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생활(文化生活)

대한극장 주중초대권-'사일런스' 관람(2017/03/03)

HoonzK 2017. 3. 7. 23:34

 한 장 남아 있는 대한극장 주중초대권으로 내가 선택한 영화는 종교 영화 <사일런스>였다. <로건>, <해빙>, <23 아이덴티티> 등 관객이 많을 것같은 영화를 모두 피했는데 의외로 영화관에는 손님이 많았다. 내가 선호하는 맨 뒷 좌석 중앙을 내주어야 했다. 구석에 앉아 보았다. 종교 영화는 늘 이랬던 것같다. 고정 관객층이 있다. 단체 관람도 많은 편이다. 내가 앉아야 할 맨 뒷좌석은 한 팀이 와서 나란히 앉아 있었다. 북한의 기독교도 이야기를 다룬 <신이 보낸 사람(2013)>도, <벤허(2016)>도 크리스천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극장에 많이 모여 있었던 것을 기억한다. 아마 <사일런스>를 보러 온 사람들은 대부분 카톨릭 교도인 것으로 보였다.

 

 이 영화는 이탈리아 사람인 마틴 스콜세지가 만든 미국 영화이지만 원작은 일본 소설가 엔도 슈사쿠(遠藤周作: 1923~1996)의 <침묵(沈默)>이다. 17세기 일본 막부의 가톨릭 탄압을 소재로 '인간이 고통받을 때 신은 왜 아무 말도 없이 침묵하는가'라는 절규를 담았다. 슈사쿠 역시 가톨릭 신자이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도 가톨릭 신자이다. 목숨 건 포르투갈 사제들의 포교 활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많은 신부들이 고문을 받고 순교한다. 하지만 페레이라 신부(리암 니슨-<테이큰>의 무서운 아저씨. 이 사람이 출연하는지도 몰랐다.)가 배교하여 사와노 추안이라는 일본 이름으로 살고 있다는 소문이 돈다. 페레이라 신부의 제자인 로드리게스(앤드류 가필드-<헥소 고지>의 주인공)가 일본을 찾아와 포교 활동을 이어나가다 마침내 일본 막부에 체포되어 페레이라 신부가 배교했음을 확인하게 된다. 로드리게스 신부마저 배교하여 오카다 산에몬이라는 일본 이름으로 개명하고 일본 여자와 살게 된다. 그는 정말 배교한 것일까에 대한 대답이 영화에 있다.

 

 자욱한 유황 연기 가득한 일본의 산과 파도와 어우러진 일본의 해안이 매우 아름다운 영화이다. 그 아름다운 풍광이 인간이 겪는 내면의 고통과 대비된다. 인간의 종교적 갈등과 고뇌를 다룬 작품으로 러닝타임이 무려 161분이나 되지만 전혀 지겹지 않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진지할 수밖에 없었던 덕분일 것이다.

 

※ 'apostatize(배교하다)'라는 단어가 너무나 자주 나와 제대로 외우게 되었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1988년에도 <예수의 마지막 유혹>이라는 종교 영화를 만든 적이 있다.

 

 

 

 

 한국 배우 남정우도 나오는데 동네 주민으로 출연하니 잘 모르겠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출연시켜달라고 하루에 10시간씩 피켓을 들고 서 있었다는 일화가 있는데.....

 

 

대한극장 화요일..... 직장인들을 부른다.

 

 

지하철 4호선 충무로역에서 바로 대한극장으로 들어서는 통로가 있다.

DAEHANCINEMA는 대한극장 글씨의 고유색인 주황색인데 내 스마트폰으로는 도무지 포착이 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