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하형은 몹시 힘들었다고 했다.
설날 연휴가 끝나고 손님들이 몰려와 숨돌릴 틈도 없었다고.....
저녁 6시 30분에 전화를 걸어와 밥이나 먹으러 오라고 했다. 2시간이 넘게 걸릴텐데 무리인데요.
그냥 오라고 했다. 헬스장에서 두 시간 정도 운동을 하고 있겠다고 했다.
나흘 연속 풀코스를 달린 분이 또 운동을 한다고요?
어쨌든 운동을 하고 있을테니 그냥 오면 된다고 했다.
갔다. 사흘 전 달린 풀코스 완주기 수정 작업을 하면서, 루시아 벌린의 <청소부 매뉴얼>을 읽으면서 갔다.
저녁 8시 40분에는 돈떼몰 원미점 식당 불판 앞에 앉을 수 있었다.
만남이 늦은 만큼 오래 있을 수는 없었다.
1시간 남짓 앉았다가 바로 왔다. 성하형의 동료 직원 두 명이 와서 내 자리를 매꾸어 줄 수는 있어 다행이었다.
이번에는 4인분에 공기밥에 소주 다섯 병을 주문했으니 3주 전 고기만 먹고 나간 사람들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있기를......
불판 대기
삼겹살을 구워 볼까?
김치를 자르는 것은 늘 성하형의 몫. 나는 김치를 불판에 올리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목살이 먹음직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고기를 부지런히 뒤집는 것은 나의 몫..... 몇 년 전만 해도 고기 앞에서 손도 까딱하지 않던 나인데.....
흑돼지 삼겹살을 올린다.
이것도 잘 구워지고 있다.
여유가 조금 있으면 좋으련만.....
성하형은 자주 여유있게 만나려면 부천이나 시흥으로 이사를 오라고 했다.
공원사랑마라톤대회 갈 때마다 자기 차 타고 가고......
실제 일어날 일은 아니지만 고마웠다.
넉달만에 만난 성하형 회사 직원 상사가 내게 그랬다.
그 사이에 많이 늙으셨네요.
틀림없는 말이겠다. 지난 몇 달 동안 얼마나 시달렸던가?
반박할 수 없는 말을 바로 직선적으로 하니 그대로 받아들였다.
집에 돌아가 스마트폰으로 여기저기 인터넷 서핑을 했다.
옛 카페 사진방에서 우연히 발견한 30대 때의 내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이렇게 젊은 적이 있었나 하고 고개를 저었다.
금발로 염색까지 하고 있는 내 모습에서 생기가 넘쳐 흘렀다.
늙는 것을 어떻게 막으리?
고려시대 학자 우탁이 시조로 읊지 않았던가?
한 손에 막대잡고 또 한 손에 가시 쥐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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