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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한강 서울 하프 마라톤(2025/05/04)-HALF 219

월드컵 경기장 앞 대로를 달리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처음부터 하늘공원쪽으로 주로가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면 지난 주처럼 하늘공원, 노을공원 둘레길을 2회전하는 것인가?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5.27킬로미터가 아닌 5킬로미터 지점에서 반환했으니. 되돌아가다 보면 2회전에 나선 선두 주자가 보여야 하는데 선두 주자는 되돌아오지 않았다. 그렇다면 한강쪽으로 빠져나갔다 오는 것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그것도 아니었다. 홍제천을 달리는데 거리를 채우기 위해 U자 형태로 불광천변을 달려야 하는 코스였다. 그럼 이 대회는 '한강'이란 명칭을 붙이면 안되는 거였다. 한강 구경을 한 번도 못하는 한강 서울 하프마라톤이었다. 민원 때문에 코스가 바뀌어 그럴 것이다. 출발할 때는 쌀쌀했다. 그 덕분일까? 지난 주 5분..

도전! 마라톤! 2025.05.17

제2회 리싸이클 환경마라톤(2025/04/26)-HALF 218

코로나 이후 달리기 열풍이 불다 보니 하프에도 젊은 여성들이 자주 눈에 띈다. 거기에 미모도 기량도 뛰어난 주자가 적지 않다. 대회 출발 시각까지는 1시간 정도 남아 있었다. 시간을 보내느라 월드컵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가까운 곳에서 김채원 또래로 보이는데 수지처럼 하얗고, 노정의처럼 날씬한 아가씨가 무릎에 청색 테이프를 붙이고 몸을 풀고 있었다. 큰 캡으로 햇빛을 가리고 1시간 45분 페이스메이커 뒤에서 가볍게 발을 옮기면서 카메라맨을 만나면 감사의 표시로 환하게 웃으며 손가락 하트를 날리는 여유까지 보이는 H, 바로 그 사람이었다. 출발을 앞두고 스퍼트를 반복하는데 우아하면서도 박력이 넘쳤다. 내 앞을 질주해서 지나가면 뜨거운 바람이 밀려와 손에 쥔 책이 펄럭였다. 10킬로미터 완주자는..

도전! 마라톤! 2025.05.17

제1회 마포 서윤복 마라톤(2025/04/19)-HALF 217

1947 세계최고 보스턴마라톤 우승 기념 제1회 마포 서윤복마라톤대회 무려 31자의 대회명칭이다. 처음부터 홍제천을 거쳐 한강으로 나간 것이 아니라 월드컵경기장, 구룡사거리쪽의 대로를 달렸다가 노을공원, 하늘공원 오르막을 모두 지난 뒤 한강으로 갔다. 홍제천으로 빠지기 직전 만나는 화장실에 들렀을 때 이미 9킬로미터에 육박했다. 화장실에 다녀오고도 51분이 지나지 않아 1시간 59분대 완주에 여유가 생겼지만 2시간 페이스메이커는 잡지 못했다. 2시간 페메는 남성 주자의 컨디션 난조로 6킬로미터 지점부터 여성 주자 혼자 달리고 있었다. 1킬로미터 5분 50초 2킬로미터 11분 30초 이러다가 4킬로미터는 22분 안쪽이었고, 5킬로미터는 27분 20초였다. 2시간 이내 완주의 여유를 누리고 있었다...

도전! 마라톤! 2025.04.25

제17회 여명 808 국제마라톤(2025/04/12)-FULL 241

2023. 4. 15 04:22:27.12 2024. 4. 20 04:13:23.58 2025. 4. 12 04:10:22.41지난 3년 동안의 기록 가운데 올해가 가장 좋다. 지난해 6분 00초 페이스였지만 올해는 5분대로 들어갔다. 5분 56초. 그런데 이 대회 기록은 실패한 것이다. 서브4가 충분했는데.... 38킬로미터를 지나 너무 지쳐 버렸다. 어떻게 해도 고갈된 에너지는 돌아오지 않았고, 다리를 움직일 때마다 심한 경련에 시달렸다. 그렇게 15분을 허비했다. 15분을 허비하고도 지난해보다 기록이 좋았다는 사실에 박수라도 쳐야 하나? 중랑천 방향으로 2회전하는 방식. 3월 1일 마라톤과 비슷한 코스였다. 힘을 아끼면서 1회전(첫 하프)을 했다. 화장실에도 들렀는데 1시간 58분대..

도전! 마라톤! 2025.04.25

2025 THE RACE SEOUL 21K(2025/04/06)-HALF 216

출발 시간을 9시로 착각하고 자다가 출발 지점이 광화문광장이라는 사실을 떠올리고 알람을 듣기 전에 일어나 대회 홈페이지를 열었다. 출발은 8시였다. 바로 움직였다. 광화문이 집에서 멀지 않아 6시 50분에 도착할 수 있었다. 1시간 10분의 여유가 있었지만 이게 여유라고 할 수 없었다. 잠깐 뒤 1만 5천명에 육박하는 참가자들이 대회장에 가득 들어찼다. 물품보관 비닐을 수령하는 데 이번 대회처럼 몇 십 분이나 걸린 것은 처음이었다. 짐을 맡기는 데는 거의 시간이 걸리지 않은 것과 비교하면 이건 주최측의 미숙한 진행 탓이었다. 비닐봉투를 수령하는 장소를 제한적으로 배치하면서 줄이 길게 늘어나고 만 것이었다. 물품 보관 장소는 그에 비하여 열 배 많으니 이럴 수밖에 없었다. 이 대회 출발 방식은 독특했다..

도전! 마라톤! 2025.04.25

2025 한강 벚꽃 마라톤(2025/03/30)-HALF 215

3월 말 맞나? 출발할 무렵 기온이 영하 2도였다. 11시 경에는 벚꽃이 아니라 눈발이 날렸다. 반팔 위에 긴 팔 입고, 목에 버프 두르고 장갑까지 꼈다. 직전 두 대회에서는 장갑을 아예 끼지 않았는데 요즘 날씨가 매우 수상쩍었다. 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화장실부터 찾고 있었다. 그래서 그랬나? 의외로 첫 1킬로미터가 5분 50초였다. 오랜만에 6분 이내의 스타트를 보인 것이었다. 2킬로미터는 11분 23초(2시간 이내 완주하려면 11시 20분이어야 함), 3킬로미터는 16분 50초(2시간 이내 완주하려면 17분이어야 함). 3킬로미터를 채우기가 무섭게 1시간 59분대 페이스가 되었다. 그렇지만 2시간 페이스메이커는 아득히 멀었다. 어차피 나보다 1분 쯤 먼저 출발했으니 따라잡지 못해도 상관없었다. ..

도전! 마라톤! 2025.04.25

제2회 불패 마라톤(2025/03/15)-HALF 214

I'm burning HOT 내가 나로 살 수 있다면 재가 된대도 난 좋아 몸을 던져, 불길 일말의 미련없이 It's all right, we're ride or die. 2025년 3월 14일 13시 정각데뷔 3주년을 앞두고 있는 걸그룹 르세라핌이 신곡 HOT 뮤직 비디오를 공개했다. 24시간만에 1,100만 뷰를 돌파했다. 그 사이에 나는 하프마라톤을 완주했다. 이번에도 근근히 2시간 이내 완주에 성공했다. 01:57:57.75 큰 의미는 없지만 마지막 1킬로미터를 5분 이내로 달린 덕분에 1시간 58분 안쪽으로 골인했다. 마지막에는 르세라핌의 신곡이 쉴새없이 귓전에 울렸다. 오늘은 킬로미터당 5분 35초 페이스였다. 일주일 전보다 킬로미터당 1초씩 늦어졌다. 올해 세 번의 하프를 보면 첫..

도전! 마라톤! 2025.04.25

제3회 KOREA OPEN RACE(2025/03/08)-HALF 213

3년 내리 참가하는 대회였다. 장갑은 끼지 않았다. 웃도리 두 장을 착용했지만 안쪽은 반팔이었다. 마스크는 출발하자마자 벗었다. 일주일 전과 달리 구리쪽으로 갔다가 오는 코스였다. 공사 울타리 때문에 출발점 앞이 너무 비좁아졌다. 지독한 병목 현상으로 한동안 거의 제자리 걸음하듯이 뛰었다. 그동안 공사중이었던 고덕토평대교가 개통되었다. 한강의 33번째 다리로 콘크리트 사장교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라고 했다. 교각 사이 거리가 540미터로 총연장 2.04킬로미터의 교량이었다. 구리암사대교와 강동대교 사이, 마라톤 출발점에서 9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었다. 사실 이번 하프마라톤은 고덕토평대교 아래를 두 번 지나가면 되는 것이었다. 첫 1킬로미터는 6분 30초나 걸렸다. 다음 1킬로미터는 6분 걸렸..

도전! 마라톤! 2025.04.25

2025 챌린지 레이스(2025/02/23)-FULL 239

지난 해 참가 신청을 해 놓고 감기 몸살 때문에 기권할 수밖에 없었던 대회. 올해도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추스려서 출전했다. 일주일 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달리기 조건이 좋지 않았다. 체감온도는 영하 10도 이하로 곤두박질쳤고, 왼쪽 다리 오금 통증은 아직 남아 있었다. 달리는 동안 언제라도 포기할 결심을 했다. 춘천마라톤 완주 이후 넉 달 동안 하프 이상의 거리를 달려본 일이라곤 없으니 어차피 좋은 기록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긴팔 티셔츠 두 장 위에 비닐 한 장을 덮어 썼다. 화장실은 장사진이라 대회장에서는 간단한 소변조차 볼 수 없었다. 여의도 공원까지 다녀와야 했다. 여의나루역 도착 직전 1분간 잠이 들어 다음역인 여의도역까지 갔다가 되돌아온데다, 날씨가 추우니 나무..

도전! 마라톤! 2025.04.25

희망드림 제22회 동계국제마라톤(2025/02/16)-HALF 212

탈의실에서 시계를 찾아 헤매는 사람을 도와주고, 다리에 쥐가 나서 애먹는 사람에게 위로의 말을 해 주었다. 이런 사람이 지하철 선반에 배낭을 올리다 뚜껑이 열린 생수통 때문에 앉아 있는 커플에게 물 세례를 퍼부었다면..... 이건 한 때 유행하던 아이스버킷 챌린지를 연상시킬 정도의 사태였다. 난처하기 이를 데 없었는데 아무리 사과한다고 해도 봉변을 당한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김채원보다 어려 보이는 여성이 물을 꽤 많이 맞았는데 휴대용 화장지 한 통을 모두 쓸 정도로 젖었다. 처음에는 어찌할 줄 몰라 배낭에 든 휴지를 꺼내 줄 생각조차 못했다. 사실 배낭에는 흡수력이 좋은 키친타올도 꽤 있었지만 그것도 잊고 있었다. 젊다 못해 앳되어 보이는 여자에게 90도로 허리를 꺽어 사과하고 또 사과했다...

도전! 마라톤! 2025.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