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독한 해외 마라톤. 혹독한 신고식.
모든 주자들이 혀를 내둘렀다.
한국보다 훨씬 더운 날씨에 한여름에나 당할 고통을 당한 대회였다.
10차선 대로를 달리는 경험. 그 넓은 도로를 768명밖에 안 되는 풀코스 주자에게 모두 내어주고 차량을 완전히 통제해 버린 대회.
주로가 넓으면 더욱 더 피로해지는 법.
그래도
배를 타고 간 에스엔비(S&B) 단체 풀코스 참가자 가운데서는 최고 기록으로 골인했다.
최고 기록이 나보다 15분쯤 빠른 분이 초반에는 2킬로미터쯤 앞서 달리다 41킬로미터 지점에서 내게 제쳐졌고, 평소에 4시간 정도에 달리던 분이 4시간 후반대로 달리게 되었고, 4시간 좀 넘게 달리던 분이 5시간 중반대로 달리게 되는 마라톤이었다.
풀코스를 마친 다음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참가자 한 분이 말했다.
-다시 봤어요. 앞으로 까불지 않을게요. 더운 데도 어떻게 그렇게 잘 달리세요?
그리고 또 한 분.
-중간에 질러서 온 것 아니예요?
-정말 그러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어요. 하지만 더워도 SUB-4는 하는 편이니까요.
하지만 나는 실패했다.
35킬로미터 이후에도 스피드를 올리지 못했고, '40킬로미터까지 참자. 40킬로미터만 넘어가면 신의 영역이니 완주할 수 있을 거야.'라고 자기 암시를 하며 버티고 또 버티었다. 25킬로미터 지점에서는 35킬로미터까지만 가자. 35킬로미터까지만 가면 되는 거야. 그렇게 암시하고 달린 후 마침내 35킬로미터에 닿았다. 35킬로미터 지점에 들어섰지만 더 이상 낼 힘이 없었다. 후반부가 전반부보다 느려지는 예전 스타일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유는?
1. 30킬로미터 이후 에너지가 고갈되었다.
2.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3. 몹시 더웠다.
4. 초반에 너무 빨리 달렸다.
1. 30킬로미터 이후 에너지가 고갈되었다.
단동압록강국제마라톤 간식 제공에 대하여 아는 바가 없어서 준비하지 못했다. 국내 마라톤 대회와 마찬가지로 중간중간 간식을 주는 줄 알았던 것. 25킬로미터를 지나도 30킬로미터를 지나도 간식은 없었다. 오로지 물, 이따금 포카리스웨트만이 에너지를 보충하는 유일한 길이었다. 새벽에 빵 두 조각 먹은 게 전부인 나로서는 고통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스포츠 젤이라도 뒷주머니에 챙겼어야 했는데....ㅠㅠ. 35킬로미터 지점에서 마침내 얻은 것이 바나나 반 토막. 허겁지겁 집어먹었지만 그건 먹지 않는 게 나았다. 스피드를 올려야 하는 순간 음식물이 들어가니 몸이 오히려 무거워졌다.
2.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간밤에 있었던 환영만찬 때문에 잠을 일찍 자지 못했고, 새벽 2시쯤부터는 옆 사람의 코고는 소리때문에 도무지 잠을 잘 수 없었다.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새벽 4시 반 모닝콜을 들어야 했다. 대회장에서는 출발 직전까지 정신이 없었다. 달리기 보다는 자러 가야 할 몸이었다. 마라톤 전날은 추가 요금이 발생하더라도 싱글룸을 신청했어야 했는데 숙박비 몇 푼 아끼자고 내 자신에게 너무 가혹한 짐을 안겼다.
3. 몹시 더웠다.
마라토너의 최대 적은 더위. 물통을 얻을 수 있으면 모두 얻어 샤워하듯이 뿌려가며 달렸다. 찬물을 끼얹는 것은 혈관을 수축하여 오히려 체온 저하에 방해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기분만은 시원해지고 싶었다. 41번의 풀코스 도전 가운데 가장 더운 마라톤임에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
4. 페이스메이커가 없다 보니 초반에 너무 빨리 달렸다.
3주만에 풀코스를 달리는 것이니 어느 정도 피로회복은 되었다고 생각했다. 옛 고구려 땅에서 달리는 대회이니 살짝 고무되어 있기도 했다. 초반에 10초 빨리 달리면 후반에 10분 고생한다는 말을 그대로 입증했다. 군산새만금 마라톤의 재현은 없었다. 페이스메이커만 있었어도 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었을 것이다.
풀코스, 하프코스, 미니마라톤이 동시에 우루루 달려나가는 대회.
정각 8시 출발을 어기고 5분이나 빨리 출발시킨 대회.
압록강을 왼편에 끼고 달리다니 이 사실을 믿을 수 있는가? 마침내 오고 말았다니.....
서울에서 평양까지 200킬로미터, 평양에서 단동까지 200킬로미터.
철조망이 가로막고 있지 않다면 고속버스를 타고 4시간이면 올 수 있는 곳을 배타고 바다를 크게 돌아 16시간이나 걸려 와야 하다니.
단동과 신의주를 잇는 신압록강대교가 건설되고 있지만 완성된 후 신압록강대교 완공기념 마라톤이 있어도 오지 못할텐데.....
사람들 틈바구니에 끼여 서두르지 않고 발걸음을 놀렸다. 사람이 많아서 1킬로미터 표지판을 보지 못했고, 2킬로미터 표지판을 보고는 3시간 45분대로 달리고 있음을 알았다. 무리 아닌가? 압록강을 보면서 천천히 달리는 게 현명하지 않은가?
마스터즈 가운데에서 페이스메이커를 찾아야 했고, 수시로 페이스메이커를 바꾸어야 했다.
처음에는 노랑색 티셔츠에 빨간 글씨로 '丹东港 25'라고 새긴 중국인을 따라갔다. 20킬로미터 지점에서는 아산에서 온 울산 출신 마스터즈를 따라갔다. 가방을 메고 달리는 이 분은 자기와 함께 달리는 중국인이 4시간에 맞추어 달리고 있다고 귀띰하였다. 이들이 너무 빠르게 달리고 있다는 게 문제였다. 한창 건설에 열을 올리고 중국의 요령성 동북지방을 돌아보면서 스피드를 줄일 필요는 있었다. 줄인다고 해 봐야 눈에 띠게 줄이지는 못했다.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의 달리기와 비슷한 행보를 하고 있었다. 아가방 마스터즈(아산 출신 가방을 멘 마스터즈 마라토너)로부터 100여 미터 떨어져 달렸다. 25킬로미터 지점에서 아가방 마스터즈에 다시 바짝 붙었는데 때마침 나타난 화장실에 들르다 보니 100여 미터 이상 떨어지게 되었다. 살짝 스피드를 올려 26킬로미터 지점에서 드디어 동반주를 하였다. 31킬로미터 지점에서는 그 분이 현저하게 스피드를 떨어뜨리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가 앞으로 나오게 되었다.
달림이들을 응원하던 대학생들은 '짜이유(加油)'를 외치다가 내 배번에 붙은 태극기를 보고는 '파이팅' 또는 '안녕하세요'라고 말을 바꾸었다. 그때마다 손을 흔들어주곤 했는데 답변으로 환호성을 들을 수 있었다. 비록 눈을 마주치지는 못했지만.
이따금 '파오량(漂亮)'이라는 말도 들었다. 대로변에 늘어서서 깃발을 흔들며 응원하는 대학생들에게는 손을 들어 박수를 쳐주니 우레와 같은 함성을 되받을 수 있었다.
중국어를 안다면 중국인들과 두런두런 이야기하면서 달리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었는데......
힘들 때에는 압록강을 바라보았다.
북한 땅이 압록강 건너편에 바로 보이고 있으니 좀 여유를 가져야 했다. 내가 달리는 곳은 원래 중국 땅이 아니었어. 고구려 땅. 선조들의 땅이었어. 느끼면서 달려야 해. 내가 어디 와 있는지 느껴야 해.
그렇지만 즐거워야 그런 것도 느끼는 것.
피곤해 죽겠는데 뭘 보겠어. 넓은 대로에 가로수가 내어주는 그늘은 손바닥만한 크기. 그 그늘 마저도 터울이 멀게 다가온다. 하지만 그 조그만 그늘을 조금이라도 지나면 나을까 싶어 마라토너들은 0.5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그늘 아래로 지난다. 신압록강대교의 주탑은 아름다웠다. 신압록강대교 위를 달릴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도 잠시. 이내 골인 지점만 떠올렸다. 둥굴게 돌아간 강변을 따라 어느 지점에 아치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곳도 막판에 길어지는 느낌의 마라톤이었다. 영덕로하스 마라톤 때 느끼지 않았던가? 골인 지점이 멀리 보일 때 사람이 더 힘들다는 사실을......
몇 명의 마라토너와 앞서거니 뒷서거니 했다. 35킬로미터 이후에는 좀처럼 제쳐지지 않지만 한 사람에게만은 추월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40킬로미터 지점을 지나면서 떨어졌던 스피드를 내었다.
대형 바나나는 먹어야 했다. 인천항에 갖고 들어올 수는 없으니. 쌀도 살짝 걱정하기는 했다. 농산물을 갖고 들어오기가 쉽지 않으니.....
모자: Salewa 바이저 버프
겉옷: 2013년 대구국제마라톤 발렌키 기념 티셔츠
속옷: 착용하지 않음
신발: 아식스 타사게일 와이드2 마라톤화(풀코스 전용)
장갑: 착용하지 않음
바지: 아식스 반바지
양말: 아디다스 중목
목도리: 착용하지 않음
테이핑: 오른쪽 무릎 두 줄/ 왼쪽 종아리 세 줄
一、竞赛时间、地点及项目:
1、竞赛时间:2013年5月26日(星期日)上午8:00
2、竞赛起点:合作区文化广场
3、竞赛项目:马拉松(42.195公里)、半程马拉松(21.0975公里)、迷你马拉松(4.2195公里).
二、参加办法
1、年龄规定
1)参加马拉松者必须年满20周岁以上(
2)半程马拉松比赛者必须年满16周岁以上(
3)参加迷你马拉松项目年龄10周岁以上(
2、身体状况要求
马拉松是一项高负荷大强度长距离的竞技运动,也是一项高风险的竞技项目,对参赛者身体状况有较高的要求。参赛者应身体健康,有长期参加跑步锻炼或训练的基础。参赛者可根据自己的身体状况和实际能力,选择参赛项目。
以下疾病患者不宜参加比赛:
①先天性心脏病和风湿性心脏病患者;
②高血压和脑血管疾病患者;
③心肌炎和其它心脏病患者;
④冠状动脉病患者和严重心律不齐者;
⑤血糖过高或过低的糖尿病患者;
⑥其他不适合运动的疾病患者。
三、参赛者保险:
本次比赛主办单位为所有参赛运动员和工作人员投保人身意外险。
四、报名费:参加马拉松、半程马拉松比赛,中国籍(含港澳台地区)报名费人民币30元,外国籍报名费20美金;迷你马拉松报名费人民币10元。
五、参赛物品发放:全程、半程运动员领取盛衣袋、一次性芯片、号码布、运动衫。
迷你马拉松参赛队员领取运动衫
六、报名时间、地点
1)报名时间:从2013年3月10日起到2013年5月10日截止。
2)报名地点:
丹东市体育总会(马拉松办公室):
地址: 丹东市振兴区振七街52号,邮编:118000
电话:0415-3127119 传真:0415-3127119
韩国SNB体育·商务发展有限公司:
地址:Rm208, Samdeok B/D #131 Da-dong Jung-gu, Seoul, Korea 100-180
电话:0082-2-7551009
传真:0082-2-7550035
丹东办事处:139-41598789
赛会指定网站:
丹东鸭绿江国际马拉松赛官网(www.ddmls.com)
韩国SNB体育·商务发展有限公司(www.snbtour.com)
七、赛前领取相关比赛物品及时间:
1)领取时间:
①非本市及外籍运动员:5月23-27日(8:00——17:00)。
②本市运动员:5月20——23日(8:00——17:00)。
2)领取地点:
①参加马拉松和半程马拉松选手(除韩国籍)凭身份证证件在丹东市体育总会(马拉松办公室)领取参赛号码布、芯片、纪念衫和盛衣包等相关比赛用品。
②常驻中国的韩国籍选手凭报名证明单在SNB体育.商务有限公司丹东办事处领取参赛号码布、纪念衫和盛衣包等相关比赛用品。
(3)迷你马拉松物品领队会时一并发放。
마라톤 대회 전야 환영만찬..... 이런 만찬은 마라톤을 마치고 해야 했는데.....
골인한 직후의 모습. 너무 힘들었다. 새카맣게 타 버렸다.
내 페이스메이커가 되어 준 아산에서 온 울산 출신 마라토너.
골인한 이후 생소한 동선을 따라가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골인과 동시에 수건을 받았다. 이후 왔다 갔다하면서 바나나와 빵을 받고, 2.5킬로그램 쌀도 받고, 완주기록증도 받고, 완주 메달도 받았다.
호텔까지는 걸어서 돌아왔다.
'도전! 마라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5회 한강서울 마라톤대회(2013/06/06)-FULL (0) | 2013.06.06 |
---|---|
제15회 양평 이봉주 마라톤대회겸 경인일보 남한강마라톤대회(2013/06/02)-HALF (0) | 2013.06.02 |
제2회 우리땅 동해독도지키기마라톤(2013/05/19)-HALF (0) | 2013.05.20 |
숭례문 국민 大걷기, 달리기 축제(2013/05/18)-9KM (0) | 2013.05.20 |
제3회 나눔과기쁨 희망나눔 전국 마라톤 대회(2013/05/17)-HALF (0) | 2013.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