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1일부터 한달 넘게 꾸준히 읽었다.
민음사 문학전집에서 발간된 서적이 총 3권 8부작이라 절대 시간이 소요되었다.
영문판은 10여년 전에 사서 몇번 훑어 본 적은 있지만 그것도 워낙 방대한 분량이라 쉽지 않았다.
소피 마르소 주연의 영화도 보았지만 여주인공의 절규외에는 기억에 남은 것이 없다.
뉴스위크 선정 100대 명저..... 서울대 권장도서 100선.
톨스토이 작품이라고 해 봐야 군대 생활할 때 <부활> 읽은 게 전부였으니, 도스토옙스키에 비하여 톨스토이를 너무 푸대접을 했다.
도스토옙스키 작품은 <가난한 사람들>, <죄와 벌>,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백치>, <악령>, <죽음의 집의 기록> 등 무지막지하게 읽었다. 종로서적에서 도스토옙스키 전집까지 구입했다는 사실......
톨스토이님. 이제야 당신의 대표 3부작 가운데 두 작품을 읽었고, 이제 한 작품만 남겼네요.
강북문화정보센터에 들렀다가 우연히 발견한 1권-원래 유명 서적은 빌려 읽고 싶어도 첫번째 권이 없어서 읽기 힘들지-을 빌려서 읽었다. 빌리지 않고 사는 방법도 있지만 내 경험으로 볼 때 구입할 경우 독서 읽기의 데드라인이 한없이 늘어나기 때문에 좀처럼 책을 손에 들지 않게 된다. 내가 지금까지 읽었던 장편은 모두 도서관이나 정보센터에서 빌렸다.
<장길산>, <태백산맥>, <이문열 삼국지>, <장정일 삼국지>, <박종화 삼국지>, <황석영 삼국지>, <객주>, <로마인 이야기>, <마의 산> 기타 등등....
롯데리아에 들어가 커피 한잔 올려놓고 읽기도 하고, 버스나 지하철 타고 갈 때 무조건 <안나 카레니나>만 읽도록 강요하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읽기, 자기 직전 읽기 등등....
장편은 인물 파악부터 사건까지 일일이 기억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러시아 사람들 이름이 오죽 길던가?
안나 카레니나는 그래도 짧은 편이다. 그녀의 남편 알렉세이 알렉산드로비치 카레닌, 그녀의 애인 알렉세이 키릴로비치 브론스키, 그녀의 오빠 스테판 오블론스키.... 톨스토이의 페르소나인 콘스탄친 드미트리치 레빈.
처음에는 이름 외운다고 혼이 났다. 오죽하면 책을 백지로 포장한 다음 이름이 나올 때마다 그 표지에 필기까지 해 가며 책을 읽었을까?
<안나 카레니나>를 읽은 양이 늘어날수록 깨닫게 되는 일.
단순한 유부녀의 탈선을 그린 소설이 아니라는 것.
개인과 집단체, 도덕과 위선, 열정과 냉대, 세계관과 역사의식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거대한 소설임을 알게 된다.
꼼꼼하게 몇 번 더 정독을 하면 작품을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까?
1천 5백쪽이 넘는 소설을 몇 번씩 더 읽으라고?
그건 좀 힘들겠다.
장편소설을 읽다 보면 인내심이 길러지는 것은 틀림없는 일이지만 당장은 피하고 싶다.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은 만만치 않은 길이의 소설이지만 수차례 읽기도 했으니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도전할까 한다.
그런데 지금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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