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업무로 바쁜 친구를 돕게 되었다. 친구는 내게 원고 타이핑을 부탁했다.
어떻게 보면 단순작업이고, 어떻게 보면 어려운 작업일 수 있는데.
집에 컴퓨터 있지? 있다고 할 수 없는데..... 1997년에 산 하드 디스크 용량 2기가 컴퓨터가 있지. 뭐? 2기가? 내 휴대폰 용량이 128기가인데. 옛날에는 엄청 큰 용량이었어. 컴퓨터 안 하냐? 컴퓨터 하지. PC방이나 정보도서관에서.... 당연히 집에는 인터넷이 없고. 내 노트북 빌려줄게.
친구는 안되겠다고 생각했는지 내게 중고 컴퓨터를 선물했다. 지인으로부터 5만원에 샀다고 했다. AMD Phenom(tm) II X3 710 Processor 2.59 GHz. 2.00GB RAM, 32qlxm dnsdud cpwp, Windows 7 ENterprise K. 저장공간은 460GB. PC방의 고성능 컴퓨터에 익숙해져 있는 나로서는 속도가 매우 느리게 느껴지고 소음도 심한 컴퓨터였지만 문서 작업하는 데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했다. 거기에 키보드와 마우스까지. 작업이 끝난 후에도 회수해 가지는 않을 거라고 했다. 10권이 넘는 책에 자료가 담겨 있는 1TB 하드디스크까지. 막연한 작업의 시작. 쉽지 않았다. 9월 10일 밤 11시가 넘도록 목차를 정했지만 내가 익숙한 분야가 아니라서 힘들었다. 이거. 단순작업이 결코 아닌데...... 스트레스를 받고 또 받았다.
처음에는 컴퓨터와 모니터가 연결이 잘 되지 않아 애도 먹었다. DVI, VGA....어디에 연결해야 하는지 알 수 없어서 두 개를 다 연결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무것이나 하나만 연결해도 된다고 했다. 그래도 모니터가 켜지지 않았다. 접속되는 부분이 밀착되게 밀어주는 일을 여러 차례 거듭하고 나서야 모니터가 밝아졌다. 껐다 켜면 까만 모니터 창으로 내 얼굴만 비치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때마다 케이블 선의 접속 불량 문제를 해결해 주어야 했다. 새 케이블을 사야 하는가, 모니터를 바꾸어야 하는가? 커피방아간 사장님이 특별히 선물했던 대형 모니터라 잘 사용해야 하는데.....
차라리 9월 한달 동안 장편소설을 쓰거나 달려보지 않은 대회 마라톤 완주기 열 편을 쓰는 게 더 쉬울 것같았다. 그래도 열심히 열심히...... 다른 작업이 밀리지만.....
중고컴퓨터가 생겼다.
키보드는 새 것으로....
마우스도 새 것.....
1997년에 구입했던 컴퓨터...... 한 때 이 컴퓨터로 글을 엄청나게 열심히 썼다.
새(?) 컴퓨터가 자리를 잡았다.
기존 모니터와 연결했다.
이때까지는 잘 나오는데 어려움은 있었다. 가끔 모니터 화면이 들어오지 않았으니.....
USB는 인식이 잘 된다.
그림도 잘 보이고.....
원래는 이랬다. 2년 넘게 이렇게 모니터가 가려져 있었다.
20년 전의 키보드와 마우스는 안녕......
글을 쓰기 위하여 열심히 참고해야 할 서적
케이블을 아무것이나 하나만 연결해도 된다고 했다.
하지만 접속이 잘 되지 않아 화면이 꺼지면서 애를 먹는다. 케이블을 바꾸면 될 것같아 하이마트에 가서 물어보았더니 모니터 자체의 문제일 수 있다고 했다.
덥석 새 케이블을 사지는 말라고 했다.
모니터가 켜지지 않는 경우가 너무 잦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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