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새벽부터 몹시 시끄러웠다. 우리 집 옥상 위를 누군가 밟고 다니는 것 같았다. 나가 보니 옆집이 지붕 개량 공사를 하고 있었다. 비만 내리면 침실까지 물이 떨어져 견디기 힘들었다고 하던데 마침내 지붕 위에 칼라 강판을 덮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공사 감독관을 만나 너무 시끄러워 잠을 설쳤다고 했더니 집주인이 미리 공지도 안 했나 보네요, 라고 무심하게 반응했다. 어차피 잠은 다 잔 것이고 그때부터 지붕 덮는 공사를 지켜보고 있었다. 한번은 대문 앞에서, 한번은 옥상 위에서.
감독관은 웬만하면 댁네도 지붕을 덮으시지요,라고 했다. 방수공사 두 번 하는 가격이지만 영구적으로 방수 효과가 있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니 추천합니다,라고도 했다. 슬라브 형태의 옥상은 작업이 훨씬 빠르고 수월하다는 말도 했다.
앞집은 2년 전 5월 칼라 강판을 덮었고, 누수 걱정을 덜 수 있었다고 하는데, 앞집 공사도 자신이 했다고 했다. 2년 전이라면 역대 최장 기간의 장마가 있었는데 돈들인 값어치를 제대로 했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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