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순간

고물상 문 닫던 날(2022/08/13)

HoonzK 2022. 8. 30. 15:49

내가 자주 이용하는 고물상이 25년만에 영업을 마쳤다.
서울을 떠난다고 했다. 마지막 영업일은 2022년 8월 13일 토요일이었다.
전날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왔다고 하니 이왕이면 사장이 마지막날에도 오라고 했다.
집에 있던 파지를 있는대로 모아 실어 가게 되었다. 무려 189킬로그램이었다. 수레 무게를 빼고도 140킬로그램. 근래 최고 무게였다. 하지만 파지 가격이 꾸준히 떨어지고 있어 생각보다는 적게 받았다.

파지를 처리하고 돌아와 헌옷도 갖고 가려다 비가 내려 잠시 대기하고 있었다. 비가 소강상태를 보였을 때 움직였다. 사장에게 이제 언제 보나요, 하고 물으니 사장은 환하게 웃으며 두손을 들어 흔드는 것으로 작별 인사를 대신했다.

고물상이 있던 곳에는 빌라가 들어올 거라고 했다.

그건 그렇고 앞으로 재활용품은 어디로 가져가야 하나? 집에서 200미터 떨어진 고물상이 사라지고 난 뒤 다시 500미터 떨어진 고물상이 사라졌다. 아제는 600미터 떨어진 고물상까지 사라지게 된 것이다. 고물상이 너무 멀어진 만큼 방문 횟수가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을 듯 싶다. 고물상과 멀어지라는 시그널이 울리는 것 같기는 한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다. 어차피 파지 값이 계속 떨어지니 쉬는 게 나을 거야, 라고 말하고 싶지만......

마당에 쌓인 파지를 죄다 끌어 모아 보기로 했다.

 

빌려온 수레에 차곡차곡 실었다.
49킬로그램의 수레 무게를 포함하여 189킬로그램을 밀고 갔다.

 

끈이 짧아서 포장용 끈을 이어서 파지를 묶었다.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사거리에서

 

정오가 되기 전 옷 팔기에 나서려는데.....

 

비가 제법 내렸다.

 

오후 4시가 다 되어서야 고물상으로 갔다.

 

옷을 처리한 후 수레를 빌려와 캔도 팔려고 했는데 다시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활동을 접었다.

 

 

 

 

이후 고물상의 문은 닫히게 된다(2022/08/19)

 

단단히 걸린 자물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