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데 2년 걸렸는데 만 하루 정도 독서 시간.
2012년 12월 31일 읽기 시작하여 2013년 1월 1일 다 읽었다.
두 권으로 구성된 장편이었으니 결코 적은 분량이 아니었는데 속사포처럼 읽었다.
너무 재미있었으니까. 무협영화를 보는 것처럼.
진정한 페이지터너(page turner)였다.
읽으면서 이런 작품은 꼭 영화로 만들어야 해 중얼거렸는데 <친구>의 곽경택 영화감독이 만들려고 한단다.
짝퉁 브루스 리 권도운은 누가 연기를 해야 할까? 키는 작지만 근육이 탄탄하고 무술에 능해야 할텐데.
그의 영원한 연인 최원정은 누가 연기를 해야 하나? 가슴이 유난히 커야 할텐데.
북경반점의 노처녀 마사장과 대머리 칼반장, 토끼와 도치, 오순이와 배종태. 누가 연기를 할지 너무 궁금하다.
표절과 모방, 추종과 이미테이션, 나중에 태어난 자 에피고넨에 대한 이야기이며 끝내 저 높은 곳에 이르지 못했던 한 짝퉁 인생에 대한 이야기(1-11)
70년대 변두리 극장에서 이소룡 영화를 보고 열광하던 청년 시절을 보낸 사람들의 이야기.
소설의 장 구분마저도 이소룡 영화 제목으로 되어 있다.
정무문, 맹룡과강, 사망유희, 당산대형, 용쟁호투.
사망유희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어린 시절 변두리 극장에서 예고편은 본 적이 있고, 무술의 달인이 되고 싶어 낮이고 밤이고 연습하던 시절이 있었으니 공감에 공감을 더하여 책을 빨리 읽어내었는지도 모른다.
동광극장과 천지극장을 맴돌며 무술 영화란 무술 영화는 죄다 쓸어 보았던 초등학교 시절.
연탄 가게에 가서 영화 할인권 있느냐고 물어 보고 수시로 구입하고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던 시절.
세일극장에서 <날아라 소년 일지매> 보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한번 더 보다가 깜깜해져 버린 것도 몰라서 집에 돌아와 회초리 좀 맞았던 일도 있었다. 태권도장도 빼먹고 같은 영화만 연속 두 번을 보고 있었으니 집에서는 행방불명 신고 직전까지 갔었다. 이영곤 사범님은 우리 어머니와 함께 나 찾는다고 난리가 났었다. 일지매 주인공들 세 명이 오디션을 통해 선발되었다고 하는데 걔네들이 너무 부러웠다. 태권도를 조금만 일찍 시작했어도 저 자리에 내가 있어야 했는데.... 다들 네 살 때부터 태권도를 배웠다고 하니.....
추억을 되돌려 주는 소설. 독후감만 원고지 50장 분량 이상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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