가능한지 계산하고 또 계산했다. 마라톤 후반에 시간을 체크하는 습관 덕분에 암산 능력이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다고 마음을 달래면서 속도를 높였다. 4킬로미터쯤 남았을 때 10킬로미터 종목에 출전하여 마라톤TV 주최 대회를 홍보하며 열심히 달리고 있는 마라톤TV 사장님을 만났다. 응원을 주고 받았다. 곳곳에 10킬로미터 후미 주자들이 걷고 있었다. 걷고 있으면 10킬로미터 주자, 달리고 있으면 하프 주자였다. 1시간 38분대 골인이 예상되는데 스피드를 좀더 끌어올렸다.



1:37:42.193


 갈 때는 50분 03초였지만 돌아올 때는 47분 39초였다.


코스 최고 기록을 세운 것인가? 이 코스의 최고 기록은 지난 2014년 11월 1일 제10회 한중일 금융보험인마라톤대회에서 세운 1시간 37분 58초 64였으니, 이번에 세운 기록이 코스 최고 기록이 맞았다. 하프를 1시간 30분대로 달리게 된 것은 6개월만이었다.



 최초 참가의 목적. 완주자 지급품인 쌀을 받았다. 10킬로미터 완주 메달을 받아 하프 완주 메달로 바꾸어야 했다. 완주 메달을 꼭 확인하는 습관 덕분에 엉뚱한 완주 메달을 받고 그냥 오는 일은 없었다. 엄니식당에서 나홀로 제육볶음 부추비빔밥을 먹었다. 점심 때라 사장님은 눈코 뜰새없이 바빴다. 후다닥 먹고 나왔다. 쌀값이 비싸 죽겠다는 말만 여러 번 듣고.... 저녁에는 JT님과 불고기 백반을 먹고 후식으로 바닐라 라테를 마셨다. 다음날 또 한번의 하프가 있는데 육류를 과다 섭취하고 있었다.
 



여의도 이벤트광장과 마곡대교 사이를 오가는 코스 최고 기록이었다.


대회장 도착. 오전8시 45분... 다른 대회보다 여유가 있었다.



도라지 참배즙을 얻어서 먹었다.



단체 부스가 매우 많았다.







여러가지 건강식품도 소개되어 있었다. 다양한 쌀도 소개되었는데 완주한 후에야 찾으니 철수해버려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완주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공원사랑 마라톤대회 안내문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엄니식당에서 혼밥을......



제육볶음



우렁된장까지.....







기념품은 필라 티셔츠






내가 바랬던 것은 이 완주자 지급품이었다. 대회장에 가서 직접 받아야 하는 물품이 쌀이었다.

2킬로그램밖에 되지 않지만 요즘 쌀값이 비싸 매우 가치있는 물품이었다.


총 6킬로그램을 확보했다.



선블록도 있고....

참마두유는 완주 후 부스를 기웃거리다가 받은 물품이었다.



완주자 지급품 안에 유인물 한 장이 있었다.









이 코스는 풀코스를 달리면서 자주 다녀서 친숙했지만 하프로만 달린 것은 16개월만이었다.




JT님과 먹은 불고기백반.



이디야 커피에서 마신 바닐라 라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