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마라톤은 지난 해 풀코스를 달렸으니 올해는 다른 대회에서 달리려고 하였다.
주최측에서는 쉼없는 잽을 날리듯이 문자를 보내어 참가 신청하라고 종용하였다.
연달아 풀코스를 달리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 문자가 오는 족족 지웠다.
나는 장흥에 갈거라고. 셔틀버스비까지 송금했거든.
그런데 고구려마라톤과 인연이 있었나 보다.
장흥 정남진마라톤 대회가 AI 때문에 2월 16일에서 3월 23일로 연기되었다는 통보가 왔다.
2월 7일 오전이었다. 고구려마라톤은 2월 7일 오후에 참가 신청을 마감한다고 했다.
2011년 12월부터 매달 이어진 풀코스 완주 기록을 깨뜨릴 수는 없으니 고구려마라톤을 신청하였다.
5킬로미터 부문은 없지만 10킬로미터, 하프, 32.195킬로미터, 풀코스 부문을 목표별 시간대 별로 그룹을 나누어 출발시키는 매머드급 대회이다. 풀코스 참가하여 완주하는 사람만 해도 1399명이나 되는 대회였다. 그 좁은 한강 주로에서.....
단체 참가팀만 해도 500개 팀이 넘는 방대한 대회였다.
9년 전 첫대회가 열릴 때 이런 규모를 예상이나 했던가?
1월엔 여수, 2월엔 고구려, 3월엔 동마, 10월엔 춘마, 11월엔 중마가 정석처럼 되고 있다.
나는 4시간 이내 완주를 목표로 하다 보니 B그룹이 되었다.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가기로 했다.
광화문 페이싱팀보다 1분 가량 늦게 출발하였다.
기온이 많이 풀려서 반바지를 입었으나 몸이 무거워지기는 무거워진 모양이라 초반에는 지독하리만큼 속도가 나지 않았다.
송희수 형님은 용왕산마라톤클럽 동료들과 B군 후미에서 여유를 갖고 계시기에 뒤에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런! 건너편에서 나타나신다. 확실히 일단 빨리 달려 놓고 보자는 스타일이시다.
올해는 암사대교 부근까지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지옥의 초반 레이스는 피해갈 수 있게 되었다.
지난 해 사람을 고생시켰던 코스가 생략되니 다행이었다. 대신 1차, 2차에 이어 3차 반환까지 해야 했다.
10킬로미터를 달려도 4시간 페메를 잡을 수 없었다. 내가 그렇게 느린가 해서 시간 소요를 따져 보니 SUB-4에 맞게 달리고 있었다.
무리하지 않고 꾸준한 페이스로 달렸다.
발바닥이 따갑기도 했지만 신발을 벗어서 확인할 생각은 없었다.
(잔 돌멩이가 들어간 모양이었다. 완주 후 신발을 벗어 보니 양말 바닥에 구멍이 뚫렸고 핏자국이 번져 있었다.)
16킬로미터 지점에서 50미터 차이까지 줄인 다음 19킬로미터 지점에서는 4시간 페이스메이커와 동반주를 할 수 있었다.
25킬로미터 지점에서 급수하면서 다시 쳐졌는데 동작대교 부근 화장실까지 들르다 보니 페메와는 금새 100미터 이상 격차가 벌어졌다.
다시 따라잡기까지 8킬로미터나 더 진행해야 했다. 손에 내내 들고 달리던 스포츠파워젤은 29킬로미터 지점에서 먹었다.
완주하기까지 10킬로미터 남았을 무렵 드디어 4시간 페이스메이커 그룹 앞으로 나갈 수 있게 되었다.
32.195킬로미터 통과 기록이 3시간을 넘기지 않았으니, 잔여 거리를 1시간 이내로만 달리면 4시간 이내 완주가 가능하였다.
33킬로미터 지점에서는 압록강국제마라톤 대회 때 만났던 박성국씨를 만났다.
하프를 완주한 후 동료를 돕기 위하여 일부러 주로에 나온 것이었다. 2킬로미터를 동반주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말을 하면 체력이 소비된다고 하지만 이제는 4시간 페메를 뒤로 떨굴 자신이 있었다. 양재천으로 접어든 후 반환이 문제였다. 생각보다 멀었다. 38.1킬로미터 지점이 3차 반환 지점이었는데 정말 아득하게 멀었다.
조금이라도 더 가면 큰 일인데 왜 이렇게 반환점이 멀까 넋두리하며 좌절하였다.
그래도 다 왔잖아. 살이 쪄서 우려했던 것보다는 낫다고. 허긴 달리면서 몇 킬로그램이 빠지긴 했을테니.....
41킬로미터를 지났을 때 안산거북이마라톤 박종복씨에게만 추월당하였다.
1399명이 완주한 이 대회에서 35킬로미터 이후 딱 한 사람에게만 추월당하다니 나쁘진 않네.
여전히 풀코스는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코스이다.
한 주자가 주로에서 쓰러져 유명을 달리하였다.
지난 해보다 살이 많이 쪘고, 나이도 한 살 더 먹었지만 지난 해 기록보다 1분 30초 가량 빨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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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대회 1주일전 택배발송, 단체는 대표자에게 일괄발송 (번호표, 기념품, 기록칩) ㆍ 기록증은 대회종료 15일 후 우편발송예정 (온라인 기록증 출력가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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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 칩은 배번호에 내장되어 있습니다. 가슴에 달고 뛰시면 됩니다. ㆍ 칩은 임대물품으로 골인후 완주기념품과 교환하여 반납하여야 합니다. ㆍ 미참가시에는 택배에 동봉해드린 봉투에 넣어 등기우편으로 보내주셔야 합니다. ㆍ 대회불참시 칩은 반드시 사무국으로 보내주셔야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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