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제5회 한강서울 마라톤대회(2013/06/06)-FULL

HoonzK 2013. 6. 6. 22:28

올해 들어 이 대회 직전까지 대회 출전 기준으로 풀코스 11번, 하프코스 11번, 10킬로미터 2회, 9킬로미터 1회 달렸다.

피로 누적 후 회복에 신경쓰고 있는 중이다.

6월 5일 새벽 4시 44분 잤다. 브라질 월드컵 예선 한국과 레바논의 경기를 다 보고 잤다. 스트레스 받아가며.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인천으로 갔다.

집에 돌아온 것은 밤이 깊은 후였다.

6월 6일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잤다.

네 시간 정도 잤을까?

 

그런 상태에서 풀코스를 달리러 나섰다.

구름도 끼지 않았고 바람도 불지 않았고 기온은 30도를 향하여 치솟았다.

 

이런 상황을 고려했다면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따라갈 것이 아니라 4시간 20분 페이스메이커와 동반주해야 했다.

고구려마라톤(2/17), 광주일보마라톤(3/1), 영주소백산마라톤(4/7)에서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담당하셨던 광화문페이싱팀의 박연익씨가 오늘도 4시간 페이스메이커를 하신다고 하니 망설임없이 따라 달리겠다고 선언했다.

 

몇 킬로미터를 달리지도 않았는데 오른쪽 종아리가 쑤셨다.

스트레칭을 제대로 해 주었는데 이런 일이?

4시간 페메를 따라 달리는 사람들은 20명이 넘었다.

안 그래도 좁은 주로를 수십 명이 모여서 달리니 지나가는 자전거족들은 투덜거렸다.

5킬로미터 지점에서 물을 마시기 위하여 앞질러 나갔다. 함께 달리다간 물 마신다고 애를 먹을테니.....

앞에서 달리고 있을 때 박수와 함성이 들렸다.

광화문 페이싱팀의 4시간 페이스메이커들이 자기 소개를 하고, 레이스 운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 설명하고 있었다.

소개를 할 때마다 마스터즈들은 박수를 보내고 함성을 올리고 있었다.

50여 미터쯤 앞에서 달리는 나로서는 잘 들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일부러 기다렸다가 달릴 수는 없었다.

함께 하는 주자들이 전원 3시간 59분 30초 전후로 골인할 수 있게 돕겠다는 말은 들었다.  날씨가 더우니 초반에 충분히 물을 마셔 두라고 하는 말도 들었다. 5분 39초라는 말도 들었는데...... 킬로미터 당 5분 39초로 끊겠다는 말이었다.

그렇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후반에 들어선 후에는 4시간 페이스메이커와 함께 달리는 마스터즈가 없었다.

20명 전후였던 달림이들은 하프 지점에서 10여명 전후로 줄었고, 30킬로미터 지점에서는 1명, 35킬로미터 이후부터는 페메 곁에 아무도 없었다. 나 역시 종아리 통증을 추스리고 더위를 이겨내느라 신경이 곤두서 있었기 때문에 페메와 동반주하기가 여간 힘들지 않았다. 물과 게토레이는 충분히 섭취하고 있었지만 물을 끼얹지는 않았다. 물을 몸에 부으면 오히려 혈액 순환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했으니 땀에 젖는대로 내버려 두었다. 팔뚝에 허연 소금이 뭉쳐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15킬로미터 지점부터 25킬로미터 지점까지는 페메 10미터 뒤에서 꾸준히 따라붙었다.

여전히 종아리 통증은 신경쓰였다.

 

내가 달리는 코스는 지난 해 12월 1일 국민건강마라톤과 코스가 일치했다. 당시 4주 연속 풀코스 마지막 회차의 마라톤이었다. 오늘이 그 때 마라톤 때 보다 훨씬 힘들었다. 풀코스를 달릴 때는 혹한의 칼바람이 햇볕 작렬하는 더위보다 훨씬 나은 법.

 

일찌감치 지친 몸을 끌고 가면서도 나는 나 자신을 속였다.

 

'너는 후반을 위하여 힘을 아끼고 있는 거야. 35킬로미터 지점이 나오면 빨리 달릴 수 있을 거야. 일단 4시간 페이스메이커에게서 떨어지지 마.'

 

26킬로미터 지점에서는 4시간 페이스메이커 보다 앞에서 달리고 있었다. 이 상태로 가면 부담이 없지.

4시간 페메보다 빠르게 달린 상태에서 35킬로미터 지점을 만나면 성공이지.....

 

잘 달리고 있는 거지.

자신하고 있는데 뒤에서 위협적인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4시간 페메들이 나를 제쳤다.

세 사람 가운데 두 사람이.....

페이스메이커 중 한 사람은 뒤로 쳐졌다.(이 분은 4시간 8분을 넘겼다. 페메라고 늘 컨디션이 좋은 건 아니니까.)

한필희씨는 힘차게 달려 나갔고, 박연익씨는 다소 지친 듯 보였어도 스피드를 늦추지 않았다.

27킬로미터 지점부터 나는 차츰 떨어졌다. 안양천의 양화교와 오목교 사이에서는 한걸음에 따라붙을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신정교 앞에서 반환한 후 처음 만난 급수대에서는 더 이상 페이스메이커의 빨간 유니폼도 풍선도 볼 수 없었다.

 

머리가 복잡해졌다. 계산하고 또 계산했다.

4시간 이내에 골인하려면 어떻게 하지?

32.195킬로미터를 3시간 4분 대에 통과했으니 3시간 59분대에 골인하려면 남은 10킬로미터를 55분대로 달리면 되는데 그게 될까?

점점 지치고 있는데......10킬로미터를 1시간 이내로 달리는 것도 힘든 상황이야.

km당 5분 39초 페이스가 6분에서 6분 20초까지 늘어지는데 No, No.

2010년 동아마라톤에서 5킬로미터를 33분 넘게 달렸던 일이 재현되지 말라는 법이 없어.

 

마인드 컨트롤을 시작했다.

나는 32.195킬로미터를 달리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새로 10킬로미터 대회에 참가한 거야.

10킬로미터만 달리는데 무슨 부담이 있겠어.

피곤한 상태에서 나온 10킬로미터 대회라고 생각하면 되는 거지.

지난 3월 30일 풀코스 달린 다음날 바로 10킬로미터 대회 출전하여 52분에 달렸던 일 기억하지?

 

35킬로미터만 나오면 힘이 날 거야.

그 35킬로미터는 도대체 어디에?

32.195킬로미터에서 35킬로미터 지점까지는 한없이 멀었다.

거리 표지판이 왜 이렇게 늦게 나타나는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이 뙤약볕에 바람도 거의 불지 않고.....

 

변함없는 진실 하나.

쉬지 않고 달리면 결국 그 지점이 나온다는 것.

35킬로미터 표지판을 지났다.

나 자신과 싸움을 시작했다. 선택을 놓고......

 

-자, 35킬로미터다. 스피드를 내야지.

-안 돼. 더워서 힘든데 그럴 순 없지.

-SUB-4 한다면서?

-오늘은 더우니까 4시간 넘게 달려도, 그러니까 4시간 20분 이내로만 들어가도 평소의 SUB-4나 다름없는 거야.

-뭐라고? 아까 35킬로미터 이후 힘쓴다고 초반에 힘을 아낀다면서? 치사하게.

-더위 앞에 장사없어.

-강건달. 치사하게 그러지 말고 약속은 약속이니까 약속을 지켜. 반드시.

-힘이 없는데요. 저기 페이스메이커도 지쳐서 500미터쯤 뒤로 쳐지고, 레이스패트롤은 아예 보이지도 않아. 종아리도 여전히 아파요.

 

36킬로미터 지점에서 화장실에 들렀다 나온 뒤 안양천을 빠져나와 한강시민공원 코스로 들어섰다. 이제 6킬로미터가 남지 않았다.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후반에 스퍼트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고 있었다. 4시간 페이스메이커는 아예 보이지 않았다. 4시간 페메를 못 잡으면 SUB-4는 절대 불가능한 법. 일단 달렸다. 시간 체크하면서......

 

5킬로미터가 남았다. 급수대 등장.

일단 물 한 컵. 그리고 게토레이 레드버스트 한 컵, 물 한 컵, 또 다시 물 한 컵. (다른 곳에서는 게토레이 레몬맛이었는데 여기만 레드버스트였다.)

배가 불렀다. 너무 심한 섭취량.

그렇게라도 더위를 이겨내야 했으니......

6분대까지 늘어졌던 킬로미터당 페이스를 5분대도 아니고 4분대로 끌어올렸다

38킬로미터 지점을 통과할 때 계산해 보니 도저히 4시간 이내 골인은 불가능해 보였다.

더 스피드를 올려야 해.

러너스 하이. 내겐 그런 건 없어. 그냥 달리는 거지.

40킬로미터 지점 신의 영역. 그런 것도 이젠 없다. 내 발로 달려 내어야 해.

 

풀코스 4시간 페이스라면 38킬로미터 이후 4.195킬로미터를 24분 정도에 달리면 된다. 하지만 시간을 많이 까먹었기 때문에 그렇게 달려서는 SUB-4가 불가능했다.

4.195킬로미터를 19분에 달렸다. 앞쪽에 있던 달림이들이 내 뒤로 밀려가고 있었다. 41킬로미터 지점을 지나서 4시간 페이스메이커도 제쳤다.

이제는 조깅하듯이 달려도 SUB-4가 가능했지만 페이스를 줄이지는 않았다.

제5회 한강서울마라톤에서 SUB-4를 달성한 67명 중 한 사람이 되었다.

 

잠시 후 물품 보관소 앞에서 다시 만난 박연익씨.

-함께 달리지는 못했지만 꾸준히 기준이 되어주셔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까 보니까 정말 잘 달리시던데요.

 

그런 칭찬을 다 받다니......

 

스피드 칩을 풀어서 반납했다. 완주메달과 간식을 받고 가방을 찾은 뒤 나무 그늘 아래 서서 15분 쯤 있었다. 종아리 통증이 심해져 계속 두드리면서 스트레칭을 해 주어야 했다. 달릴 때에는 아프긴 했어도 어떻게 버티어 내었네. 앉으면 다시 일어나기 힘들테니 계속 서 있었다.

 

500ml 생수 두 병을 삽시간에 마셨다.

순두부는 반쯤 비웠다.

 

한톨나눔축제 때문에 여의도이벤트광장은 시장통같았다.

내가 골인한 이후 한 시간 정도는 주자들이 제대로 골인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학생들 틈바구니를 비집고 지하철역으로 가야 했다.

6월의 풀코스는 오늘로 끝났다. 6월 22일 하프까지는 충분히 쉴 수 있겠다.

올해 12번의 풀코스.... 올해 풀코스는 8번밖에 남지 않았다.

 

 

 

 

 

 

 

 

 

모자: Salewa 바이저 버프

겉옷: 2013년 대구국제마라톤 발렌키 기념 티셔츠

속옷: 착용하지 않음

신발: 아식스 타사게일 와이드2 마라톤화(풀코스 전용)

장갑: 착용하지 않음

바지: 아식스 반바지

양말: 아디다스 중목

목도리: 착용하지 않음

테이핑: 오른쪽 무릎 두 줄/ 왼쪽 종아리 세 줄

 

 

대회제목   :  '파스의 명가' 신신제약과 함께하는 제5회 한강서울마라톤대회

 

대회일시   :  2013년 6월 6일 (목요일) 출발 오전 8시 40분

참가종목   :  풀코스, 하프코스, 10km코스, 5km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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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가 비    :  일 반 부 문 : Full,Half,10km,5km - 4만원 (일반기념품, 기록칩, 배번호 제공, 단체혜택有)

                   매니아부문 : Full,Half,10km,5km - 2만3천원 (매니아기념품-(팔토시+양말), 기록칩, 배번호 제공, 단체혜택無)

대회장소    :  한강시민공원 여의도지구 이벤트광장

지급품목    :  대회기념품, 번호표, 완주메달, 기록증, 기록칩(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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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기간    :  1차 : 2013년 3월 13일(수) ~ 5월 23일(목)  - 기념품, 배번호, 기록칩 택배발송 (5월 29일 경)

2차 : 2013년 5월 24일(금) ~ 6월 02일(일)  - 기념품, 배번호, 기록칩 현장지급

공동주최    :  한강서울마라톤 조직위원회, 신신제약

대회주관    :  한강서울마라톤 조직위원회

시상안내    :  각 부문별 각 1위 ~ 5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