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대회의 당일 기록은 세 가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1. 적합한 훈련량
2. 당일 날씨
3. 당일 컨디션
이 세가지 가운데 풀코스 달리는 데 하나도 도움이 되는 게 없었다.
추석 연휴 기간 세 차례의 하프를 뛰었기 때문에 훈련량은 많았지만 피로 회복할 시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
날씨는 몹시 더웠다. 9월 중순의 날씨가 햇볕을 만나면 여름보다 더 덥게 느껴졌다. 구름도 끼지 않았고 바람도 정체된 듯했다.
아울러 내 컨디션은 최악이었다. 새벽 2시 반이었던가? 동네 시끄럽게 떠드는 젊은이들 목소리에 잠을 깨고 그 소리가 잦아들지 않아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당초 잠자리에 든 시각이 <슈퍼스타 K6> 본방송이 끝난 새벽 1시 정도였으니 거의 잠을 자지 못한 것이다.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눈을 감고 있었지만 잘 수 없었다. 화장실에 밀려드는 인파를 감안하여 지하철 한 정거장을 더 갔다가 화장실을 이용하고 버스로 환승하여 여의나루역쪽으로 올 생각이었으나 이리갔다 저리갔다 하는 가운데 방향 감각을 잃고 시간까지 잃어버려 체력을 더 소진하였다. 대회장에는 출발 20분 전에야 도착할 수 있었다. 바삐 복장을 갖추고 짐을 맡기고 나니 이미 7시 50분. 열심히 스트레칭을 하였으나 턱없이 시간이 부족하였다. 출발 총성을 듣기 5분 전에 화장실에 들러야 했는데 포기했다. 길게 늘어선 장사진. 풀코스주자라고 양보해 주겠는가? 출발한 뒤 4킬로미터 지점을 지나기 전에 만난 화장실에 들렀다 나왔다. 4시간 20분 페이스메이커가 몇 미터 앞에서 달리고 있었다. 50초 정도 차이로 그 앞에 4시간 페이스메이커가 있었다.
화장실에 다녀온 후 몹시 피곤해졌다. 달리기를 멈추고 돌아오고 싶었다. 하지만 이번에 포기하면 다음에도 이런 이유, 저런 이유를 들어 쉽게 포기해 버리지 않겠는가? 지금까지 풀코스 완주할 때를 생각해 보면 어려움이 없었던 적이 없었다. 그때마다 극복했기에 68번의 완주를 했고 69번째의 완주에 도전하는 것 아닌가?
전략을 바꾸었다. LSD로. 잘 달려야 한다는 부담을 떨치자. 훈련한다고 생각하자. 그저 자세를 바로잡는 훈련을 한다고 최면을 걸자. 오래 달려서 살빼는 것도 다이어트의 좋은 방법이 아닌가?
졸리고 또 졸리니 눈을 감았다 뜨고, 떴다 감았다 하기를 여러 차례.
42.195킬로미터는 너무나 먼 거리. 애당초 마라톤이 25킬로미터나 30킬로미터 정도의 거리였다면 얼마나 편했을까? 아니지, 50킬로미터나 60킬로미터가 되지 않은 게 다행이지.
한강변에서 달리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신경쓸 게 너무 많다. 자전거, 인라인, 아이들, 담배냄새. 자칫 방심했다간 자전거에 치이기 싶상이고, 자전거 부대의 비난을 듣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담배 냄새는 달리기의 리듬을 급작스럽게 끊어버린다. 담배를 피는 사람이 있으면 숨을 멈추고 그곳을 빠져 나가는데 자연스러운 호흡이 엄청나게 방해된다. 안양천에서는 야구공도 조심해야 한다. 오늘 안양천에서는 제초기 소리가 요란했다. 제초기의 칼날이 튕겨내는 돌파편이 있을까봐 손으로 눈을 가리고 달리기도 했다. 이런 경우는 거의 없지만 오늘은 안양천 산책로를 횡단하는 뱀도 피해야 했다.
빨리, 매우 빨리 SUB-4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했다.
초반 10킬로미터까지는 급수대 운용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내가 직접 컵에 물을 따라 마셔야 했다. 따가운 햇살에 얼마나 노출되었던지 물은 온수가 되어 있었다.
무념무상. 그렇게 달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었다.
그 누구하고도 동반주하지 않았다.
건너편에서 오는 지인들에게 손을 흔들기만 하였다.
방화대교 방향으로 갔다 올 때와 안양천변을 달릴 때 두 차례 지인들을 만나게 되는데 처음 만났을 때는 소리도 지르며 아는 체 하지만, 두번째 만났을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손만 들었다 놓는 식으로 인사하였다.
꾸준히 달리니 어느새 4시간 20분 페이스메이커는 내 뒤로 밀려났다. 내내 4시간 페이스메이커와 4시간 20분 페이스메이커 사이에서 달리는 셈이 되었다.
어림잡아 안양천에서 하프 기록을 슬쩍 가늠해 보았는데 2시간 7분이 넘는 것같았다. 나중에 지치면 4시간 20분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가겠네 하였다. 그런데 그 생각마저 떨쳤다. 시간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로 했다.
14킬로미터 후반부터 35킬로미터 후반까지는 안양천을 따라 달려야 했다. 이 20킬로미터의 구간에서 사람들은 지쳐갔다. 햇볕이 작렬하는 주로를 바람의 도움도 없이 달려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악착같이 급수를 챙겼다. 연양갱과 꿀떡도 열심히 먹었다. 초반에 한강변에서 형편없었던 급수대 운용은 안양천변에서 나름대로 잘 유지되었다. 30킬로미터 지점. 2시간 52분대였다. 32킬로미터 지점. 3시간 5분대였다. 급피치를 올리면 SUB-4가 가능할 듯 싶었다. 그러나 시간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로 했던 당초의 결심이 떠올랐다. 무리하지 말고 자세를 바로잡는다는 마음으로 천천히 달리자. 그저 같은 스피드로만 밀고 가자. 5킬로미터 남았을 때 급수 봉사요원이 양손에 물컵을 들고 내 앞 주자와 나에게 다가왔다. 그런데 앞 주자는 양손으로 그 물을 둘 다 가져 가버렸다. 4시간 페이스메이커. 3시간 42분이 넘어가고 있는데 5킬로미터나 남았다. 이 사람은 완전히 페이스 조절에 실패한 것이다. 베테랑이라고 늘 기준 시간에 맞추어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제주관광마라톤축제 때와 비슷한 기록으로 골인하였다. 4시간 10분 45초 36.
하지만 그때와 다른 점이 있었다. 그때는 35킬로미터 이후 초죽음이 되어 추월당하기 위하여 달리는 것처럼 되어 버렸지만 이번에는 35킬로미터 이후에도 체력이 고갈되지는 않아 다른 사람을 추월하기 위하여 달리는 것처럼 되었다. 사실 하프 기록이 2시간 7분이 넘었는데 풀코스 기록이 4시간 10분이라고 하면 어쨌든 후반에 잘 달린 것이다. 그러고 보니 지난 해 이 맘때 기록과 비교해 보아도 비슷하다. 2013년 9월 8일 기록이 4시간 11분대였으니까.
66일간의 지옥 훈련 가운데 하루 정도 길게 뛰었다고 마음을 달래어 본다.
모자: 바이저 버프
겉옷: 필라 티셔츠(제10회 국제평화마라톤 기념티셔츠)
속옷: 없음
신발: 아식스 젤 SP트레어너(하프마라톤 대회 전용)
장갑: 미착용
바지: 월드런 반바지
양말: 디아도라 중목
목도리: 없음
테이핑: 왼쪽 종아리 두 줄
행 사 명 |
"해사안전, 해상 무사고 기원" 제19회 바다의날 마라톤 |
일 시 |
2014년 9월13일(토) 08:00 출발~14:00 |
장 소 |
여의도 마라톤(이벤트) 광장 (여의나루역 2번 출구) |
종 목 |
Full, Half, 10Km, 5Km *종목별 제한시간 Full 제한시간 - 5시간 Half 제한시간 - 3시간 10Km 제한시간 - 1시간30분 5Km 제한시간 - 1시간 |
접수기간 |
2014년 6월 02일(월) ~ 2014년 8월 20일(수)까지 |
신청방법 |
인터넷 신청만 가능하며 참가신청란에서 참가정보를 입력하신 후 무통장 입금 |
참 가 비 |
Full-40,000원 / Half-30,000원 / 10km-25,000원 / 5km-20,000원 |
입금안내 |
입금은행 : 우리은행 단체 계좌번호 : |
주 최 |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 ,한국해운신문(주) |
주 관 |
해양환경관리공단, 바다의날 마라톤 조직위원회 |
후 원 |
해양수산부 , 한국전문신문협회, 한국해양재단, 수협중앙회, 바다살리기국민운동본부, 한국수산회 |
협 찬 |
흥아해운, 고려해운, 한국선급, 폴라리스쉬핑, SK해운, 대한해운,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삼선로직스, 장금상선 |
기 념 품 |
스포츠티셔츠, 멸치세트 |
기록측정 |
풀, 하프, 10km 코스는 기록칩에 의해 측정하며 종료 후 웹기록증을 출력하실수 있습니다. |
시상내역 |
개인상, 연령별, 최다참가 단체상,공로상,3년연속참가상(단체) |
경품추첨 |
경품은 당일 대회에 참석하신 선수 분들을 대상으로 추첨하여 나누어 드립니다. |
단체참가팀특전 |
① 5명 이상 단체 전남 장흥 마라톤캠프 2박3일 숙박 추첨권 증정 ② 20명 이상 단체 참가자 전원에게 기념품 증정(마라톤 양말 1컬레) ③ 20명 이상시 단체대항전(하프) 출전 자격 부 ⑤ 최다 참가 단체에는 대형 기념패 증정 |
단체대항전 안내 |
1. 단체대항전 출전 단체의 자격 가. 바다의 날 마라톤 대회에 참가 신청 등록한 회원 수가 20인 이상일 것. 나. 바다의날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여 연속 2회 1위를 하지 않은 단체일 것. 다. 조직이 되어 3년 이상 실제로 운영한 단체일 것. (수상을 위해 급조된 단체는 단체 대항전 출전을 금합니다) 2. 단체 대항전 출전 선수의 자격 (남녀 불문) 가. 육상경기연맹에 등록되어 있거나 과거에 등록된 사실이 없을 것. 나. 사전에 반드시 소속 단체팀 선수 명단에 이름이 기재되어 있을 것. (대리 참가 불가) 3. 출전 선수의 구성 및 출전선수 팀 제한 가. 단체대항전에 출전하는 선수팀은 신청등록 회원 20명당 5명의 선수를 한팀으로 구성 (예를 들면 회원 20명당 선수 5명을 한팀으로 구성해야 하므로 선수 3개팀을 출전시키려 면 마라톤 대회에 접수 및 결제를 완료한 회원이 60명 이상이 되어야 한다) 나. 한 단체에서 선수팀(5명)을 3개팀까지 출전시킬 수 있다. (아무리 많은 회원이 참가신청 등록을 했더라도 3개 선수팀 이상은 받지 않음) 4. 단체대항전 시상 및 순위 결정 방법 가. 단체대항전은 1위, 2위, 3위, 4위, 5위까지만 시행한다. 나. 시상금: (시상금 내역 참조) 1위 : 40만원 2위 : 30만원 3위 : 20만원 4위 : 10만원 5위 : 10만원 다. 순위 결정 방법 대항전 참가 단체 선수팀 중 3위, 4위, 5위의 기록만을 합산하여 가장 빠른 순서로 팀 순위를 결정한다. (팀의 1위와2위 성적을 제외하여 지나친 경쟁을 방지한다.) |
물품보관/탈의실 |
대회장에 탈의실 및 물품보관소를 운영합니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 입으신 후 물품보관소에 |
번호표 착용 |
번호표(배번)를 달지 않은 분은 출발점과 코스 전지역에 걸쳐 대회 운영요원이 통제하므로 반드시 |
급 수 대 |
풀코스는 매 2.5km 마다 급수를 제공할 예정이며, 자세한 급수계획은 확정 후 공지하겠습니다. |
유의사항 |
① 개인차량의 파손 및 도난 우려가 있으니 가능한 한 귀중품 및 현금의 소지를 지양하시기 바랍니다. TEL : 070-4163-8866 / FAX : 031-847-0066 / E-mail : wizrun@nate.com |
* 안전 확보를 위한 경호인력 10명을 배치하며 페이스메이커 30명이 함께 합니다. |
- 대회 일정 및 장소는 주최사 사정에 의해 변경 될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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