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제주국제관광마라톤축제 FULL (2년만에 제주도에서 달려보고 싶어서)
제12회 정남진장흥 전국마라톤 FULL (두 차례나 서브4에 실패했으니)
꿈도 꾸지 못했다. 춘천 가까이에서 열리는 제12회 산림청장배 전국푸른숲길 달리기 10킬로미터 대회도 신청하지 못했다. 기념품으로 꿀이라도 받고 싶었는데. 소아암환우돕기 서울시민마라톤대회를 마치고 일주일 동안 운동을 거의 하지 못했다. 평생 받을 스트레스를 일주일 동안 받으며 연명했다. 그러다가 5월 20일 오후 2시 무렵 로운리맨님의 카톡을 받았다. '내일 7시에 공사나 나갈려고 합니다' 답했다. '내일 갈 수 있으면 가겠습니다. 그동안 운동을 못해서 간섭포 스타일로 뛰거나 하프 뛰거나 개인운동하거나....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지만'
고작 세 시간 남짓 자고 집을 나섰다. 지난해 대회장까지 갔다가 발길을 돌려 귀가한 후 정오가 넘도록 쓰러져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하지만 꼭 해야 하는 의무인 것처럼 달릴 준비를 하였다. 지난 해처럼 출발 시간이 8시만 되어도 견딜만 할 것이다. 7시는 너무 빨랐다. 공원사랑마라톤 출발 시간은 이원화되어 있어서 7시 말고도 6시 출발도 있었다. 풀코스에 참가한 29명 가운데 태반이 6시에 출발했다. 동반주하려던 바깥술님은 6시부터 달리고 있었다. 손바닥보다 작은 배번을 달고 출발지로 이동하는데 로운리맨님이 오고 있었다.
7시 출발. 로운리맨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하프만 달리고 돌아갈 수도 있다고 했지만 1킬로미터를 달리기도 전에 나와 백 미터 이상 거리를 벌렸다. 내 앞에는 로운리맨님을 포함하여 7시 출발 주자 세 명이 있었다. 첫 1킬로미터는 5분 40초가 나왔다. 3시간 59분대의 페이스였다. 그래, 오늘은 이렇게 달리는 거야. 그동안 너무 빨리 달렸으니 속도를 늦추자고. 다음 1킬로미터 구간은 5분 20초가 걸렸다. 부족한 운동분을 채우기 위하여 달리는 것이니 LSD로 만족하자. 누구를 따라가겠다는 의지, 제치겠다는 의지는 고사하고 킬로미터당 몇 분으로 달리겠다는 계획조차 없었다. 그저 발이 나가는대로 달릴 뿐이었다.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하시는 로운리맨님의 페이스는 아무래도 5분 이내였다. 점점 거리가 멀어지네. 내 앞으로 보라매마라톤클럽 주자, 긴팔 티셔츠 주자가 있었다. 3킬로미터를 넘어서면서 고가 아래의 그늘 구간으로 들어갔다. 놀라우리만치 시원했다. 공원사랑마라톤 코스의 위력이었다. 뙤약볕을 피하여 편안하게 달릴 수 있는 코스.
5킬로미터를 조금 지나 있는 급수대에서 콜라 한 잔을 얻어 마시고 징검다리 데크를 향하여 나아가는데 바깥술님, 달물영희님이 건너편에서 오고 있었다. 같이 달리면 참 좋은데. 너무 빨리 출발하셨어요. 로운리맨님은 이미 도림천 맞은편 주로에서 달리고 있었다. 응원을 주고 받았다. 가끔 나타나는 자전거와 담배냄새를 피하면서 앞으로 밀고 나갔다. 8킬로미터를 지나서 긴팔 티셔츠 주자를 제쳤다. 7시 출발 주자의 순위는 로운리맨님, 보라매마라톤클럽 광호님, 강건달, 긴팔 티셔츠 주자 순으로 재편성되었다. 이 순위는 골인할 때까지 그대로 유지되었다.
운동나온 젊은 친구 한 명이 츄리닝 바지를 입고도 내 앞에서 신명나게 질주했다. 멋지구나. 저 페이스라면 로운리맨님까지 바짝 뒤쫓겠는데..... 10킬로미터까지 52분이 걸렸다. 건너편에서 오고 있는 로운리맨님에게 현재 페이스를 물었다. 5분이라고 했다. 3시간 30분대 초반 페이스라는 뜻. 나도 어느새 3시간 39분대로 달리게 되었다. 급수대에서 콜라에 초코파이를 먹고 왔던 길을 되밟아 나갔다. 칠순이 넘은 나이에도 마라톤 엔진을 멈추지 않는 칠마회 어르신들에게 일일이 '칠마회 파이팅'을 외쳐 드렸다. 시각 장애인을 위하여 끈을 잡아주시는 은기님도 응원했다. 일면식조차 없는 사람에게도 '힘'이라고 소리쳤다. 일찍 출발한 준한님과 용구님을 제쳤는데 준한님은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하셨고, 용구님은 부상으로 빨리 달릴 수 없다고 하였다.
자세를 신경쓰면서 달렸다. 땀은 흐르고 있었지만 아직 이른 시각인데다 그늘 구간이라 견딜만 하였다. 이따금 강박관념이 나 자신을 짓누르는 것만 아니라면......
노천 구간이 나오면 더워졌다. 2회전에 나서는 로운리맨님은 내게 서브 330하라고 외쳤다. 안 됩니다. 339는 할 수 있겠네요. 1회전 기록은 1시간 48분이었다.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지난 주와 비슷하게 골인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우에 따라 5월 최고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도 들었다. 짓눌렸던 마음이 조금 풀렸다. 킬로미터당 5분을 넘지 않는 속도가 유지되었다. 2회전은 9시부터 11시 사이라 1회전 때보다는 기온이 제법 오른데다 20킬로미터 이상 달려 피로가 누적되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지만 오히려 나는 편해졌다. 내가 31.1킬로미터를 달리기도 전에 로운리맨님이 돌아오고 있었다. 이미 32.2킬로미터를 넘게 달린 것이었다. (당초 밝혔던 것과는 달리) 컨디션이 좋으신 것 아니냐고 물었다. 로운리맨님은 자신감이 넘친 어조로 서브 330을 하겠다고 했다. 초반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스피드를 자제한 것이 후반에도 잘 달릴 수 있게 된 것 아닐까? 하지만 그도 아니지. 초반부터 이미 5분 이내의 페이스로 달리셨는데.....
돌아오는 길에 화장실에 들렀다. 10킬로미터밖에 남지 않았지만 참고 달리기는 싫었다. 남은 10킬로미터를 50분 정도에 달리면 3시간 34분대의 완주가 가능했다. 언제 이렇게 페이스가 올라왔담? 킬로미터당 5분 페이스를 보이면 되는 것인데 지난 주에는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마지막 10킬로미터는 52분이 걸리지 않았던가? 킬로미터마다 시간을 체크하면서 달렸다. 5분을 넘지 않았다.
8킬로미터쯤 남았을 때 만난 급수대 물통의 수도꼭지를 돌려서 물을 마시느라 시간을 잃어버린 게 너무 아쉬웠다. 32.2킬로미터부터 37.2킬로미터까지는 정확히 25분이 걸렸다. 남은 5킬로미터에서는 태반이 노천 구간이었지만 23분대로 달렸다. 다 왔다는 생각에 뙤약볕 아래 달리고 있어도 견딜 수 있었다. 최선을 다해 질주하다 건너편 주로 수풀 사이로 로운리맨님을 보았다. 시계를 보니 3시간 24분이었다. 로운리맨님은 5월 최초 3시간 20분대 진입은 무난하고 공원사랑마라톤의 개인 최고 기록이었던 3시간 27분 10초 기록도 깨뜨릴 것같았다. 소리질러 독려하려다가 참았다. 달리기의 흐름을 끊고 싶지 않았다. 로운리맨님은 3시간 26분 59초로 겨울에 세운 공원사랑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나는 지난 주 세운 5월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일주일만에 3분 42초 빨라졌다. 3:32:14
초반 하프를 1시간 48분에 달렸는데 후반 하프는 화장실에 들르고도 1시간 44분에 달린 덕분이었다. 마지막 10킬로미터는 48분대에 달렸다.
로운리맨님과 나 사이에 골인하신 보라매마라톤클럽 광호님은 지난 1월 1일 후반에 나를 제치고 나보다 1분 빨리 골인하신 바로 그 분이었다. 이 분의 기록은 3시간 30분 32초이니 좀 아까울 수 있었다. 조금만 빨리 달렸으면 3시간 20분대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주최측이 제공하는 사발면은 그냥 가방에 넣고 로운리맨님과 순대국을 먹었다.
140번째 풀코스를 완주한 후 기념 촬영. 로운리맨님이 찍어주심. 내 옆에서 기다리시는 분이 있어 왜 그런가 했더니 사진 촬영을 부탁하셨다.
2012년 동아마라톤 기념티셔츠를 입고......
양말 올이 나갔다. 웬만하면 기워서 다시 신으려고 했는데 바닥도 구멍이 났다. 버려야 했다.
풀코스 양말이 자꾸만 없어지고 있다. 적당히 두꺼운 흰 양말 구하기가 정말 힘든데......
요즘 양말들은 아주 얇거나 아주 두껍거나이다. 중간이 없다.
사발면도 함께 찍었어야 했는데.....
5월 개인 최고 기록
어떻게 내가 잰 기록과 같을 수 있는가?
출발하기 전에 누르고 도착한 후 조금 지나 누르는 습관이 있는데......
그렇다면 내 기록은 3시간 32분 초반이 되겠다. 만약 3시간 20분대냐 30분대냐에 걸려 있었다면 기록을 보정해 달라고 했을 것이다.
몇 초쯤 빨라진다고 해봐야 3시간 32분대는 똑같을테니 그냥 넘어갔다.
배번과 기록증을 파일에 끼운다. 이런 파일이 여러 권..... 2004년부터 달릴 때마다 끼웠으니....
로운리맨님과 함께 한 점심식사. 메뉴는 순대국......
로운리맨님이 찍어준 사진
정남진장흥 전국마라톤대회 기념품
산림청장배 전국푸른숲길 달리기대회 기념품 강원山벌꿀 500g*2
그동안 참가했던 공원사랑 마라톤대회 풀코스 기록을 찾아보았다. 총 140회의 완주 기록 중에 14번이 있을 뿐이다.
이 대회에서 연간 50번쯤 달리는 바깥술님, 100번 넘게 달리는 용구님, 준한님에 비하면 참 적게 출전했다.
2014. 9. 27 03:53:07
2014. 12. 28 03:43:39
2015. 6. 6 03:56:41
2015. 6. 17 04:15:41
2015. 8. 5 04:35:57
2016. 6. 15 03:57:07
2016. 7. 3 03:56:30
2016. 8. 3 04:20:35
2016. 8. 7 04:16:09
2016. 8. 24 04:14:09
2016. 9. 18 04:05:50
2016. 12. 11 03:33:24
2017. 1. 29 03:29:42
2017. 5. 21 03: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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