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애환(讀書哀歡)

폭염을 피해 산에서 독서를(2021/07/14)

HoonzK 2021. 7. 29. 16:23

코로나 확진 환자 1,615명. 기록 경신 (이후에는 더 올라가게 된다.)

기온도 33도. 올해 기록 경신 (이후에는 더 올라가게 된다.)

 

산으로 올라갔다. 30분 정도 걸어 마당바위에 닿았다. 웃도리가 흠뻑 젖었지만 갈아입을 옷을 미처 챙기지 못했다. 기온이 높아 굳이 갈아입지 않아도 되었다. 나무 그늘 아래 휴대용 방석을 깔고 앉아 책을 읽었다. 백수린 단편소설 <흑설탕 캔디>부터. 산에 앉으니 바람이 심심찮게 불었다. 선풍기나 에어컨 바람이 당해낼 수 없는 풍량이었다. 몇 가지 독서 방해 요소는 있었다.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한다는 것. 주변 사람들의 잡담을 이겨내어야 한다는 것. 기어오르는 개미를 떨어내고, 피빨러 오는 모기를 쫓아야 한다는 것.

 

 한 자리에 앉아 꿈쩍하지 않았다. 독서는 역시 엉덩이로 하는 것이었다. 더 이상 산에 오르는 사람이 없고, 주변에 머무는 사람도 없어졌을 때 산에서 내려왔다.

 

산으로 가며 브라보콘을 사서 먹었다. 800원.

 

쓰러진 나무를 절단한 흔적이 있었다.

 

배드민턴장은 출입금지였다.

 

서울시내가 내다보이는 마당바위..... 내가 자주 가서 앉아 책을 읽던 자리를 다른 사람이 선점하고 있었다.

 

나는 서울시내가 보이지 않는 반대편으로 갔다. 백운대가 보이는 자리였다.

 

독서할 공간을 찾은 후 배낭을 풀었다.

 

책 네 권과 노트 한 권.

 

티셔츠는 흠뻑 젖은 상태

 

미니 초코바와 생수까지 챙겨 왔다. 백수린의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빌브라이슨의 책을 읽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백운대 풍광을 보면서 눈의 피로를 달래었다.

 

집 떠난 지 세 시간이 넘었다. 더 있으면 좋겠지만 저녁을 챙기러 가야 해서 일어섰다.

 

 

 

책도 읽고 더위도 식히고 했지만 일주일 후 찾아올 더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더위였다.

그 때는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