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제14회 양주마라톤대회(2016/05/29)-HALF

HoonzK 2016. 5. 29. 20:39

 새벽에 일어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보고 출발했다. 아직 새벽 5시 45분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버스 연계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당고개행 첫 차를 몇 초 차이로 놓쳤다. 그 다음 열차는 14분 뒤에 있었고, 문제가 생겨 17분 뒤에 왔다. 창동역에서 환승하려고 하는데 한 여자가 걸음아 나살려라 하는 식으로 뛰었다. 나도 덩달아 뛰었다. 이번에는 1초 차이로 동두천행을 탈 수 있었다. 양주역까지 가는 동안 챔피언스 리그 결승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다 보았다. 스마트폰이 아니었다면 눈을 감고 휴식을 했을텐데.....

 

 양주역에서 셔틀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면서 만난 달림이 두 분과 이야기하면서 잠깐의 휴식도 버렸다. 자신의 달리기 이력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하시는 분들인데 그저 듣고만 있었다. 춘천마라톤을 8번이나 완주했고, 풀은 100번 넘었고, 하프도 60번이 넘었다. 올해 동마도 뛰고, 조선일보 하프도 달렸다. 풀코스 20번 달린 해도 있다. 이 상황에서 나는 이래요라고 할 수 없었다. 이 대회가 작년까지만 해도 10킬로미터가 가장 긴 코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더니 그들은 나를 달리기 대회 초보자로 취급했다. 모르는 소리하지 마세요. 하프 종목이 없는 대회는 없답니다. 그들은 모두 10킬로미터 참가자였다. 내가 몇 년 동안 양주에 오려고 마음먹었다가 몇 번씩 기회를 놓쳤기 때문에 하프가 없었던 것을 기억한다. 양주시청 앞에서 출발하여 불곡산을 옆에 끼고 달리는 대회. 그건 아예 다른 대회였을까? (나중에 확인해 보니 양주 대회는 어떤 때는 하프없이 대회를 치르기도 여러 차례 했었다.)

 

 7시 20분 백석생활체육공원 도착. 9시 하프 종목 출발인데 너무 일렀다. 화장실 문제 해결하고 조용한 곳을 찾아 누워 있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기회는 없었다.  마라톤 용품 판매상을 만나 테이프 두 개를 샀다. 이봉주 싸인을 받으려고 기다렸는데 결국 받지 못했다. 내가 하프를 완주하고 돌아왔을 때에는 사인회를 끝내 버렸으니.

 

 
 흐린 날씨. 강한 햇빛이 작렬했던 지난 주와는 달랐다. 지난 일주일 동안 대회 하루 전날만 빼고 내리 6일 동안 달렸다. 살이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풀이 아닌 하프를 달리니 부담이 줄었다. 2시간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출발했다. 거리 표지판이 일정하게 있는 게 아니라서 페이스를 산출하기가 힘들었다. 그저 바닥에 새겨진 숫자를 보고 첫 1킬로미터를 5분 15초 정도로 달렸다는 사실을 알았다. 1시간 50분을 목표로 할 경우 킬로미터당 5분 12초에 끊어야 하니 아직 1시간 50분 페메를 잡을 수는 없었다. 더구나 나는 그보다 늦게 출발했으니.

 

 홍죽천 방향으로 달려갔다가 되돌아와서 신천변 산책로를 따라 달리는 코스였다. 돌아올 때는 홍죽천 방향은 생략할테니 2차 반환점은 12킬로미터를 넘어갈 것같았다. 옆구리가 출렁이는 느낌은 조금 사라진 듯했다. 지난 한 주 동안 부지런히 달린 효과를 본다. 조금씩 조금씩 페이스가 올라왔다. 8킬로미터 40분 40초 경과. 드디어 1시간 50분 페메와 함께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여자분 한 분과 회색과 노랑 싱글렛의 남자 한 분이 따라 뛰는 공간에 나도 합류한 것이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9킬로미터쯤 가니 해가 구름을 뚫고 나왔다. 죽었네. 투덜거렸다. 내 말을 들었을까? 구름이 해를 다시 가려 주었다. 오르막 두어 번 정도 만나고 시골길, 공단길을 뚫고 갔다가 마침내 반환했다. 여전히 페메와 함께 달렸다. 밀고 나갈 수도 있었지만 참았다. 15킬로미터쯤 달리면 치고 나갈까 했으나 표지판이 없으니 알 수가 없었다. 멀리 불곡산의 암릉을 바라보는 즐거움도 누리고, 급수대 음료수를 꼭 챙겨 먹으면서 도우미들에게 감사 인사도 했다.



반환점의 사진. 졸린다 졸린다 하면서 1시간 50분 페이스메이커를 열심히 따라가고는 있다.



 

 마침내 10킬로미터 종목의 반환점 표지판을 보았다. 그럼 하프는 16.1킬로미터를 달렸고, 이제 5킬로미터 남았다는 뜻이었다. 애써 스피드를 늦출 필요는 없었다. 의정부달리마 한 분이 치고 나오기에 그 분을 따라갔다. 피곤함을 느끼기는 했지만 하프라는 이유로 이겨낼 수 있었다. 풀코스가 아니라는 점이 이렇게 심리적 부담을 덜어준다. 제치고, 제치고, 또 제치고...... 의정부 달리마는 슬금슬금 달리는 것같은데 추월할 수는 없었다. 끝까지 내 앞에 있었다. 내 페이스만 끌어올려주고 있는 것같았다. 해를 등지고 달릴 때 앞에 나타나는 그림자. 그런 그림자처럼 내 앞에 있었다. 의정부달리마님은 골인 아치를 나보다 몇 미터 앞에서 통과하였다.

 

1:45:38.40

 

1시간 45분 페이스메이커가 있었다면 1시간 44분대에 골인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139번째 하프 완주.

 

마라톤용품 판매상은 고생했다며 악수를 청했다.

가벼운 모자를 하나 더 샀다.

떡국과 두부김치를 먹은 후 셔틀버스를 타고 양주역으로 돌아왔다.

 

 

 

 

 

 

 

 

 

 

제    목

제14회 양주마라톤대회
일    시 2016년 5월 29일(일) / 출발 09:00
장    소 양주 백석 생활체육공원
주    최 양주시, 양주시생활체육회
주    관 양주시육상연합회
종    목 하프, 10km, 5km, 5km걷기

참가

자격

양주시민 및 달리기를 좋아하는 누구나 참가 가능

참가비

입금계좌 : 농협 351-0869-9890-13 박종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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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프 : 25,000원
10km : 25,000원
5km : 20,000원
5km걷기 : 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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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 5,000원

(단, 군인은 용사에 한해 5,000원이며 기념품은 지급되지 않습니다.

간부 이상은 일반참가자와 참가비가 동일합니다.)

먹거리

떡국, 막걸리, 두부, 김치

시    상

하프, 10Km, 5km (단, 등록된선수 및 현장접수자는 시상에서 제외)

접수

기간

~ 2016년 5월 18일까지

※ 대회 신청 마감이후 환불신청은 환불이 되지않습니다
※각 대회별 환불처리는 접수마감 후 10日이내에 처리완료 됩니다

지급품

하프 : 티셔츠, 기록증(칩사용), 완주메달
10km : 티셔츠, 기록증(칩사용), 완주메달
5km : 티셔츠, 완주메달
5km걷기 : 티셔츠, 완주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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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 : 기록증, 완주메달

경    품

가전제품 및 마라톤용품 등 100여점

후    원 c_s1p1_01.gifc_s1p1_02.gif
협    찬 c_s1p1B_04.gifc_s1p1B_01.gifc_s1p1B_02.gifc_s1p1B_03.gif
협    력 삼익전자(주)


 

 

 

 

 

기념품과 배번은 현장수령이었다. 90사이즈를 달랐다고 했더니 운영본부에서 90이 맞겠느냐고 했다. 어차피 내가 입을 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