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애환(讀書哀歡)

불패의 검성 '미야모토 무사시' 10권 장편소설

HoonzK 2017. 12. 11. 21:23

 미야모토 무사시는 1584년생으로 병법에 심취하여 천하의 검객과 승부를 겨루었다. 전국 방방곡곡 고수들과 60여 차례 겨루었지만 한 번도 지지 않았다. 13세부터 29세 때의 일이었는데 이 기간 동안 요시오카, 사사키 고지로와의 대결이 포함되어 있다. 간류지마의 결투(巖流島の決闘)로 알려진 고지로와의 결투에서 무사시는 목검으로 상대를 제압하였다. 나이가 든 후에는 병법을 연구하여 <오륜서>도 집필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의 내용을 정리함]


 미야모토 무사시의 <오륜서>는 한번 살펴본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미야모토 무사시의 삶을 다룬 소설을 읽었다.


不敗의 劍聖 미야모토 무사시.


요시카와 에이지의 10권 소설을 한달에 걸쳐 읽었다. 강북문화정보도서관에 들렀을 때 새로 들어온 책이 열 권이 신착 서가에 꽂혀 있었다. 우선 1, 2, 3권을 빌렸다. 내가 선수를 쳤기 때문에 몇일 후 확인하니 이 책을 읽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예약을 하고 있었다. 그 덕분에 일찍 읽었다. 한 권을 대출 기간인 14일이나 붙들고 있다간 이 책을 읽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견딜 수 없을 것 같았다. 뒷사람들을 위하여 밀어붙이기 독서를 했다. 앉은 자리에서 100쪽을 넘게 읽는 일은 다반사였고, 바로 한 권을 다 읽어 버리기도 했다. 그리고 반납하면 여지없이 누군가 예약한 도서라는 공지가 떴다. (예약된 도서일 경우 자동 반납기로 반납할 수가 없다. 꼭 사서에게 반납해야 한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불패의 신화로 알려진 검객이다. 처음 이 책을 잡을 때는 타이틀 매치 중계 보듯이 누구와 대결해서 어떻게 이겼다라는 서술을 내내 접할 줄 알았다. 60번을 대결하여 모두 승리하였다고 하니 당연히 그런 이야기로 소설이 쓰여질 줄 알았다. 60번을 모두 기록하지는 않더라도.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검객이 어떻게 나타났는지에 대한 소개는 친절하게 되어 있지만 무사시가 대적했던 상대는 극히 제한적으로 다루고 있다. 사사키 고지로와의 대결을 결말로 잡고 밀어붙였다. 장검 모노호시자오를 쓰는 고지로와 어떻게 대결하게 되는지 따라가는 재미는 있지만 무사시의 전적을 보고 싶었던 나로서는 조금 아쉬웠다. 하지만 검에 인생을 걸고 수련을 거듭하는 무사시의 삶은 인상적이었다.


 검에 인생을 걸자! 이것을 혼으로 여기고 늘 수련해서 인간으로서 나를 어디까지 고양시킬 수 있는지 도전해 보자! (1권 220)


 내가 있는 곳은 백년, 천년 후에도 사람들의 마음 속에, 검의 속에 살아 있을 것이오. (5권 137)


검을 통해 자신의 인간적 완성 뿐 아니라 이 길을 통해서 치민을 도모하고 경국의 근본을 실현시키자. (7권 32-3)


검술을 수련하는 것은 평소에 혼을 닦는 것 (8권 10)


고지로가 믿고 있던 것은 기술과 힘의 검이었고, 무사시가 믿고 있던 것은 정신의 검이었다. 그 차이밖에 없었다. (10권 250)


무사시의 친구 마타하치, 마타하치의 모친 오스기, 마타하치의 약혼녀였지만 무사시를 흠모하는 오츠, 마타하치와 부부의 연을 맺게되는 아케미, 무사시를 돕는 승려 다쿠안과 예술인 고에쓰, 무사시의 제자 조타로와 이오리, 검객 사사키 고지로 등이 이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이다.


 11월 8일 1권을 완독하고 바로 반납했다. 2권은 11월 15일에야 다 읽었다. 4권은 11월 20일, 6권은 11월 27일, 7권은 11월 29일. 잠깐 다른 책 읽는다고 유예.  
8권을 반납한 것은 12월 5일. 덕성여대 앞쪽의 우이천으로 가서 오래 달린 후 강북문화정보도서관에 가서 책을 반납했다. 그리고 도서관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가방에 넣고 달린 9권을 바로 문학자료실에서 읽었다. 이미 70쪽까지 읽은 상태였다. 남은 170여쪽을 두 시간 가량 집중해서 모두 읽고 필요한 부분을 공책에 옮긴 뒤 반납하고 나왔다. 책 두 권으로 채워졌던 달리기용 배낭이 텅텅 비었다.


12월 7일에는 마침내 10권을 읽고 오후 8시쯤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최대한 빨리 반납해야 책을 기다리는 사람을 돕는 것이었다. 도서 대출 반납을 밤 10시까지 하는 덕분에 여유가 있었다. 도서 반납기 앞에 책을 놓으려는데 도서관 직원이 제지했다. 예약도서일 거예요. 이쪽으로 반납하셔야 할 겁니다. 


어찌 보면 이 소설은 무사시의 젊은 시절만을 다룬 '무사시의 청년 시기'이다. 플롯이 명확하여 일사천리로 책을 읽어나가기는 좋았지만 무사시의 삶을 다루기에는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다. '무사시의 중년 시기'를 다룬 소설은 없는가? 무사시의 진면목은 대결을 마치고 자신의 검술을 완성하기까지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그럴 경우 극적인 내용이 없어 재미없기는 하겠다. 사사키 고지로와의 대결 이후 대결을 하지 않았다고 하니.


예술과 검술의 소재에 도전, 애증, 용서, 화해의 주제를 대입한 소설이었다. 소싯적 무협지 읽을 때의 느낌, 쓸 때의 느낌이 없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 노트에 쓴 무협 소설을 빌려가 읽고 소설을 잃어버렸다고 하던 친구 생각이 난다. 어차피 쓰레기같은 내용이었지만 그때는 매우 아쉬웠다. 원본을 빌려줄 게 아니었는데......



어두워진 우이천변을 달렸다. 배낭에 <미야모토 무사시> 8권과 9권, 갈아입을 옷을 넣고.....



물이 고여 있던 자리는 꽁꽁 얼었다.



우이천 돌탑은 별로 남아 있지 않았다.



누군가 돌탑을 세운 일이 있었다는 정도만 알 수 있었다.


돌탑이 어떻게 쌓여 있을까, 또는 잘 남아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고 달려갔는데......


이런 빙판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화장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 추워도 아에드는 챙긴다. 아세탈님에게 다시 감사하면서.....




달리는 데 지장이 없을 만큼의 불빛이 우이천변을 밝힌다.




징검다리를 건너기 전에.....


젖은 옷을 벗어서 배낭 위에 올렸다.


2017년 12월 5일 오후 7시경.... 제육볶음밥을 식당에서 사 먹었다.



제육볶음밥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고민하다가 선택한 식단.....

이 밥을 다 먹고 나서 2층 문학자료실에 올라가 두 시간 동안 꼼짝도 하지 않고 9권을 완독했다.



마지막 권.... 12월 7일...


집에서 다 읽고 반납을 준비했다.


강북구민운동장 (2017/12/07 20:40)



축구를 열심히들 하고 있네....


대낮처럼 밝지만 추울텐데.....


제설작업의 흔적


스탠드 상단의 조깅로 보수 공사가 끝난 줄 미처 몰랐다. 인터벌 훈련하러 올 수 있겠구나.




강북문화정보도서관 1층


2층....


※ 이 글은 <마라톤 단상> 메뉴로 가도 되겠다. 책, 음식, 여행, 달리기 등이 뒤섞여 있는 요즘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