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마지막날
부모님의 다급한 연락.
돌풍이 불더니 주방 유리창을 막고 있던 창문 가림막이 떨어져 나갔다고 했다.
그야말로 휑하니 주방이 노출되어 프라이버시고 뭐고 다 없게 되어 있었다.
건물 외벽을 확인한 순간 아연실색했다. 나사 못 하나 덕분에 대롱대롱 매달린 창문 가림막은 바닥으로 떨어지기 직전이었다. 내가 저 가림막을 제 위치에 되돌려 놓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었다. 집에 있는 사다리로는 창문 높이까지 다다를 수 없을 것 같았는데, 바닥이 기울어져 있어서 사다리를 제대로 놓을 수도 없게 되어 있었다. 연휴에 사람을 부를 수도 없고..... 하는 데까지 한번 해 보기로 했다. 셀프 보수를 시작했다.
옆 빌라와 집 벽이 바짝 붙어 있어서 사다리와 도시 가스관을 잘 이용하면 창문 가림막을 부착하는 작업 공간을 확보할 수 있어 보였다. 기울어진 바닥엔 낡은 가방을 깔아 사다리 수평을 맞추었다. 일단 가림막부터 끌어올려 제 위치에 돌려 놓았다. (사실 제 위치도 아니었다. 다른 창문 가림막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내려 앉아 있었다.) 가림막이 막고 있어 손을 넣어 드라이버를 돌릴 수가 없다는 게 난제였다. 작업이 어려우니 처음 설치할 때부터 헐겁게 달아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싱크대와 싱크대 상단 수납장이 창문 상단을 막고 있어서 주방에서 작업을 할 수도 없었다. 미봉책으로 목재를 쌓아 올려 창문 가림막을 받쳐 주었다. 태풍이 오거나 돌풍이 불면 얼마나 버틸지 알 수 없지만 어느 정도 버티기는 할 것이다. 언젠가 전동 드릴만 확보하면 이 미봉책에서 벗어나 확실한 마무리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악의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 다른 집들은 창문 가림막을 어떻게 설치했는지 살피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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