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맞이 마라톤(2014/01/30)-HALF

설날을 하루 앞 둔 까치 설날 아침.

비가 내리고 있었다.

아무리 신도림역, 대림역, 신대방역 2호선 전철 고가 아래로 달린다고 하지만 겨울 우중주가 반가울리 없었다. 차라리 눈이라면 겨울에는 눈이 내리는 게 다반사이니 받아들이겠지만 겨울비라니.....

 

신도림역에서 대회장을 걷고 있다 보니 약도를 든 분이 길을 물었다.

 

-마라톤 대회장 가시죠? 비가 내리는데 오늘 같은 날도 마라톤 하나요?

 

왜 그런 말을 하는 걸까? 비 온다고 마라톤 대회가 취소될 확률은 0.1%도 안 되는데......

 

알고 보니 이 분은 생애 첫 마라톤 대회 출전이라고 하였다. 최근에 동호회에 가입하여 일산호수공원을 돌면서 힘겹게 10킬로미터 달려낸 강렬한 무용담을 들려주었다. 현장접수해도 된다고 해서 그냥 왔으며 아직 어느 종목에 출전할지 결정하지도 못했다고 했다. 먼 길 오셨으니 하프 한번 달려보라고 권했다.

 

이 분은 나와 함께 달리기 원했다. 적어도 2킬로미터 지점까지는 함께 달렸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는 현저하게 스피드가 떨어져 뒤돌아봐도 보이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 내가 그리 빨리 달린 것도 아니었다. 하프 1시간 59분 정도의 페이스로 달렸으니 나야말로 2시간 페메였다. 그래도 100번 넘게 하프 달렸다고 그 분에게 하프를 가볍게 표현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 분은 나중에 보니 천천히 여성주자와 보조를 맞추어 달리고 있었다. 2시간 20분을 넘길 것같은 페이스였다.

 

달리면서 킬로미터당 시간을 체크하면서 통과 기록을 떠들어대었다. 그러고 보니 옆에서 함께 달리시는 송희수 형님의 페메 역할을 한 셈이 되었다. 宋希洙 형님은 풀코스라 두 차례 왕복해야 하니 나로서는 한번밖에 도움을 드릴 수가 없었다. 초반 5킬로미터는 28분 40초로 달렸다. 이러면 안 되지. 2시간 12분이 걸린다는 말인데 아무리 요즘 뚱뚱해졌다고 해도 그럴 수는 없다. 5킬로미터부터 10킬로미터까지 구간에서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25분대로 달려서 10킬로미터 통과를 54분에 하였다. 어차피 2시간 이내로만 달리면 되니 이제는 여유가 생겼다. 326번째 풀코스를 달리시는 김정의님과 그의 제자, 宋希洙 형님, 나....... 이렇게 4명이 한 조가 되어 달렸다. 거리 표지판이 5킬로미터와 10킬로미터 사이에 전혀 없기 때문에 5킬로미터 표지판을 다시 만나면 스퍼트할 생각이었다. 반환하는 구간이 노천 구간이기 때문에 갑자기 굵어진 비를 많이 맞았다. 방수가 되지 않는 츄리닝 바지를 입고 달렸기 때문에 바지는 물을 흡수하여 무거워졌다. 젖은 바지는 고가 아래를 달릴 때 말렸다.

 

5킬로미터 표지판이 나왔다.

 

-저 먼저 갑니다.

 

스퍼트했다. 그래봤자 뚱보가 뒤뚱거리는 폼을 몹시 덜컹거리는 폼으로 바꾸었을 따름이다. 비가 내리는 습기찬 날씨인데다 겨울치고는 기온이 높아 웃도리는 흠뻑 젖었다. 그러고 보니 소매를 걷어 반팔로 만들어 내내 뛰고 있었다. 자기도 모르게 가끔 장갑을 벗고 달리기도 했다. 이상한 일은 스퍼트해도 아무도 제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욕심을 내지 않아서일까? 그런 것같지는 않다. 욕심을 내지 않았다기 보다는 욕심을 낼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5킬로미터~10킬로미터의 구간 기록과 16.1킬로미터~21.1킬로미터의 구간 기록이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다지 빨리 달린 후반이 아니었다. 다시 하프를 달려야 하는 풀코스 주자들에 비하여 빨랐을 뿐이다.

1시간 51분이 살짝 넘었다. 살을 빼시오. 살을..... 같은 구간을 1시간 35분에 달린 게 뭐 그리 오래 되지도 않았는데....

 

바로 돌아오지 않고 도림천을 건너다니며 宋希洙 형님의 63번째 풀코스 완주를 응원하였다.

형님은 용왕산마라톤클럽 홈페이지 개인 훈련일지에 이렇게 쓰셨다.

 

 

비는 좀 왔지만 춥지도 않고 달리기에는 좋은 날씨
명절연휴 첫날이지만 참석자가 꽤 된다.

섭4목표로 첨부터 즐달
하프 참가한 강훈식님 궂은날에도 동반주와 남아서 응원
감사하고 화이팅을 함께한 전상배님도 감사하고 ᆢ

멋진 하루였다

 

 

 

 

모자: Salewa 바이저 버프

겉옷: 2012년 춘천마라톤 아식스 기념 티셔츠

속옷: 2011년 에너자이저 나이트레이스 아디다스 기념 티셔츠

신발: 아식스 젤라이튼 마라톤화(훈련용 경량화)

장갑: 지하철에서 구입한 코리아 장갑(천원짜리)

바지: 리복 츄리닝 바지(안에 아디다스 반바지)

양말: 디아도라 중목

목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버프

테이핑: 왼쪽 종아리 세 줄

 

대 회 명 :	설날맞이마라톤
일 　 시：	2014년 1월 30일(목) 09:00출발
장 　 소 :	신도림역2번출구 (신도림교)
주 　 최：	Walk & Run Tour
후 　 원：	한국마라톤여행기획
종 　 목 :	Full, Half, 10km 5km
참 가 비 :	풀,하프,10km 25,000원 5km 15000원
지 급 품 :	배번호(현장배부), 기록증:(대회 종료 후 우편발송), 완주메달, 스포츠양말
기록측정 :	칩은 사용하지 않음. 기록자가 체크함.

접수기간 :	~ 2014년 1월 28일(화)까지 현장 접수도 가능함. 단, 보험가입이 되지 않음으로 사고시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합니다.
접수방법 :	① 인터넷 접수 및 팩스접수 TEL 1644-4219 FAX 02)761-6667 ② 홈페이지 : 인터넷 접수(http://www.tourmarathon.com)

인터넷뱅킹 결제 무통장 입금을 통한 결제

종 목	계좌번호	은행	예금주
전종목	067-01-259172	농협중앙회	㈜한국마라톤여행

접수마감 후 종목 변경을 할 수 없습니다. 환불접수 및 참가취소는 접수마감일까지입니다.     ※ 환불시 대회참가비의 10%(제반비용)를 제외한 금액을 환불해 드립니다.     ※ 환불금액은 대회가 지난후에 입금됩니다. 제한인원(총 500명기준)이 초과될 경우 참가신청을 하실 수 없습니다. 입금은 반드시 참가자명으로 입금하시고, 단체(2인이상)는 단체명으로 입금해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