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마라톤!

2012 안산바닷길 환경마라톤(2012/09/16)-FULL

HoonzK 2012. 9. 16. 21:15

다시 풀코스.....

이 생소한 지역에서의 마라톤.

안산 대부도에서 방수제 도로로만 달린다. 평탄하기 이를 데 없다. 평탄해도 너무 평탄했다.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으로 날씨는 흐렸다. 바람도 불어 시원하기까지 했으나 모자 날아가지 않게 잘 붙들고 달려야 했다.

바닷가에서 하는 대회라 태풍이 조금이라도 빨리 올라왔다면 이 대회는 취소되고 말았을 것이다.

바로 직전 풀코스에서 너무 고생했기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7천명이 넘게 출전하는 대규모 대회인데다, 교통편도 불편했기 때문에.....

풀코스만 해도 500명이 넘게 달렸다.

안산 지역이다 보니 안산의 안산광덕초 축구부와 안산화랑 축구부가 5킬로미터 대회에 출전하였다. 이 선수들은 자주 본 일이 없어서 나를 아는 선수가 없었다.

안산광덕 감독님과 반갑게 인사했다. 안산화랑 감독님은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안산이호초 축구부도 찾아 보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내가 찾지 못했을 수도 있다.

 

엉겁결에 출발하였다. 오른쪽 마라톤화 끈을 다시 매었는데 너무 꽉 매는 바람에 통증에 시달렸다.

36킬로미터 직전에 화장실 들렀다 나오면서 느슨하게 해 주었는데 이번에는 옷에 내내 마찰되었던 사타구니가 몹시 쓰렸다.

첫 1킬로미터를 달리기도 전에 페이스메이커에게 인사드렸다.

-안녕하세요. 오늘 고생하시겠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페이스메이커와 이런저런 질주담을 나누며 달렸다. 이렇게 30킬로미터 정도 달릴 줄 알았는데 5킬로미터 지나면서 물마신다는 이유로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 이후 페이스메이커 앞에서만 달렸다.

하프를 넘기면서 다리가 무거웠는데 운동 부족을 실감해야 했다.

그래도 달리다 보면 20킬로미터가 30킬로미터가 되고, 35킬로미터도 된다는 것은 경험으로 아니까 지속적으로 다리를 놀리는 게 급선무였다.

35킬로미터 지점을 만나면 스피드를 올리자는 계획은 포기하였다.

내내 이븐페이스로만 달렸다. 30킬로미터를 넘어서기 전에 줄넘기로 늘 풀코스를 달리는 이순길씨를 제쳤다. 이분은 대부도 바닷바람의 저항을 많이 받아 나보다 35분이나 늦게 골인하였다. 35분 늦게 들어온 분은 또 한 사람 있었다. 10킬로미터 지점부터 24킬로미터 지점까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동반주하였던 차상원씨는 부상 후유증을 감당하지 못하였다. 어쨌든 차상원씨는 204번째 풀코스를 완주하셨다. 하프 지점부터 내 앞에서 시위하듯 달리던 100회 마라톤 이경두씨는 39킬로미터 지점에서 나에게 추월당한 다음 3분 늦게 결승점을 통과하였다. 영훈이 아버지 잘 안다는 용왕산마라톤 클럽의 심경득씨는 13킬로미터 지점에서는 4시간 10분 페이스로 달렸고, 27킬로미터 지점에서는 4시간 40분 페이스로 달리고 있었는데 나중에 볼 수 없었다. 대회 기록자 명단에도 없는 걸 보니 포기한 모양이었다.

주로에서 응원해 주는 학생들이나 동네 주민들, 스태프들에게는 일일이 고마움을 표시하였다. 손을 흔들어주거나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려 보였다. 나 스스로 여유를 가지려 애쓰고 또 애쓴 것이었다.

골인한 후 대부도 포도 2킬로그램 수령한 뒤 짐챙겨서 셔틀버스를 탔다. 날씨가 선선하다 보니 물이 많이 남았는데 어차피 남은 물 한 박스(20병) 달라고 했더니 선뜻 주었다. 들고 온다고 아주 애먹었지만 당분간 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다.

대부도에서 마라톤 한다고 두 달 전부터 지환이 아버님에게 이야기해 두었고, 몇 번 확인을 통하여 9월 16일까지 외우시고 있었는데 오늘 나오지 못하셨다.

서운했지만 어쩌겠는가? 서운하니 언젠가 안성에 있는 서운산에라도 한번 가야지....

 

 

 

 

 

 

 

 

 

 

 

 

 

 

모자: Salewa 바이저 버프

겉옷: LIG 마라톤 뉴발란스 기념 티셔츠

속옷: 없음

신발: 아식스 타사게일 와이드2 마라톤화(풀코스 전용)

장갑: 없음

바지: 아식스 반바지

양말: 아디다스 중목

시계: Casio 전자시계

목도리: 없음

테이핑: 왼쪽 종아리 세 줄...../ 오른쪽 무릎 두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