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 아니면 하프 대회만 주로 달리던 내가, 10킬로미터 대회도 거의 참가하지 않는 내가 모처럼 5킬로미터 종목에 참가하였다. 휠체어마라톤이라 휠체어가 없는 사람은 참가할 수 없는 대회인줄 알았는데 대회 요강을 잘 들여다 보니 비장애인 부문 비경쟁 종목에 5킬로미터가 있었다. 무료 참가인데 티셔츠와 수건에 완주메달, 도시락까지 주는 대회였다. 아무리 늦게 뛰어도 오전 9시 전에 대회 참가를 마칠 수 있다는 점도 메리트였다.
기록칩이 없는 5킬로미터 대회이지만 얕볼 수는 없었다. 화장실에도 잘 다녀오고 스트레칭도 열심히 했다. 풀코스 달릴 때와 다를 바 없이 준비했다. 대회장에서 좀 떨어진 화장실에 다녀왔기에 잠시 대회장을 떠나 있었다. 물품 보관할 때 돌아왔다. 파란색 아식스 마라톤화를 신었기에 파란색 기념티셔츠를 일부러 입었다. 아세탈님이 나를 찾아다녔다고 했다.
다음날 하프에 참가하기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달리기로 마음먹었다. 휠체어와 가족, 동호회 틈바구니에서 출발했을 때는 뛰는 데 별로 관심없이 이봉주, 심권호, 임춘애씨도 보고 비정상회담 멤버인 알베르토도 보며 주변을 살폈다. 아세탈님과 달렸다. 아세탈님은 최근 KM당 6분 이내의 페이스로 달려본 적이 없다고 하는데 첫 1킬로미터가 5분 58초가 나왔다. 내가 찬 카파 시계 조작법을 몰라 아세탈님의 영리한 시계의 도움을 받았다. 종합운동장역에서 잠실새내역 앞까지 이어지는 대로 구간을 차 한 대 없이 달릴 수 있다는 게 큰 혜택으로 다가왔다. 조깅하듯이 달렸다. 그래도 스피드는 올라가서 5분 20초, 심지어 4분대에도 진입했다. 아세탈님은 내 옆에 있었다. 그냥 달리기만 한 것이 아니라 대선, 근무, 일본 장애인 시설 등 다양한 소재로 대화까지 나누었다. 시계에서 심박수 경고가 떠서 조심해야 한다고 했지만 아세탈님은 견디어 내었다. 거친 숨소리가 생생하게 들렸지만 이겨내는 걸 보면 분명 저력이 있었다. 그동안 체중이 늘고 운동량이 줄어서 그렇지 달리기의 내공을 소유한 분이었다.
건물의 그림자 지대를 지났을 때에는 시원했다. 2차 반환한 후 몇 백 미터 남지 않아 골인 아치가 보였을 때 질주를 하려고 했는데 훨체어 전복 사고가 있었다. 아세탈님과 함께 도와드리고 다시 달렸다. 골인할 때 아세탈님과 나란히 들어갔다. 26분 전후한 즐거운 달리기가 끝났다. 차량이 완벽하게 통제된 대로에서 달리며 휠체어 주자들이 피해받지 않도록 애썼다. 급수대가 나오면 속도를 늦추고 휠체어 주자들이 먼저 급수할 수 있도록 신경썼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어울림 레이스를 했던 것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어울림축제라는 로고에 맞추어 달렸다.
골인하자마자 완주메달을 목에 걸었다. 도시락을 받기에는 너무 이른 시각이라 옷을 갈아입고 롯데리아에서 아세탈님과 불고기버거세트로 뒷풀이를 하였다.
완주 후 아세탈님이 찍어준 사진
아세탈님이 잠실종합운동장 스탠드에 서 있는 내 모습을 찍어주심.
아세탈님과 함께 나눈 롯데리아 불고거버거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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