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28일과 3월 1일 KBS에서 광복 70주년 기념 2부작으로 <눈길>이 방영된 적이 있었다.
이번에 영화로 나온 <눈길>은 그 드라마를 소재로 새로 제작한 작품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이미 나온 작품을 다듬어 영화로 만들어낸 것이었다.
2017년 삼일절에 개봉하였고 나는 다음날 보았다.
오케이캐시백으로 할인받아 관람하였다.
<23 아이덴티티>, <러빙>, <로건>, <루시드 드림>, <맨체스터 바이 더 씨>, <문라이트>, <사일런스>, <싱글라이더>, <재심>, <조작된 도시>, <해빙>, <핵소고지>의 틈바구니에서 하루에 단 한 번만 상영되었다. 어린 소녀로 위안부로 끌려가 온갖 수모와 고초를 겪으면서도 언젠가는 고향에 돌아갈 날이 오리라고 믿었던 슬픈 과거, 그 슬픈 과거의 역사를 되새길 기회는 극히 제한되어 있었다. 아무 시간대에나 아무 영화관에나 찾아가 볼 수 없다. <눈길>을 보려면 미리 시간을 잡아야 한다.
이제 막 열일곱이 된 소녀들은 가차없이 끌려간다. 일본어를 유창하게 하며 일본 식민지화 교육의 첨병 역할을 하는 엘리트 여고생 영애든, 교육의 기회는 전혀 받지 못한 채 촌뜨기로 살아가는 종분이든 가리지 않고 일본군을 위한 위안부가 된다. 50년이 흐른 지금 연고자 확인이 되지 않아 국가로부터 경제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는 여고생 은수가 있다. 이 어린 여성들이 애를 먹는 동안 국가가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나 여고생을 대하는 주민센터의 공무원들의 태도에는 하나같이 짜증이 배여 있다. 결국에 정신대로 끌려갔다 살아돌아와 이제는 할머니가 되어 외롭게 살아가는 분이 은수를 도울 수밖에 없는 현실. 과거나 현재나 한반도의 어린 여성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것은 매한가지라는 사실.
2015년 드라마로 방영될 당시 53분 생존이었던 위안부 피해자는 이제 40분만 생존하고 계신다. 시간은 자꾸만 흐르고 유한한 삶은 억울함을 해소하지 못한 채 유명을 달리한다.
눈은 차가우면서 따뜻한 목화솜의 이미지와 연결된다.
탈출하는 도중 죽은 친구를 덮어줄 이불이 없어 눈을 모아 덮어주는 장면에서는 '눈을 덮으면 더 추울텐데.'하면서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난 해 <귀향>도 그랬지만 이런 영화는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 재생산되고 수도 없이 거론되어 과거의 잘못을 잊고 반성할 줄 모르는 자들을 교육해야 하며 우리는 우리나름대로 부끄러운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하여 끊임없이 되돌아 보아야 한다.
이 어린 배우들은 2013년 드라마 <여왕의 교실>에서 호흡을 맞추었던 적이 있다.
어느새 고등학교 2학년이 되었다.
OK Cashbag으로 2천원을 할인받아 7천원에 관람하였다.
<로건>은 하루 9차례, <해빙>은 8차례 상영하는데 <눈길>은 개봉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단 한 차례 상영을 한다.
영화관 입장에서는 돈이 되는 작품을 자주 상영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관객이 별로 들지 않는 만큼 자주 상영할 수도 없을 것이다.
결국 대다수의 영화 관객들이 영화관에서 들어와서까지 진지해지고 싶지는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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