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제9회 국민건강마라톤대회(2013/11/30)-HALF

HoonzK 2013. 12. 2. 17:21

2003년 11월 30일을 기억한다. 생생하게.

지금으로부터 10년전 오늘이다.

생애 처음으로 마라톤 배번을 달고 달렸다.

ADIDAS KING OF THE ROAD

비록 5킬로미터 부문이었지만 최선을 다하여 뛰었던 대회.

 

10주년을 기념하여 마라톤 출발선에 섰다.

10년 전 대회의 기념품을 입었다.

기념하는 대회이니 천천히 달리기로 마음먹고 광화문마라톤클럽의 박연익 페이스메이커를 따랐다.

지난 주 1시간 39분대에 달렸으니 2시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 달리는 것은 부담이 없었다.

박연익 페메는 1시간 40분 페메 따라가셔도 될텐데 말씀하셨지만 지난 주에 힘을 썼으니 오늘은 천천히 가겠다고 했다.

 

한강시민공원 주로가 좁아서 처음에는 답답함을 느끼면서 달려야 했다.

옆사람 팔꿈치에 맞아 악 소리도 내야 했다.

영하였던 날씨가 지난 날 오후부터 풀려 반바지를 입어도 된다는 게 다행이었다.

5킬로미터까지는 2시간 페메와 함께 달렸지만 거기까지였다.

앞에서 캥거루처럼 달리는 외국인 여성을 따라잡아야겠다는 생각에 스피드를 올려 6킬로미터를 넘어서기 전에 따라잡았다.

젊은 친구 두 명이 스피드를 올리며 치고 나가는데 따라갔다.

이 친구들은 13킬로미터를 넘어서 따라잡았다.

나와 똑같이 10년 전 대회의 기념품을 입고 있었던 주자는 반환하기 전까지는 나보다 200미터쯤 앞서 있었는데 12킬로미터를 넘었을 때 따라잡았다.

8킬로미터에서 나를 제쳤던 돈암초등학교 마라톤 동호회분은 10킬로미터에서 제쳤다.

15킬로미터를 지난 후 시끄러운 발걸음 소리가 나를 따라오고 있었다.

내가 그의 페이스메이커가 되어주고 있는 모양이었다.

2년 전 5킬로미터 대회 때 나는 한 주자를 2킬로미터 지점에서 제치고 줄곧 앞서서 달렸다. 하지만 나는 5킬로미터에서 추월당하였다. 그 대회는 실거리가 5.5킬로미터를 넘는 대회라 계산을 잘못하는 바람에 나는 뒷사람 페이스메이킹만 해주고 만 것이었다. 3위 트로피를 예상했던 나는 4위 트로피를 받아야 했다.

그때 생각이 났다. 100미터 질주하듯이 100미터를 달렸다. 그런데도 뒤에서 발걸음 소리의 데시벨이 줄지 않았다. 그도 힘을 내었다는 것이다. 어쩌겠는가? 잊어버리기로 했다. 그의 힘이 남았다면 결국 나를 제칠 것이다. 페이스만 떨어뜨리지 않고 계속 달리기로 했다. 2킬로미터 남았을 때 보니 1시간 33분을 넘기고 있었다. 1시간 44분대는 충분하겠네 하며 마음을 달래었다. 골인해서 문자로 받은 기록은 1시간 41분대였다. 잔여 2킬로미터는 킬로미터당 4분 20초에서 4분 30초로 달렸단 말씀.

올해 하프 20회 완주.

그러고 보니 20-20 달성이다.

풀코스 21회, 하프 20회이니....

지난 해는 풀 15회, 하프 30회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